최문순 강원도지사, 남과 북의 강원도 교류로 ‘다시! 평화’

[열린정책 소통합시다]“금강산 관광 재개 이어 속초·양양서 원산까지 뱃길·하늘길로 갈 것”

대담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편집장, 정리 홍세미 기자 입력 : 2020.02.03 11:17
▲최문순 강원도지사/사진=더리더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최대 관심은 북한 관광이다. 강원도가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게 최 지사의 지론이다.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구상 중인 한국 국민의 대북 개별관광 방식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최 지사의 구상은 한층 현실화하고 있다. 출발점은 금강산 관광 재개다. 강원도는 지난해부터 온라인을 통해 금강산 관광 지원자 800명을 모집했다. <더리더>는 지난달 22일 최 지사를 집무실에서 만나 새해 도정 운영 계획을 들었다.

최 지사는 금강산 관광을 시작으로 북한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로 이어지는 ‘동해안 관광 벨트’를 강조한다. 강원도에서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와 마식령 스키장, 양덕군 온천관광지구에 갈 수 있도록 길을 터놓겠다는 생각이다. 강원도 삼척에서 원산으로 크루즈를 띄워 가는 방법과 강원도 양양 기반의 신생 저비용항공사(LCC)인 ‘플라이 강원’을 통해 양양공항에서 원산공항으로 가는 방안 등을 구상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를 가족 친화형 관광지로 바꾸겠다는 복안도 가지고 있다. 최 지사는 카지노에 ‘문화’가 더해져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지금의 강원랜드는 ‘도박만 하는 곳’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이곳을 미국 라스베이거스나 싱가포르 마리나샌즈베이처럼 문화가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 지사는 “카지노에 다양한 문화시설이 포함될 경우 강원랜드가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지방자치단체들의 분권을 강조한다.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을 지자체에 더 많이 이관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원도청의 권한도 일선 시청, 군청으로 이양하려 하고 있다. 최 지사는 “도가 해야 할 일은 깃발을 들고 큰 틀을 세우는 것”이라며 “더 많은 권한을 시·군에 부여해야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2011년 치러진 강원도지사 재선거에서 당선된 뒤 내리 3선에 성공했다. 그는 마지막 임기인 민선 7기를 보내고 있다.

-도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이 대북관광이다

▶그동안 도민들의 마음을 모으고, 서명운동도 하면서 정부에게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온라인으로 금강산에 갈 지원자 800명 정도를 모집했다. 정부에 공식 요청해 ‘가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다. 금강산에 갈 명단을 북한으로 보내서 이 사람들에 대한 초청장을 발급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최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아태위)와 접촉했다고 하던데

▶아태위가 금강산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이어서 접촉을 했다. 그런데 북한이 최근 대남사업 부서를 변경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까지는 아태위, 민경련(민족경제협력연합회)처럼 민간단체가 중심이 돼 관광사업을 진행했는데 지금은 내각 쪽으로 옮기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접촉을 하면서 내각에서 직접 관광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방침이 변경된 것 같다. 아태위나 민경련 같은 기존 단체들의 활동이 별로 없는 상태다. 우리도 중국의 북한 대사관 등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의사를 전달하고 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정부가 강한 의욕을 가지고 있지만 북한 관광은 대북제재 저촉 논란 등 민감한사안이다. 지자체로서 사업을 추진하기에 한계가 있을 것 같은데
▶남북관계가 이렇게 된 이유는 국가가 모든 것을 독점했기 때문이다. 북한에도 강원도가 있다. 남북이 (교류가) 어려우면 남측 강원도와 북측 강원도끼리라도 교류가 있어야 한다. 우리 도의 인구 수가 150만 명인데 북측도 비슷한 수준이다. 국가 안위가 흔들릴 만큼의 위험한 정책이 아니라면 강원도만 한정해서라도 교류의 길을 터놔도 된다. 우리만이라도 풀어놓으면 관계는 자연스럽게 해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측의 강원도와 인도적인 부분부터 시작하면 된다. 나무 심기, 질병예방, 돼지열병 방지 등에 대해 교류와 협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방개혁에 따라 도에 거주하는 군인 수가 줄었다. 이 위기를 관광으로 극복한다고 하는데 관광지 개발 계획은 어떻게 되나
▶우리나라에 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이 DMZ(비무장지대)이다. 전체 관광객의 30% 정도가 간다고 한다. 그동안 접근성이 나쁘고 군에서 통제하다 보니 관광하기 힘들었다. 국방개혁으로 군인이 많이 빠져나가는 것을 대체하기 위해 DMZ를 열어달라고 중앙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현재 화천, 양구, 철원에서 DMZ에 접근하기 쉬워졌는데 앞으로 더 많은 곳을 개방해 DMZ 관광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사진=더리더
-북한은 원산을 최대 관광지로 개발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온 국력을 원산에 투자한다고 할 정도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호텔, 콘도 등을 270동 짓고 있다. 올해 4월 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북한에서 가장 큰 이슈다. 우리는 속초에서 크루즈를 띄워서 원산에 갈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1월 항공사 ‘플라이강원’을 만든 이유도 원산에 가기 위한 것이다. 양양국제공항과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을 연결할 계획이다. 거리는 160km 정도다. 금강산 관광을 시작으로 원산까지 닿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플라이 강원’의 사업성은 어떤가

▶요즘 항공 공부를 하고 있다. 설립된 지 3년이 됐는데 아직까지는 적자다. 강원과 타이베이 가오슝으로 가는 해외 노선이 있는데 이 노선이 있다는 것을 타이베이에 홍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타이베이에 강원도 양양을 알리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초반에는 인지도가 낮아 고전을 할 수밖에 없다. 열심히 하고 있다.

-‘플라이강원’이 안착하면 지방공항의 성공 사례로 남을 수 있다

▶일본 관광객이 늘어난 이유 중 하나가 지방 공항을 활성화하면서부터다. 잠재력이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잘될 것으로 믿는다.

-올해 슬로건을 ‘다시! 평화’로 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여섯 번의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구체적으로 진전되는 게 전혀 없다. 오히려 평창올림픽 이전보다 더 못한 상태가 됐다. 남북관계를 다시 되살리는 역할을 강원도가 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해 슬로건을 정하게 됐다.

-강원도 동계유스올림픽은 큰 대회인데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유럽 같은 선진국에서는 청소년이나 장애인 올림픽의 권위가 일반 올림픽과 똑같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사회적 약자를 대등하게 받아들이는 인식이 약하다. 동계유스올림픽은 세계적으로 큰 대회다. 도쿄올림픽과 같은 권위를 가진 대회다. 지금부터 열심히 알리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동계유스올림픽 개최로 인해 평창올림픽 시설을 다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다행이다.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평창동계올림픽의 전체 예산이 13조원이었다. 11조는 철도 인프라에, 2조의 대부분 인프라를 다 지었기 때문에 이번 유스동계올림픽에서는 크게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유지관리비로 500~600억 정도만 들어갈 것 같다.

-강원랜드 운영 근거인 폐광법이 2025년 만료된다. 대안이 있나

▶강원랜드는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다. 해외 카지노를 보면 이렇게 운영하는 데가 없다. 라스베이거스, 마카오,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를 보면 규모가 엄청나다. 강원랜드 매출이 전 세계 카지노 중 제일 적다. 순전히 도박기업, 도박으로만 운영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에는 각종 문화예술 공연이 열린다. 거기서 나오는 매출이 더 크다. 가족이 오면 아버지는 카지노를 하고 엄마와 자녀들은 공연을 볼 수 있다. 이런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 관련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정부도 강원랜드에 대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마리나베이샌즈로 싱가포르가 먹고산다. 싱가포르 인구가 600만 명이다. 강원도 150만 명은 충분히 먹여 살릴 수 있다.

-카지노에 문화시설이 들어선다는 것, 정서적 저항이 만만치 않을 텐데

▶강원랜드는 처음 기획할 때부터 잘못됐다. 라스베이거스는 아무것도 없는 사막에 세워졌는데 처음 기획할 때 ‘도박만 하는 곳’이라고 지었으면 강원랜드처럼 됐을 것이다. 하지만 라스베이거스는 처음부터 콘셉트 자체가 달랐고 초대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강원랜드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관련 법안은 만들었나

▶초안을 거의 만든 상태다. 이 프로젝트는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강원랜드 매출이 줄고 있는데 일본 오사카에 카지노가 들어서고 블라디보스토크에도 생긴다. 모두 라스베이거스같이 만들고 있다. 강원도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국비(6.7조)를 확보했다. 정부를 어떻게 설득했나

▶우리 도는 전국에서 재정자립도가 최하위에 속한다. 자체 수입이 적다 보니 국비 예산을 많이 따야 한다. 치열하게 발품 팔고 다닌다. 강원도는 국회의원 수도 적어서 직접 다닐 수밖에 없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사진=더리더
-도가 추진하는 혁신 추진 사업 중 하나가 전기자동차 사업이다. 세계 최대 모바일 네트워크 사업자 중 하나인 텔레노어 커넥션과 전기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는데…

▶과거에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대규모 인력이 필요했지만 전기자동차는 그럴 필요가 없다. 작은 규모로 할 수 있다. 올해 3월에 생산할 예정이다. 연말까지 1톤 트럭을 생산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다.


-세대갈등, 이념갈등이 우리 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는 어떤가

▶중앙에 권력과 돈이 모여 있다 보니 이걸 차지하기 위한 갈등이 심한 것 같다. 도에서는 정치 갈등이 그렇게 심하지 않다. 시군 단위로 들어가면 그보다 훨씬 덜하다. 갈등 사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앙에서 싸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문제에 부딪히면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된다. 분권을 통해 권한을 나눠줘야 한다.

-분권의 핵심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권력을 배분해 밑으로 내려줘야 한다. 우리 도에서는 권한을 내려보낸다. 이를테면 여권 만드는 업무가 도의 업무다. 이를 두고 ‘왜 여권을 도청에서 만드냐, 시와 군에서해도 되지 않나’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도 (여권 만드는 권한을)내려놓지 않는다. 현장에서 진행하면 더 좋은 일이다. 이런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 강원도에서 하는 일은 깃발을 드는 일이다. 깃발 들고 올림픽을 개최한다거나 신기술·신체제를 배워서 도입하고 도민들이 가야 할 큰 방향을 잡아야 한다. 그런데 중앙부처에서는 강원도가 가야 하는 방향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

-3선 도지사다. 민선 7기가 마지막인데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북한 강원도에는 원산반도, 금강산 등이 있다. 남북관계의 소통에 대해 북한 도지사와 얘기해보고 싶다. 강원도 고성이 남북으로 갈라져 있는데 이곳은 서울시보다 조금 더 면적이 크다. 그곳을 유엔평화시티나 홍콩처럼 만드는 일을 유엔에 정식 의제를 올리려고 한다. 이 사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북한과 소통하는 일을 하고 싶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1956년 2월 4일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1974년에 춘천고등학교를, 1978년 강원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영문학 석사를 취득하고 MBC 기자로 입사했다. MBC 기자로 활동하면서 언론노조위원장으로 활약, 최연소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18대 국회에서 통합민주당 비례대표로 원내에 입성, 민주당 원내부대표를 지냈다. 2011년 4·27 재선거에서 강원지사로 당선돼 민선 6,7기, 3선 지사직을 역임하고 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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