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전문변호사, 상속자격 대한 시대적 흐름 반영 시급함 지적

머니투데이 더리더 정민규 기자 입력 : 2020.03.18 15:09

▲사진 법무법인 한중, 홍순기 상속전문변호사

최근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유명 걸그룹 출신 연예인의 상속재산을 두고 고인의 오빠와 친모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관련해 고인의 오빠 A씨가 모친에게 직계존속 상속분을 포기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친모는 직계존속 순위에 따라 자신이 딸의 남겨진 상속재산의 50%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A씨 측 변호인은 “고인의 친모는 고인이 아홉 살 될 무렵 가출, 20여 년 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고인 사망 이후 고인의 소유 부동산 매각대금 절반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인의 오빠는 고인이 살아있는 동안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던 친모 측이 상속재산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충격을 받았고, 결국 친모를 상대로 금번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무래도 유명인의 사안이다 보니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은 일반인 가운데에서도 왕왕 빚어진다. 지난해 조현병 환자가 일으킨 역주행 사고로 목숨을 잃은 예비신부의 친모가 30년 만에 나타나 보험금을 주장하는 일 역시 같은 맥락의 사안이다.

법무법인 한중 홍순기 상속전문변호사는 “상속권은 상속인이라면 누구나 정당히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이지만 상황에 따라 상속권 행사를 두고 충분히 시시비비가 다퉈질 수 있다”며 “문제는 이러한 사안에서 꼼꼼히 법률적 분석과 판단이 이뤄지지 않으면 부당함을 느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상속재산을 나눠줘야 하는 결과가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 상속분쟁 관련 형평성 논란 불거짐에도 법원 엄격하면서도 제한적인 입장 고수해

상속의 자격에 대한 논의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쉽게 결론내리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에는 당연했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회적, 문화적 판단도 바뀌어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법률적 판단은 현행법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이로 인해 상속분쟁 관련 불이익이나 억울함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정확한 법률 조력 활용의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부당한 상속자격 행사는 어떻게 제지할 수 있을까.

홍순기 상속전문변호사는 “상속인의 상속분을 제한하는 제도로는 민법상 기여분제도와 상속결격제도를 고려해볼 수 있다”며 “민법상 기여분 제도는 공동상속인 중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자가 있는 경우에는 상속분 산정에 있어서 그 기여분을 가산하여 주는 제도이고, 상속결격제도는 일정 요건 충족 시 상속자격 자체를 박탈시키는 규정”이라고 요약했다.

이어 “다만 이러한 제도나 규정 적용에 대해 법원은 엄격한 요건을 요구하는데다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특히 상속결격의 경우 가족을 살해하거나 유언장을 위조하는 등 매우 한정적이며 극단적인 사유가 존재해야한다”고 덧붙였다.

◇ 정당한 상속 권리 행사 위해서라도 예방 차원의 법률 조력 활용 중요해

이렇다보니 근래 들어 부모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경우에는 상속권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의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적극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부모의, 자식의 책임은 지지 않은 채 권리만을 주장하는 적반하장의 상황이 반복되자 인지상정 차원에서 불편함이 가시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홍순기 상속전문변호사는 “상속분쟁의 까다로움은 타인이 아닌 가족 간 불화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배가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며 “그동안 다뤄온 상속재산분할분쟁을 살펴보면 묵은 감정이 씨앗이 되어 소송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 불공평한 재산분할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 피상속인이 제3자에게 휘둘려 잘못된 판단을 내린 경우 등 각 사안마다 각양각색의 사연을 담고 있다”고 토로했다.

더불어 “지난해 7월 ‘나쁜 부모 먹튀 방지법(민법 개정안)’ 발의 소식이 전해졌으나 여전히 실질적인 변화는 눈에 띠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권리 행사에 있어 자격을 논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법률상 ‘정당하다’의 뜻이 이치에 맞아 올바르고 마땅한 것을 말하는 만큼 정당한 권리 역시 이치에 어긋나서 행사될 수 없기 때문에 상속자격 대한 시대적 흐름의 반영은 더 이상 지체되어서는 안 될 문제”라고 피력했다.

의뢰인의 사연을 경청하며 합리적인 법률 조력을 제공해온 홍순기 변호사. 상속전문변호사로서의 역할을 사명이라 여기고 있는 그가 상속분쟁은 예방이 최고의 해법이라 강조해온 이유를 다시금 되새겨봐야 하지 않을까.

thelead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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