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비례정당…'적통 경쟁'에 '공천 개입 논란', 공보물 '기호 없음'까지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입력 : 2020.04.07 11:49
▲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6일 오전 부산 연제구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개최한 선대위 전체 회의에 참석한 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선거법 개정으로 탄생한 비례대표 위성정당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열린민주당과의 '적통 경쟁'이 지속되고 있고,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에 '공천 개입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의 '민주당'의 적통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시민당은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이다. 열린민주당은 사실상 더불어민주당 공천서 부적격 판정을 받거나 탈락한 인사가 속한 정당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6일 부산에서 시민당과 합동 선대위 회의를 열고 "지금 우리와 유사 명칭을 쓰는 당이 나와서 우리 지지자들의 혼선을 일으키고 있는데, (두 정당은) 분명히 다르다"며 "자기 소리를 낼 수 없는 여러 소수 정당을 육성하자는 취지로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한 것이지, '셀럽(셀러브리티)'이라는 명망가들, 지명도가 높고 사회적 신분이 높고 재산이 많은 분들의 마당을 만들자고 연동형 비례제를 만든 게 아니다"지적했다.

▲열린민주당 이근식 대표와 정봉주, 손혜원 등 최고위원, 비례후보 경선참가자들이 3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비례후보 추천 경선 참가자 공개 및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대 총선 때 민주당에서 민주화 운동권 출신인 선명한 개혁적 후보들을 배제해야 중도의 표를 끌어 올 수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힌 김종인 위원장이 이해찬, 정청래 후보를 컷 오프 시킨 것을 벌써들 잊은 모양인가 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 최고위원은 "이 분들이 컷오프당했을 때 민주당 그 누가 나서서 잘못된 판단이라고 저항했는지 묻고 싶다"며 "피선거권이 없었고 출마를 할 수 없어 해외에 있던 정봉주(본인)는 정청래의 전화를 받고 급히 귀국을 해서는 마포에서 대책회의를 하면서 김종인의 잘못된 판단에 반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당이 어려울때 보신주의에 빠져있던 인사들이 이제서야 자신이 '진짜'라고 설치는 모습이 안타까워 보인다"라며 "그래도 어떻게 하겠는가. 결국은 '파란 피'를 나눈 형제들인 것을"이라고 마무리했다.

선거를 앞두고 낯뜨거운 '적통경쟁'을 벌이는 것은 열린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여론조사전문업체 리얼미터가 6일 발표한 4월 1주차 주간동향에 따르면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이 미래한국당은 25.0%, 더불어시민당은 21.7%, 열린민주당은 14.4%를 기록했다. 

열린민주당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자체 정당 지지율 최고치를 기록한다. 그만큼 상승세가 눈에 띄는 정당이다. 중도층의 민심을 고려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는 기존 민주당이나 시민당과는 달리 열린민주당은 '조국 수호', '반(反) 윤석열'등을 내세워 진보 진영 지지자들에게 호응을 얻는 것으로 분석된다. 
▲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홀 앞 계단에서 열린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나라 살리기·경제살리기' 공동 선언식에서 공동 서명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미래한국당의 경우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대표였던 한선교 의원이 비례대표 공천을 놓고 황교안 통합당 대표와 갈등를 빚다 지난 3월19일 사퇴한 바 있다. 황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이 미래통합당 공천 명단에 대거 당선권에 배치돼 '공천 개입 논란'이 빚어졌다.

한 전 대표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참으로 가소로운 자들에 의해 제 정치인생 16년 마지막을, 정말 당과 국가에 봉사하고 좋은 흔적을 남겨야겠다는 저의 생각은 막혀버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줌도 안 되는 그 야당의 권력을 갖고 그 부패한 권력이, (내가) 참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개혁을 막아버리고 말았다"고 미래통합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지난 3월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우리 당에 계파는 없다. 친황은 더더구나 없다"며 "앞으로도 친황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비례대표 공천 논란으로 한 전 대표가 사퇴하고 원유철 의원이 한국당의 대표가 된 것은 결국 '바지사장'인 것을 자인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바지사장이라면 협력이 아주 원활하게 됐어야 한다. 바지사장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의당 회의실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정의당은 정당기호에서 미래한국당(4번)과 더불어시민당(5번)에 밀려 기호 6번에 자리 잡았지만, 4.15 공보물에 '기호 6번'을 적시하지 못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미래통합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공보물 인쇄가 들어가야하는 시점까지 의원 꿔주기를 진행해 인쇄 직전까지 정의당 기호 번호가 5번인지, 6번인지 알 수 없어서 기호를 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6일 "만든 지 겨우 한두 달 된 비례 정당들을 8년 된 정의당 보다 기어코 윗순위에 넣기 위해서다"라며 "거대양당에 묻는다.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라고 되물었다.

심 대표는 "소수 정당용 연동형 비례의석을 한 석이라도 더 차지하려고 의원 뀌어주기를 해 정당 기호마저 도둑질해간 비례 위성정당에게 국민 여러분께서 따끔한 회초리를 대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비례 위성정당 창당 등록을 허가해주고 의원 꿔주기 등 꼼수에도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은 선관위의 책임이 크다"면서 "비례 위성정당 창당, 의원 꿔주기, 국고보조금 챙기기 등 꼼수에 대해서는 국민들께서 21대 총선 결과로 평가해주시리라 믿는다"고 호소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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