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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패션기업들은 엄청난 양의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부수적인 폐기물도 많이 나온다. 하지만 브랜드의 이미지 때문에 전량 소각된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저렴한 가격의 제품들이 빠른 주기로 대량생산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하는 의류 폐기물도 상당 수준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버려지는 폐가죽을 이용해 아이들의 특별한 그림을 담아내고 있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차별화된 제품을 선사하고 있는 안지혜 오운유 대표를 만나봤다.
- ‘오운유’를 소개하자면
▶‘오운유’는 ‘아이의 그림으로 만드는 행복한 세상, 한 뼘의 작은 가죽이라도 쓸 가치를 연구하는 브랜드’를 미션으로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아이들의 그림에서 디자인적 영감을 얻고, 버려지는 재고 원단이나 자투리 가죽을 이용해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제품을 새롭게 탄생시키고 있다.
-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처음에는 단순하게 시작됐다. 제가 15년간 기업의 브랜드 패션제품 디자이너로 일해왔었다. 기업에서는 그래픽 디자이너의 그래픽 작업을 기반으로 디자인을 했다. 창업을 하고 나서 디자인을 하려고 하니 어떤 그래픽으로 디자인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그때 마침 저의 첫아이가 태어났는데 아이가 그려내는 그림은 꾸밈없고 인위적이지 않은, 어른이 생각하지 못하는 ‘특별한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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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지혜 오운유 대표의 첫아이가 그린 그림은 회사의 로고로 사용되고 있다. |
그래서 아이의 그림을 메인으로 패션제품을 디자인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현재는 총 11명의 오운유 키즈가 오운유에 독창적인 그림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오운유 어린이부터 캐나다에 사는 션 아라 남매까지, 전 세계 어린이들의 창의력을 이곳 ‘오운유’에서 가감 없이 담아내고 있다.
- 오운유의 서비스와 제품들을 소개하자면
▶3가지 분야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아이의 상상력이 묻어나는, 아이의 스토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디자인을 출시해 서울, 파리 등의 국내외 온·오프라인 숍에 판매(국내 상표권 2건, 중국 상표권 4건, 디자인등록 20건)하고 있다. 두 번째로 다양한 대기업과 완제품 또는 반제품 형식의 DIY KIT 제작을 통한 간접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세 번째로는 초·중·고, 대학교, 교육청, 교사 등에게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2018부터 지난해까지 총 누적인원 3500명의 다양한 대상에게 업사이클링 체험교육을 진행했다.
- 가죽 자투리를 활용한 프로그램을 설명하자면
▶오운유는 버려지는 폐기물 소재를 새활용했다는 것에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지는 않는다.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브랜드라는 콘셉트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드로잉에서 느껴질 수 있는 아이의 스토리와 함께 제품의 유니크한 디자인과 퀄리티를 위해 디자인을 연구한다. 디자인에 있어서의 경쟁력이 가장 큰 차별성이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 경쟁력을 위한 3명의 디자이너가 함께 브랜드 진행을 하고 있다. 디자인실에서 제품 디자인 및 시각디자인, 시제품 샘플 제작, 업사이클링 소재의 분류 및 소재공정 등 열쇠고리 제품의 경우 생산의 80%를 직접 진행하고 있다. 그 외 아이템류는 생산의 일부 단계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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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품을 만든 후 폐기될 자투리가죽들 |
오운유는 이러한 아이템으로 삼성, 넥슨재단 등 다수의 대기업과의 협업을 비롯해 홍대상상마당, 무신사, E현대, 파리 셀렉트 서울 파리 등 다수 국내외 온·오프라인 숍에 입점해 있다. 그리고 파리 메종 앤 오브제(2016, 2018), 밀라노 호미, 아르테지아노(2018), 동경기프트쇼(2018), 독일 디자이너스 아이(2019), 광저우 캔톤페어(2018), 서울 리빙 디자인페어,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 삼성물산 전액 협찬 개인전 <아이맘대로> 등 다수의 국내외 유명 전시에도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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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운유 키즈들이 맑고 순수한 마음을 간직한 그림과 제품들 |
아울러 KBS 생생정보, <밀크> 매거진 친환경 특집, 널 위한 문화예술 등 다수의 언론에 노출되기도 했다. 국내 매장에서는 홍대상상마당, 루이까또즈 플랫폼엘, 창동 하나로 공감 마켓정, 서울 새활용플라자 SUPer 마켓, 10X10, 1300K, 루이까또즈 스타일 LQ, 무신사, 신세계 SSG닷컴,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더현대닷컴, 반디앤루니스, 아이디어스, 자사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 해외에서는 프랑스 파리 루이까또즈점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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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진행된 크리스틴라가르드 방한기념 기프트 제작 |
주요 B2B 협업으로는 삼성물산 패션사업부, 삼성전자, 글로벌투게더 경산, 삼성증권, 삼성전기, 제일기획, 이투데이, 부산국제영화제, 샘표, 넥슨재단(소호임팩트), 베이직하우스, 함소아한의원, 초록어린이재단, 상하이 우산 브랜드 그래픽라이선싱, 전 IMF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방한 선물을 기획했다.
- 오운유의 특징적인 제품 또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아래의 그림은 저희가 살린 폐자재의 양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자투리 소가죽을 주로 사용한다. 그림을 보면 왜 자투리가 많이 나오는지 알 수 있다. 소 한 마리 분량의 가죽에서 가운데를 제외한 가장자리와 주름이 많은 부분은 상품성이 떨어져 고스란히 버려지게 된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SPA 브랜드의 주도하에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빠른 주기로 대량으로 쏟아내는 패스트 패션이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의류 폐기물은 연간 전국 40톤에 달할 정도로 환경오염, 환경파괴 논란의 중심에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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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한마리에서 생산되는 가죽의 양과 버려지는 자투리 소가죽 |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오운유가 버려지는 재료를 새활용해 제품으로 재탄생시킨 수량은 1만6000피스에 달하며 3700평(스퀘어피트)의 가죽과 4500야드(4100 미터)의 원단을 쓰레기통에서 구제했다. 포스트잇 크기의 자투리 재료 크기로 계량했을 때 가죽 1만5000개와 원단 125만 개와 맞먹는 양이다. 버려지는 재료, 친환경 재료를 사용해 DIY KIT 및 패션 제품 제조, 업사이클링 교육을 통해 소비자들의 업사이클링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자원낭비와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자원의 순환에 대한 임팩트를 창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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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운유 가방과 모델 |
오운유가 내세울 수 있는 사업은 반제품 형식의 DIY KIT를 이용한 완제품 판매 및 만들기용 DIY KIT 반제품 판매, 직접 교육이다. 소비자들에게는 개성적인 제품을 디자인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창의성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리고 대기업의 임직원들에게는 재미있게 만든 완제품을 소외계층에게 제공함으로써 사회에 공헌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외계층 및 취약계층과 협업을 진행한 것이다. 대기업의 협찬을 받아 경력단절 여성 디자이너들과 그의 자녀들과 함께 진행한 업사이클링 단체전 <아이맘대로>와 오운유의 크리에이터 민준 군과 진행한 전 IMF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방한 선물을 예로 들 수 있다. 당시 뇌전증의 아픔을 가지고 있던 오운유 키즈 민준이의 그림은 정말 놀라웠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나 특별하고, 그 시선으로 펼쳐낸 그림에서 어른들은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컬러를 보여줬다. 민준이의 그림을 민준이 엄마와 한 땀 한 땀 떠낸 카드와 함께 오운유 제품을 전 IMF 총재였던 크리스틴 라가르드에게 방한 기념 선물로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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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운유 비즈니스모델 |
- 힘들었던 점은 없었는지
▶자투리 가죽이나 원단은 다품종 소량이라는 특성을 갖는다. 이로 인해 공정이 힘들고 높은 인건비와 생산비, 같은 제품으로의 리오더와 대량생산이 어렵다. 이 모든 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환경을 전면적으로 내세우기보다는 디자인의 차별성을 최우선시해 ‘소비자가 마음에 들어서 그 물건을 보았는데 환경도 생각한 제품이더라’ 하는 브랜드로 나아가야 한다. 한 예를 들어보면, 대기업과 협업해 배낭과 필통 DIY KIT를 진행했었다. 패션기업에서 기증받은 원단을 사용했다. 5000개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3000야드의 소각 예정인 소재로 제품을 제작하는데 그 종류가 50가지가 넘었다. 그 소재들에 적절한 디자인을 연구해 5000개의 제품을 제각각 완성도 있게 생산해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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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만의 디자인을 적용해 제품을 만들고 있는 모습 |
- 본인의 롤모델과 경영철학이 있다면
▶워킹맘으로서 성공한 엄마를 보며 컸다. GM의 여성 CEO 메리바바, 페이스북의 여성기업가 등 성공하는 여성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디자이너 중에서는 일본의 츠모리 치사토로, 올해 30년이 된 브랜드이지만 처음과 같은 콘셉트로 흔들리지 않고 진행하는 점에 감동을 받았다. 중요한 경영철학이라면 가정과 일을 양립하고 초심을 잃지 말자는 생각을 꼭 하고 있다.
- 현업에 종사함에 있어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면
▶업사이클링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 업사이클링 제품은 버려지는 제품으로 만들어지므로 가격이 싸겠거니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하나의 새로운 제품으로 인정받으며 가격도 상당하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타 분야보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편이다. 높은 인건비로 중국산 상품과 가격 경쟁력에서 어려움이 있다. 좋은 퀄리티의 균일한 업사이클링 소재 확보가 어려운 점도 있다. 그리고 대기업과의 협업 연계가 어려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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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의 오운유는
▶‘아이의 그림으로 만드는 행복한 세상, 한 뼘 크기의 작은 가죽이라도 쓸 가치를 연구하는 브랜드’를 소셜 미션으로 삼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깨끗한 지구를 물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아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그 아이들이 성장해서도 예전 추억을 되새기며, 계속 그 자리에 남아 있는 지속가능한 브랜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운유’는 버려질 운명의 가죽, 잉여 원단 등을 새활용해 자원 낭비를 줄이고 환경오염을 예방하고 있다. 그리고 아이들의 상상력 넘치는 그림을 제품 디자인에 접목해 재활용품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다.
오운유
-2018 환경형 예비 사회적기업 지정
-2017 한국패션산업연구원 넥스트젠 어워드 패션ACC 부문 1위 수상
-2017 벤처기업 인증, 여성기업인증, 중소기업, 연구개발전담부서 설립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