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다시는 대가 없이 미국에 보따리 주지 않을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입력 : 2020.06.12 14:17
리선권 북한 외무상/사진=머니투데이 DB
북한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내놓은 담화문에서 "다시는 아무런 대가 없이 미국에 치적 보따리를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12일 리선권 북한 외무상이 1차 북미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담화문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리 외무상은 “두 해 전 한껏 부풀어 올랐던 조미(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은 오늘날 악화 상승이라는 절망으로 바뀌었다”며 “우리 최고지도부와 미국 대통령의 친분 관계가 유지된다고 실지(실제로) 조미관계가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는데 싱가포르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리 외무상은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지금까지는 현 행정부의 행적을 돌이켜보면 정치적 치적 쌓기 이상 아무 것도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다시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미국 집권자에게 치적 선전감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 행정부는 2년간을 통해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조미 사이의 ‘관계개선’은 곧 제도전복이고 ‘안전담보’는 철저한 핵선제 타격이며 ‘신뢰구축’은 변함없는 대조선 고립 압살을 의미한다는 것을 숨김없이 드러내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말로는 우리와 관계개선을 표방하면서 실지로는 정세 격화에만 광분해왔다”며 “미국의 뿌리깊은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근원적으로 종식되지 않는 한 미국은 앞으로도 우리 국가, 제도, 인민에 대한 장기적인 위협으로 남아있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리 외무상은 "우리 공화국의 변함없는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리 외무상 담화는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전날 북한 행보에 '실망했다'는 미 국무부 대변인 발언에 "부질없는 망언"이라고 말한 권정근 외무성 미국국장의 언론 문답도 노동신문에 싣지 않았다.

남측의 대북전단 살포를 강력하게 비판한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를 최근 노동신문에 실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북미협상의 장기적 교착 상황 속에서도 반응을 지켜보면서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carriepyun@mt.co.kr
PDF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