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고소인 대변한 '한국여성의전화'는 어떤 곳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입력 : 2020.07.13 17:24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혁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사진=뉴스1
13일 오후 2시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은 전형적인 직장내 성추행 사건임에도 피고소인이 망인이 되어 '공소권 없음'으로 형사고소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그러나 결코 진상규명이 없이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1983년 첫발을 내딘 한국여성의전화는 우리나라 최초로 폭력피해여성을 위한 상담을 도입하고 쉼터를 개설한 곳이다.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이주여성문제 등 여성에 대한 모든 폭력으로부터 여성인권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하는 곳이다. 현재 전국에 25개 지부를 갖고 있으며 피해자보호 쉼터는 10개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여성의전화가 여성 인권을 대변하며 전면에 나섰던 사건들은 무엇이 있었을까?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였던 원종건(27)씨의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논란이 일면서 원 씨는 비례대표 사퇴 입장을 밝혔다. 당시 자신을 원 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A씨는 원 씨로부터 과거 성폭행과 가스라이팅(Gaslighting,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 등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원 씨와 헤어진 뒤 해바라기센터와 한국여성의전화 등을 통해 고민을 털어놓았다고 밝혔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원 씨 미투 논란과 관련해 "여성폭력문제를 외면하는 정당에게 21대 국회에 자리는 없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2호인 원종건 씨가 1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미투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어 "이번 총선은 지난 2018년부터 시작한 미투 운동에 대한 정치권의 제대로 된 응답이어야 하며, 그것은 올바른 후보를 배출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며 "그런 면에서 이번 사태로 불거진 더불어민주당의 인재 영입 기준과 후보자 검증 절차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민주당 남인순 최고위원은 “원 씨가 성폭력·데이트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 피해 호소인을 비롯한 상처 입은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민주당은 지난 미투 운동 이후 젠더 폭력 의제에 대해 무관용 원칙임을 강조한다. 앞으로 당의 인재들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해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이른바 '별장 성범죄' 의혹과 관련해 피해 여성 B씨 측과 시민단체들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 씨를 재고소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한국여성의전화 등 705개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여성이 김 전 차관과 윤 씨를 강간치상 등의 혐의로 경찰에 재고소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9년 검찰 과거사위 권고에 따라 재수사에 착수한 특별수사단은 윤중천에 대해서는 수년에 걸친 성폭력 사건 중 극히 일부만, 김학의에 대해서는 뇌물죄로만 '면피용 기소'를 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도 1심 선고에서 윤중천에게 면소 및 공소기각, 김 전 차관에게 공소시효 완료로 인한 무죄를 선고하면서 사건 판단을 유보하고 책임을 회피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김학의와 윤중천을 성폭력 범죄로 고소하는 것은, 잘못을 저지른 자는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하고 그것이 정의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믿음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5월 29일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부장판사 오석준)는 성폭력 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씨에 대한 2심에서 '성폭력은 무죄'라는 원심을 유지했다. 

5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동 고등법원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특수강간과 강간치상 혐의에 대한 윤중천 2심 무죄선고에 대해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뉴스1
재판부는 "기록에 나타난 자료들과 항소심 증인신문을 통해서 피해 여성이 매우 고통스러운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공감한다. 그러나 사실 인정과 법률 판단이 공소 제기된 범행에 국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피해 여성이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는데 판결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판결 직후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한국여성의전화 등 705개 단체로 구성된 '<김학의·윤중천 성폭력사건> 사법정의 실현을 촉구하는 시민사회 일동'은 기자회견을 열고 판결을 규탄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대표는 이 자리에서 "어제(28일) 고 장자연 배우 사건의 가해자 조희천 전 조선일보 기자의 무죄선고에 이어 오늘 김학의 성착취 사건의 핵심인물인 윤중천이 무죄판결을 받았다"며 "검찰은 사건을 은폐하고 수사를 방해하기 급급했으며 법원은 이 책임을 검찰에 떠넘기며 방기한 결과 오늘 '피해자가 있고 사건은 있지만 아무도 처벌받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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