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때부터 시작된 '행정수도 이전'…개헌 없이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입력 : 2020.07.23 14:35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행정수도 이전' 화두를 던졌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세종시의 행정수도 완성을 언급한 이후 이틀만인 23일 4선의 우원식 전 원내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행정수도완성추진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행정수도 완성은 지난 2004년부터 일관된 민주당의 국정철학이자 제 소신"이라며 "항간에서 행정수도 완성을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국면 전환용이라고 폄훼해 매우 안타깝다. 저는 정치를 그렇게 얄팍하게 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2018년 제출된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에도 수도를 법률로 정한다고 했고,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공공시설 이전 시즌 2를 제안한 바 있다"라며 "민주당은 행정수도 완성을 꾸준히 추진해 왔지,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단기간에 추진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행정수도 완성이 국민 관심사로 떠오른 건 수도권 과밀화를 극복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해야 대한민국에 미래가 있다는 것"이라며 "이제 중요한 건 국회의 결단과 여야의 합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국회 특위를 구성해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는 게 시급하다. 미래통합당의 국회 행정수도완성특위 참여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사진=뉴시스


野 "국면 전환용에 불과" vs. "우리 당이 적극 나서야"…내부서도 '이견'


미래통합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우선 지도부는 부동산 민심에 대한 여론이 악화돼 꺼낸 국면 전환용 카드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 정진석 의원 등은 "우리 당에서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부동산 대책이 수도권에서 전혀 성과를 못내고 국민 원성이 높아지면서 지지율이 급락하니 급기야 수도를 세종시로 옮긴다 한다"며 "과연 이것이 정상적인 정부가 정책으로 내놓을 수 있는 건지 의심을 안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라는 것이 그렇게 투기 정책 실패 때문이거나, 단순하게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명분 만으론 이전이 수용될 순 없다"면서 "수도는 국제사회 상징성도 있고 거주의 안보적 심리도 담보로 한다는 것을 정부가 과연 생각하는지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초선 공부모임 '명불허전' 강연에서 "부동산 광풍 와중에 이 이슈가 제기가 돼 굉장히 오해의 소지가 생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우리 당이 긍정적으로 검토를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행정수도가 유일한 해법은 아니지만, 매우 국민적 가치가 높은 문제"라고 했다.

또 통합당 내 최다선 의원인 5선의 정진석(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 의원도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혔다.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합당은 국가 대개조 차원에서 행정수도 완성론을 넘어서 공공기관들의 대규모 지방이전을 비롯한 지방 자주 재원 확대 등 종합적인 지역균형 발전 전반에 대한 논의를 오히려 민주당보다 적극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썼다.
▲대정부질문에서 발언하는 정세균 국무총리/사진=뉴시스


헌재, 2004년 노무현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에 '위헌' 판결


민주당은 행정수도 이전을 어떻게 진행할까. 우선 김태년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를 전제로 한 법 개정만으로 충분히 수도이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개헌이 우선돼야 한다는 데 무게를 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공약은 행정수도 이전이었다. 2004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나면서 사실상 좌초됐다. 당시 윤영철 헌법재판소장은 "경국대전에는 한성부가 경도, 즉 서울을 관장한다고 명시하여 한성의 수도로써의 지위를 법상 분명히 하였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3월 개헌안을 제출하면서 행정수도 논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개헌안 헌법 총강 3조 영토 조항에 "수도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하도록 한다"는 문구를 신설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행정수도 완성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모든 가능성을 열고 논의하면 얼마든지 해법을 찾을 수 있다"며 "국회는 국민을 대표하기 때문에 입법 차원의 결단이 있으면 개헌과 국민투표까지 가지 않아도 충분히 해결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관습헌법을 앞세운 헌재 판결은 2004년 당시에도 논란 많았고 당시 헌재도 결정문에서 '관습이라고 할지라도 헌법적 상황 변화에 따라 그 위반이 일반화돼 국민적 합의 상실된 경우에는 관습헌법은 자연히 사멸하게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1일 대정부질문에서 "헌재의 위헌 판결이 치유돼야 완전한 수도 이전 검토가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개헌'이 필요하다는 입장에 무게를 실었다.

정 총리는 '세종시 국회 분원 설치'가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그는 "원래 저는 세종시가 제 기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현재로서는 국회 분원을 하루 빨리 세종시에 여는 게 여러가지 능률과 국민 세금을 절약하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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