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서울시의회 지방분권 TF 단장, “1980년대에 멈춰버린 지역분권 시계”

자치 입법권 확대와 인사권 독립 등 지방자치법 개정안 꼭 이뤄져야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송민수 기자 입력 : 2020.07.02 10:42
▲김정태 서울시의회 지방분권 TF 단장/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지방자치 행정의 독립성과 발전 방안 등이 담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20대 국회에 상정됐지만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도 못한 채 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선 개정안 통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정태 서울시의회 의원은 서울시의회 지방분권 TF 단장과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의 TF 단장을 맡고 있다. 올해 안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통과를 목표로 분주히 활동하고 있다.
그는 “개정안의 핵심은 주민주권 강화와 주민자치 활성화”라고 말하면서 “지방의회의 위상 정립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지방분권이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을 만나 지방분권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제15대 국회 비서관을 시작으로 8·9·10대 서울시의원까지 오랜 기간 정치권에서 활동하고 있다. 정치 입문 계기가 궁금하다



국회의원 보좌관 활동부터 거의 15년을 정치권에서 활동했다. 1996년부터 2004년까지 15·16대 국회에서 영등포구(갑) 지역구 출신 김명섭 의원실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중앙대학교 대학원 재학 중에는 학보사 편집국장을 맡기도 했다. 김명섭 전 의원은 중앙대학교 대선배로, 당시 모교 총동창회장으로 추대됐다. 편집국장 자격으로 김 전 의원을 인터뷰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김명섭 의원은 13대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당시 원외 위원장으로 정치 활동을 하면서 제약회사 경영과 총동창회장 등 사회 활동을 왕성하게 하던 시기였다. 학보사 편집국장 임기를 마치면 학위 논문 준비에 집중할 생각으로 김 전 의원의 스카우트 제의를 정중히 거절했다. 하지만 여러 차례 직접 찾아와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셨다.
당시 나의 마음을 움직인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다. 김 전 의원은 “국가와 민족을 위한 일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모교와 동창회를 위해서 함께 한번 해봅시다”고 말했다. 간곡한 말을 뿌리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승낙했다. 1993년 7월부터 총동창회 편집국장 신분으로 다양한 사무와 원외 지역위원장으로서 정치 활동 보좌 업무를 병행했다. 그러다가 김명섭 의원이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시간차를 두고 1997년 4월 국회로 들어가게 됐다.
국회의원 비서관 임용 서류를 제출하면서 3가지 다짐을 했다. ‘첫째, 국회의원의 권위와 권세를 믿고 어떠한 경우라도 호가호위하지 않는다. 둘째,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의 목소리를 끝까지 듣겠다. 셋째,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국민의 보좌관임을 잊지 않겠다’ 였다.
2010년 서울시의원에 출마하면서 닉네임을 ‘영등포 보좌관’으로 작명한 것도 그런 다짐의 연속이었다. 영등포구민과 서울시민의 보좌관이 되겠다는 의지로 정치를 시작했고, 지금도 그 약속과 마음은 변함이 없다.



서울시의회 지방분권 TF 단장과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서도 TF 단장을 맡고 있다. 지방분권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대학 은사님이 우인 김용덕 교수님이다. 향악 연구와 향촌 사회에 관심이 많으셨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지역공동체와 구성원인 주민이라고 봤다. 지방분권은 지역주민이 중심에 서야 한다고 배웠다.
또 18대 국회에서 서울시의회 의장 출신인 임동규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지방분권에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임동규 의원은 두 번이나 서울시의회 의장을 역임한 지방자치의 상징과도 같은 사람이다. 단식과 삭발 등으로 지방의원 유급화에 앞장섰고, 서울시의회에 전국 최초로 의원 연구실을 마련하는 등 지방자치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방의회의 위상 정립에 큰 업적을 남겼다.
국회에서 임 전 의원은 행정자치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지방자치 3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비록 개정안이 통과되지는 못했지만 이 과정을 함께하면서 지방자치제와 자치법 등 법률 변천사를 체계적으로 파악했다. 관련 토론회와 공청회를 통해 지방자치에 대한 인식과 안목을 넓히게 됐다.
▲김정태 서울시의회 지방분권 TF 단장/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지방분권의 필요성에 대해 말해달라



산업화 시기에는 중앙집권적 권력에 의한 획일화된 행정력이 국가 발전과 국민 복지 증진에 효율적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지역적 특징을 살린 지역분권만이 국가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다. 아울러 주민 주권이 실현돼야 국민의 행복 지수가 높아진다.
지방의회가 부활한 게 내년이면 30주년이다. 그러나 지방분권에 대한 시각은 한 번의 개정 없이 1980년대에 멈춰 있다. 30년 만에 처음으로 ‘전면 개정안’이 2019년 3월 국회에 제출됐지만 논의 테이블에 올라간 적도 없다.



지방분권 TF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실질적인 지방자치 실현과 지방의회 위상정립을 위한 기획 활동이 주요 업무다. 지방분권 TF는 내가 서울시의회 의원 신분이던 2016년 8월에 발족했다. 2018년 9월부터는 서울시의회 차원을 넘어 전국 17개 시도의회 연합의 전국 조직으로 활동 반경을 넓혔다.
2016년 6월 광역의원 정책지원 전문 인력 도입을 위한 정청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최초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되고 말았다. 개정안 폐기로 인해 큰 충격을 받고 보다 체계적인 방안을 준비했다.
지방분권 TF의 목표는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이다. 주민 대표 기관으로서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TF는 △자치입법권 강화 △인사권 독립 △정책지원 전문 인력 도입 △자치조직권 강화 △지방의회 예산편성 자율화 △인사청문회 도입 △교섭단체 운영 및 지원체계 마련 등 지방의회 위상 정립을 위한 7대 핵심 과제를 제안했다.
또 과제 실현을 위해 지방자치법 개정 대신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과 ‘지방의회법’ 제정 등 근본적인 체계 개편을 촉구했다.
2018년 2월에는 전현희 전 국회의원을 대표로 37인의 국회의원 입법안으로 발의됐다. 그러나 20대 국회에서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방분권 TF에서 꼭 이루고자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확실하게 요구해야 할 목표는 3가지다. 첫째는 자치 입법권 확대다. 지방자치법에서는 법령에 위임범위 안에서만 지방자치 조례 제정이 가능한데 이 부분을 확대해달라는 거다.
두 번째는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이다. 지방의회는 지방정부를 견제, 감시하는 게 주요업무다. 견제하고 감시할 인사를 시·도지사가 임명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마지막으로 광역의회 의원에 정책지원 전문 인력을 지원하는 방안이다. 지역 예산을 심의하는 광역의원들에게는 보좌직원이 없다. 의원당 1인의 정책지원 전문 인력이 있다면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에 관심 있는 현안은



도시계획에 관심이 많다. 도시계획관리위원장도 역임한 바 있다. 특히 지역구인 영등포구의 도시계획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 영등포구는 대한민국 근대화의 발상지다. 최초의 공업단지 지역이었다. 수많은 공장이 ‘서울 과밀화’라는 논리에 지방으로 옮겨갔지만 여전히 흔적은 남아 있다. 과거 흔적을 토대로 새로운 미래 도시계획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정치란 무엇이라고 보나



정치는 공감과 참여라고 본다. 목표를 국민, 유권자에게 강요하기보다 내가 추구하는 방향, 내가 추구하는 정책에 많은 공감을 얻고 싶은 것이 목표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 알아야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 



남은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것은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꼭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특히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과 광역지방 의원들의 정책지원보좌관지원에 대한 부분은 꼭 관철할 방침이다.
아직도 지방분권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지방자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하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나 매일 마셔야 하는 물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과 같다. 중앙정부보다 지역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행정 혜택을 더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이 널리 알려지면 좋겠다.

PROFILE
중앙대학교 대학원 사학과 졸업/제8·9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전)국회 제15·16·17·18대 국회의원비서관, 보좌관/(현)서울특별시 도시계획정책자문위원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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