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도시 만들기, ‘녹색전쟁’ 승자는?

[지자체 정책 돋보기]차량•충전소 보급, 발전시설 구축 등…정부 ‘그린뉴딜’ 발맞춰 속도전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입력 : 2020.08.11 09:49
▲정세균 국무총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등이 지난달 1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0 수소모빌리티+쇼’ 개막식에 참석해 현대자동차 부스에서 수소차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시스
미래학자 제레미 홉스는 저서 <수소혁명>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원인 수소가 인간 문명을 재구성하고 세계 경제와 권력 구조를 재편할 것’이라고 했다. 수소는 우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원소 가운데 가장 흔해 ‘영구 연료’가 될 수 있고 이산화탄소와 같은 공해 물질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라는 장점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소경제’ 물결이 흐른다. 2017년 다보스 경제포럼에서 수소 관련 글로벌 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가 결성된 이후 각 나라들은 ‘수소에너지’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앞서 있는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은 올해 말까지 100여 개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독일은 현재 1기가와트 수준인 그린 수소 생산량을 2030년까지 5기가와트로 늘려 전체 수소 생산의 20%를 그린 수소로 구성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7월 16일 발표한 ‘그린뉴딜’ 정책의 핵심도 ‘수소에너지’다. 정부는 수소 전문기업을 2030년까지 500개, 2040년까지 1000개 육성하고 생산•공급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세계 1위인 수소전기차•충전소 구축에도 더욱 속도를 내고, 3기 신도시 5곳 중 2곳은 ‘수소도시’로 육성할 방침이다. 수소•전기차는 2025년까지 133만 대를 보급한다고 밝혔다. 같은 달 1일 정부는 정세균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 수소경제 컨트롤타워인 제1차 수소경제위원회는 수소경제 기본계획을 수립해 발족한 컨트롤타워다.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수소에너지 개발을 맡아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수소경제 경쟁력은 선진권에 속한다. 수소차 부문에서는 일본 등 경쟁국을 제치고 2019년 글로벌 판매 1위를 했다. 충전소도 작년 한 해 20곳에 구축해 독일과 미국, 일본을 앞섰다. 작년 말 연료전지 발전량은 전 세계 보급량의 40%인 408㎿에 달해 세계 최대의 발전시장을 조성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수소 도시’를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국토교통부와 수소융합얼라이언스(H2KOREA)추진단 자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에 등록된 수소상용차(버스 제외)는 총 7299대다. 수소버스는 15대, 수소충전소는 30곳, 구축하고 있는 충전소는 20곳이다. 울산은 수소차 보유 수가 1513대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어 서울시가 1076대, 경기도가 1064대로, 3개 시도가 전국 수소차 중 절반을 차지했다. 경상남도가 750대, 부산시가 747대로 뒤를 이었다. 경상남도의 경우 전체 750대 가운데 창원시 보급 차량이 626대로 83%를 차지했다. 자치단체마다 소수차 보유 수 격차가 컸다. 대구시는 9대, 경상북도 11대, 전라남도 21대, 세종시 39대로 상위권 지자체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송철호 울산광역시장이 2019년 6월 1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국회수소경제포럼 주최, 머니투데이• 국가기술표준원•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공동 주관으로 열린 ‘2019 대한민국 수소엑스포’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울산, ‘세계 최고 수소도시’ 꿈꾼다

울산은 ‘세계적 수소도시’가 되는 게 목표다. 현재 전국에 공급되는 수소의 96%가 석유화학단지가 있는 울산이나 전남 여수 등에서 생산돼 전국 1위를 기록한다. 보급률도 전국 1위다. 울산의 수소차 수는 1513대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소차가 다닌다. 충전소는 6곳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기존 산업을 대체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수소경제를 정했다. 지난해 송 시장은 ‘2030 세계 최고 수소 도시’ 구현 비전을 선포했다. 국토교통부의 ‘수소 시범도시’에 선정돼 총 사업에는 총 290억원이 들어간다. 주거, 교통, 산업 분야의 ‘수소 시범도시’를 2022년까지 조성할 예정이다. 우선 올해 목표는 수소 전기차 920대를 보급하는 것이다. 시는 구매보조금으로 3천400만원(국•시비)을 정액 지원한다.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6만7000대를 보급한다고 밝혔다. 

수소차에 그치지 않고 버스, 트램까지 수소 에너지로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울산은 2018년 가장 먼저 수소버스를 시범 운행했다. 지난 5월에는 3대를 시내 노선에 투입했다. 오는 2035년까지 단계적으로 울산 시내버스 전체를 수소버스로 대체할 예정이다. 

수소전기 트램(도시철도) 설치도 추진한다. 울산시와 현대로템은 수소트램 구축계획안을 국가교통위원회에 제출, 현재는 심의하고 있다. 태화강역에서 울산항을 잇는 울산항선 4.6㎞ 구간의 철도에 수소전기 트램 실증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329억원이다. 사업 내용은 정거장 2개, 수소충전소, 차량기지, 전기, 신호, 통신시스템 구축 등이다. 

울산지역 연료전지 발전사업 공동 협력으로 100㎿급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도 추진한다. 수소 기반 신에너지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목표다. 공공•민간 부문의 수소 모빌리티 보급 활성화를 위해 울산시는 수소택시, 수소버스 등 보급사업을 진행한다. 공공부문 카셰어링 사업으로 지역 내 많은 공공기관의 제도 도입과 확대를 유도한다.

◇서울, 내년 초까지 수소충전소 6곳 운영 목표

서울시의 수소차는 총 1076대다. 충전소는 4곳이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수소전기차 4000대 이상 보급, 수소충전소 15곳 이상 구축을 목표로 세웠다. 2026년까지 시내 수소버스 1000대 운영 목표도 있다. 수소전기차뿐만 아니라 오는 2035년까지 46만 가구에 전력과 열 에너지를 공급 가능한 친환경 청정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설을 짓는다. 

서울시내 수소충전소는 국회의사당 정문 앞, 강동, 상암 등 3곳이다. 상암 충전소는 아직 정상적으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 상암 충전소는 올 연말 재오픈을, 일원동과 남태령 충전소는 내년 상반기 준공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 서울 시내 승용 수소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곳은 최대 6곳이 될 전망이다.

◇경기, 미세먼지 Free Zone 실현

경기도의 수소차는 1064대다. 충전소는 4곳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9월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생태구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수소에너지전환을 통한 CO₂•미세먼지 Free Zone 실현’이라는 비전을 세우고 수소생산기지•배관망•수소차와 충전소 등 각종 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까지 6643억원의 예산을 투입, 전기차 3만 대와 수소차 3000여 대를 보급하기로 했다. 올해 도비 13억5000만원을 포함한 90억원을 투입해 기존 CNG, LPG 충전소를 활용한 ‘복합충전소’ 방식의 수소충전소 3기를 구축해 수소차 200대를 우선 보급한다. 2030년까지 △수소생산기지 10개소 발굴 △수소배관망 100km 확대 △수소차 13만 대 및 수소버스 4000대•수소충전소 200개소 보급 △수소연료전지발전 1GW 구축 △주력사업융합형 수소클러스터 육성 등 ‘5대 추진목표’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또 경기도 평택에 2021년 수소 생산시설이 완공된다. 평택시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소 생산시설 공모사업에 대상지로 선정돼 국비 48억5000만원을 확보했다. 평택 수소 생산시설 조성 사업은 2021년 3월 완료 예정이다. 국비를 포함, 총 210억원이 투입된다. 수소 생산시설이 완공되면 하루 5t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수소 공급가격이 60%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허성무 창원시장이 2019년 6월 1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국회수소경제포럼 주최, 머니투데이• 국가기술표준원•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 공동 주관으로 열린 ‘2019 대한민국 수소엑스포’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창원, ‘수소 산업 특별시’ 선포

창원시는 ‘수소 산업 특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창원에는 수소차 626대가 있다. 전국 기초단체 중 가장 많다. 창원시는 올해 수소차 1100대에 이어 전기자동차 1234대를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창원에 수소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100곳이 넘는다. 수소차 부품 업체도 많은 게 발전 가능성으로 꼽힌다. 

수소차 보급을 위해 지역에 주소가 등록된 시민과 기업체, 공공기관 등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2020년도 창원시 수소차 보급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보조금 지원대상에 해당하는 시민들은 약 7000만원의 수소차를 3310만원(정액)의 보조금을 받고 구매할 수 있다.

또 성산구 성주동에는 수소에너지 순환시스템 실증단지(HECS)가 있다. 도시가스 배관을 통해 공급된 천연가스를 추출기를 통해 수소를 생산, 저장하고 지역 내 다른 수소충전소에 이송하는 생산거점기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 창원국가산업단지에 국내 최초의 수소액화 실증단지를 구축하는 사업이 진행된다. 경상남도와 창원시, 두산중공업, 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 창원산업진흥원은 지난 4월 9일 도청 소회의실에서 ‘수소액화 실증 플랜트 구축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광주, 수소산업 허브도시 조성

광주에는 현재 수소차 478대가 있다. 수소충전소는 두 곳 있지만 정상 운영되는 곳은 한 곳이다. 광주시에서는 ‘수소융합에너지 실증센터’를 착공하고 있다. 수소융합에너지 실증센터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한국형 표준 융복합충전소 국산화 개발 지원을 목표로 국내 1호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센터는 자동차부품연구원에서 운영을 맡아 2021년 9월까지 ‘수소차•전기차 융합스테이션 국산화 기술 개발 및 실증’ 과제를 수행한다. 과제는 충전소 핵심 설비인 개질기, 수전해, 고압용기, 수소충전기, 안전관리시스템, 고전압부품 등 국산화 개발 지원 내용으로 구성됐다.
시는 수소융합에너지 실증센터 운영으로 수소전주기를 실증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 수소산업 허브도시 조성을 앞당기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수소전주기 부품•제품•공정 기초기반기술 및 실증 DB 확보를 통해 수소복합설비 통합운영•안전관리기술과 사업화 모델 개발, 수소분야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수소경제 촉진 등의 성과가 기대된다는 평이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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