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72, 유명 선수의 발자취 따라 티샷하면 오늘은 내가 주인공

[임윤희의 골프Pick]변별력, 접근성, 관리… 삼박자 갖춘 명품 토너먼트 오션 코스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입력 : 2020.09.02 10:03
편집자주골프 열정 넘치는 초보 플레이어의 골프장 탐방기다. 언젠가는 ‘싱글’이 되겠다는 야심 찬(?) 계획과 독자들에게 다양한 골프 관련 소식을 전하겠다는 직업의식이 만났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주말 골퍼들의 ‘애독코너’로 자리 잡는 게 목표다. <편집자>
최근 골퍼들 사이에선 인천공항 인근 스카이72 골프장의 존속 여부가 관심사다. 부지 소유주인 인천공항공사와 스카이72 간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골퍼들이 즐겨 찾던 4개의 코스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스카이72는 하늘코스를 시작으로 2005년 7월 오픈했다. 총 72홀 규모다. 하늘코스(93만㎡, 18홀)와 오션·레이크·클래식 등 3개의 바다코스(272만㎡, 54홀)로 총면적은 385만㎡에 달한다. 연매출 700억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대중제 골프장이다.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골프연습장으로 이름을 올린 드림골프레인지(400야드 거리)도 보유하고 있다.
최고, 최대라는 명성을 뒤로하고 부지 소유권이 있는 인천공항공사와의 계약이 12월 31일 종료되면서 스카이72는 위기를 맞았다. 인천공항공사는 새로운 사업자 선정에 나선 상황이다. 입찰 내용에 따라 72홀 골프장의 명운이 좌우된다. 

스카이72의 코스 중 오션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1년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EB하나은행챔피언십대회가 개최됐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SK텔레콤오픈도 매년 열리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골프 코스상, 한국 10대 퍼블릭 코스로 선정됐으며, 다양한 세계 대회를 치르며 수많은 골프 팬의 발자취가 담겨 있다.
9월 임윤희의 골프pick에서는 골퍼라면 누구나 도전하고 싶은 명품 토너먼트 코스인 스카이72의 오션 코스에 도전했다. 

유례없는 긴 장마로 인해 라운딩 전날까지도 플레이 여부에 대한 판단이 어려웠다. 다행히 라운딩 당일은 맑진 않았지만 8월 날씨치곤 제법 선선했다. 새벽 6시 첫 티오프. 어둠이 깔린 클럽하우스를 나와 해가 뜨고 있는 바다 코스라운지에는 바닷바람이 느껴진다. 초속 7ms 정도의 센 바람이다. 바람은 바다 근처 골프장에서 발생 가능한 변수다. 하지만 아직 바람까지 컨트롤하면서 칠 만한 실력은 아니므로 일단 샷에만 집중하기로 한다.
새벽 티오프는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경기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크다. 평소보다 더 힘을 빼고 스윙한다는 느낌으로 시작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첫 티샷은 IN코스 10번 홀부터 시작했다. 화이트 티 기준 350m 레이디 티 기준 300m로 긴 파4홀이다.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이곳을 스쳐간 수많은 유명 골프 선수들의 멋진 티샷이 떠오른다.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 되어 티샷을 날린다.
▲스카이72 오션코스/사진=스카이72 홈페이지



골퍼의 민낯을 드러내게 만드는 오션코스


오션코스는 2005년 10월 29일 오픈했다. 전장은 6,652m (7,275yd)로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설계했다. 인위적인 조경을 배제하고 자연과 완벽한 조화를 보여준다. 페어웨이를 따라 만든 긴 벙커와 많은 마운드(코스 안에 있는 동산, 둔덕, 흙 덩어리 등 볼을 멎게 하거나 아웃 홀과 구별되게 전략적 설계로 만들어지는 것)는 코스의 묘미를 더해준다. 특히 파3, 파4라 하더라도 웬만한 골프장보다 전장이 훨씬 길다. 몇 번을 다시 와도 익숙하지 않고 늘 새로운 매력이 있다. 기본적으로 난이도가 높아 골퍼를 시험에 들게 하는 코스로 유명하다. 

‘토너먼트 코스’ 중에 오션코스를 최고로 꼽는 이유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더라도 실력의 우열을 가려낼 수 있는 변별력을 갖췄다는 데 있다. 또 대체로 토너먼트 코스는 일부 명문구장에서 보유하고 있어 일반 골퍼의 접근이 어려운 데 비해 오션코스는 일반인에게 오픈됐다. 난이도 변별력과 접근성 그리고 최상의 관리까지 삼박자를 갖췄다. 스카이72를 ‘명품 퍼블릭’이란 말의 근원지로 꼽는 이유다.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스카이72 멀리 서해 바다가 한눈에 펼쳐친다./사진=임윤희 기자

오션코스를 돌다 보면 산간 골프장에 익숙한 골퍼들은 색다른 풍경에 입이 벌어진다. 바다 뷰는 물론이고, 갈대와 조화를 이룬 암벽과 호수 그리고 종종 하늘을 지나는 비행기까지 볼 수 있다. 대부분 홀이 뻥 트여 있다. 가슴까지 시원하다.
코스에는 크고 작은 벙커가 119개나 있다. 모래 벙커지만 벙커 속에 풀이 자라고 있어 국내 골프장 벙커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또 페어웨이를 따라 만들어놓은 긴 벙커도 있다.
대체적으로 코스가 길고 까다롭기 때문에 평소보다 스코어가 5타에서 10타는 더 나온다고 보는 플레이어가 많다.
▲스카이 72 오션코스/사진=스카이72 홈페이지



Challenge Hall = 3번, 12번, 17번 난이도 높은 파3홀을 정복하라


라운딩을 마치고 나면 생각나는 첼린지 홀이 없다. 모든 홀이 만만치 않았다. 가장 기억에 남은 파3홀 3곳을 담아봤다.
기본적으로 파3홀은 파를 꼭 해야만 하는 구간이다. 그러나 오션코스의 파3홀은 또 다른 도전을 요구한다.
3번과 12번, 17번 파3홀은 레이디 기준으로 90m에서 110m 이내 거리다. 그러나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다면 원 온도 어렵다. 해저드의 위치나 벙커의 위치가 대체로 까다롭다.
3번 파3홀은 워터해저드를 넘기는 티샷을 해야 한다. 워터해저드는 티샷 지점부터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길게 연결돼 있다. 핀의 위치가 그린에서 오른쪽에 있어 핀을 바로 보고 티샷을 했다가는 해저드로 공을 빠뜨릴 수 있다. 안전하게 오른쪽을 보고 티샷하는 것을 추천한다.
12번 파3홀은 바다로 산책 나와 오솔길을 거니는 느낌이 드는 홀이다. 가장 아름다운 뷰를 지니고 있다. 오른쪽에는 벙커 왼쪽에는 암벽이 저 멀리 그린 끝엔 서해 바다가 펼쳐친다. 

17번홀은 오션의 시그니처 파3홀로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된다. 그린과 약간의 페어웨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벙커로 둘러싸여 있다. 레이디 티에서 100m, 화이트 티에서 125m의 길지 않은 파3홀이지만 원 온을 하지 않는다면 파는커녕 보기도 어려운 홀이다. 벙커가 너무 크고 길어 한 번에 탈출이 어렵다. 러프 역시 쉽지 않다.
이곳에서는 벙커를 의식하지 않고 티샷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날 나를 제외하고 동반자 3명은 티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다. 질긴 러프 탓에 보기나 더블을 기록했다. 오션코스의 파3홀은 쉽게 파를 내어줄 만한 곳은 아니다. 전략적인 컨트롤을 해야지만 점수를 낼 수 있으니 집중해서 도전해야 한다.
▲17번 파3홀 전경, 벙커가 인상적이다./사진=임윤희 기자




알아두면 좋은 꿀 팁


스카이72는 우리나라 최대 크기인 만큼 각기 다른 클럽하우스가 세 곳에 위치하고 있다. 하늘코스(18홀), 바다코스(54홀), 드림듄스코스/드림골프연습장은 각각 다른 클럽하우스가 있다. 위치도 다르기 때문에 방문 시 꼭 확인해야 한다.
스카이72는 알아두면 편리한 고객서비스가 제공된다. 카트에선 이동 중 휴대폰 충전이 가능하도록 케이블이 준비되어 있다. 라커 입구엔 신발 건조기가 있으니 기억했다가 활용하면 좋겠다.
먹거리 인심도 후한 편이다. 겨울엔 붕어빵이 여름엔 아이스크림이 무료로 제공된다. 클럽하우스에서 나오면 뜨거운 수프도 무료로 제공된다.


페어웨이 관리 good, 러프는 wow


페어웨이는 캔터키 블루글라스를 사용했다. 러프 역시 캔터키 블루글라스를, 헤비러프에는 패스큐라는 품종을 사용했다. 그린은 벤트그라스를 사용했으며 평소 빠르게 유지된다. 다만 이날은 긴 장마로 인해 페어웨이 잔디와 러프가 긴 편이었다. 
▲해비러프가 위협적이다./사진=임윤희 기자
오션코스에 오면 첫 번째로 당황하게 되는 것이 러프다. 특히 해비러프가 질겨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 어렵다. 유독 채가 잡히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제대로 찍어서 힘껏 치지 않으면 탈출이 어렵다.
페어웨이는 양잔디를 쓰는 구장이 대체로 많이 사용하는 캔터키 블루글라스가 깔려 있지만 산간지역의 골프장과는 다른 느낌이다. 한두 번 연습 스윙을 하면 땅이 그대로 드러난다. 잔디 위에 볼이 올려져 있다기보단 땅에 올라가 있는 느낌에 가깝다. 볼의 정확한 컨택이 매우 중요하다.
이날 페어웨이 관리 상태는 매우 좋은 편이었다. 장마가 길었지만 디봇이나 망가진 부분은 보이지 않았다. 평소에 그린은 매우 빠르게 유지하는 편이지만 이날은 2.5정도로 느린 스피드를 유지했다. 




Today’s 스코어…드러난 민낯 94타


드디어 코너 시작 네 달 만에 밑천이 드러났다. 코스가 길다 보니 티샷 이후 무조건 우드를 잡아야만 했다. 심지어 우드를 두 번 이상 치고 나가는 홀이 꽤 여러 번이었다. 그만큼 전장이 길었다. 페어웨이도 넓고, 언듈레이션이 무척 심한 것도 아니었다. 심지어 페어웨이 한 중간에 위치한 벙커에서 5번 유틸리티로 환상적인 레이아웃을 보여주면서 캐디의 엄지척을 받아내기도 했다. 그런데 스코어는 어느새 따박따박 올라가 있었다. 전반엔 새벽 티오프치고 샷이 나쁘지 않아 45개를 기록했다. 요즘 후반에 욕심을 부리다 스코어가 망하는 현상이 종종 발생하는데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후반 시작부터 더블을 기록, 8번째 파스리 전홀까지 노파 행진을 기록했다. 샷이 나쁘다기보단 대체로 스리 퍼트가 많아서 더블을 기록한 홀이 많았다. 퍼터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뒤로하고 아쉬운 라운딩이 막을 내렸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PDF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