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장관 남편 미국 여행…여야 모두 비판, 책임론까지 불거져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입력 : 2020.10.06 15:23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미국으로 여행을 떠난 가운데 정치권의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앞서 이 명예교수는 지난 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출국 당시 이 명예교수는 언론에 "그냥 여행 가는건데, 자유여행"이라고 밝혔다. 이 명예교수는 출국 전 미국에서 요트를 구입해 카리브해까지 항해하겠다는 계획을 블로그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그러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위해 국민들은 추석 명절 가족모임을 자제하고, 외교부는 지난 3월부터 불필요한 해외 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있는데 주무 부처 장관 배우자가 요트 구매와 여행 목적으로 출국하는 것이 매우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이 명예교수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강 장관은 4일 그의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송구스럽다"면서도 "(남편이)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간 것이라서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 강 장관과 이 교수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명예교수를 비판하면서도 강 장관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는 모양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고위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처신을 잘해야 하는데, 정부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를 따르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라며 "여러 가지 어려움을 장기간 우리 국민들이 견디고 있는 그런 상황들을 볼 때 두둔할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장관의 배우자가 공인이냐, 아니냐에 관한 문제가 있다"며 "여행 자제 권고라는게 말 그대로 권고이지 않느냐. 불법이나 위법, 특권 등은 없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강 장관이 여러 차례 가족 문제로 국민께 송구하다는 입장을 진솔하게 밝혔는데, 계속 정치적 공격의 수단으로 삼을 일은 더 이상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3월부터 이미 정부의 그러한 해외여행에 대한 여러 지침들이 있고, 가지말라는 말씀을 많은 국민들이 지키고 있다"며 "이 교수님이 지금 당신은 도대체 어떤 존재이시길래 자신의 삶, 인생을 주장하면서 정부의 권유를 지키지 않는가, 그 부분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강 장관께 책임을 묻는 일부 기류에 대해서 반대한다"며 "(이 명예교수가)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거다, 내 삶을 사는 거다. 다른 사람 신경 쓰면 살 수 없잖아' 이 표현에 다 나와 있다. 강 장관께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국민께 했다. 그 정도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에서는 강 장관의 책임론을 펼치면서 장관 교체론까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은 조상 성묘조차 못가고 있다"며 "이젠 방역도 '내로남불'"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 의원은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한 외교부의 수장은 누구냐. 이제 하다 하다 코로나 방역도 내로남불, '코로남불'이냐며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직보다 집이 중요하고, 장관보다 요트가 더 중요하다는 사람들에게 문재인 정권이 대한민국 외교 수장역할을 계속 맡기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질타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역시 같은날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정부 방침에 따라 극도의 절제와 인내로 코로나19를 견뎌 오신 국민을 모욕한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연휴 중에 드러난 강 장관 남편의 요트 여행 출국은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며 "코로나 방역을 위해 귀성길조차 포기한 국민들은 허탈함만 느끼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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