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사고팔고…지자체 '뉴딜 정책' 열전, 승자는?

[지자체 정책 돋보기]지자체와 만들어가는 ‘녹색 대한민국’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입력 : 2020.10.30 09:2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판 뉴딜 추진 이후 처음으로 전국 17개 시도지사가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전국 17개 시도지사가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는 9월 3일 첫 회의 이후 두 번째다. 1차 회의가 뉴딜 펀드 조성과 운영 방안 논의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2차 회의는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한 정책 추진 방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정부는 2025년까지 160조원을 투입하는 한국판 뉴딜 사업을 진행한다. 이번 회의에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사회안전망 등 기존 3대 정책과 함께 ‘지역 뉴딜’을 새롭게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역사업 프로젝트에는 75조3000억원이 들어간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1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제주의 미래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주, 전력 사고팔고…거래 자유화 도입

그린 뉴딜 정책을 가장 선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지자체는 제주도다. 원 지사는 이날 회의에 참석해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14.4%로 정부 목표치의 70%를 이미 넘어섰다”며 “햇볕과 바람으로 달리는 전기차가 2만 대를 돌파했다. 지난 10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주는 앞으로 10년 대한민국의 그린 뉴딜을 선도하겠다”고 했다.

제주는 10년 동안 ‘203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세웠다. 제주의 카본 프리 아일랜드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전기차 수소차의 비중을 100%로 채우겠다는 목표다. 2030년부터 제주도는 내연차의 신규 등록을 중단한다. 원 지사는 전력을 자유롭게 사고팔아 그린뉴딜 정책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전력 회사의 거래 독점을 깨고 모든 국민이 전력을 자유롭게 사고팔고, 저장하는 ‘프로슈머 시대’를 제시한 것이다. 전력 거래 자유화로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이 창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배달앱 통합 뉴딜 정책 실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공공배달앱으로 뉴딜정책을 실현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디지털 경제가 대세인데 플랫폼 기업들이 시장을 독점해 이용자,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게 하는 것이 사회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부 기업이 데이터를 독점해 이익을 얻고 데이터를 생산하는 소비자와 이용자들은 배제당한다는 것이다.

도민이 참여해 만들어진 데이터를 도민이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경기도용 디지털 뉴딜’의 핵심이다. 데이터 산업에서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기업이 아닌 데이터의 생산자인 도민이라는 것이다. 도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했다. 도는 공정한 시장경제를 조성하기 위해 ‘디지털 SOC’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경기도가 만들고 있는 공공배달앱은 지역화폐와 연계해 경제의 모세혈관이라고 할 수 있는 골목경제, 지역경제가 실질적으로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원, 액화수소로 ‘강원에서 유럽까지’

최 지사는 회의에서 액화수소를 이용한 드론을 소개했다. 보통 드론은 30분밖에 떠 있을 수 없지만 액화수소를 이용한 드론은 5시간을 떠 있을 수 있다. 강원도는 액화수소를 이용한 드론 택시, 기차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액화수소를 이용한 기차로 강원도에서 유럽까지 달릴 수 있다고 했다. 최 지사는 “이제까지 시베리아 대륙을 달릴 때 나라마다 전기 시스템이 다른 게 문제였는데 이 문제를 액화수소 기차가 해결할 수 있다”며 “액화수소 기차는 한 번에 1만km를 달릴 수 있어 강원도에서 유럽까지 한 번 충전으로 갈 수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7월 강원도 삼척과 동해, 강릉 평창을 액화수소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했다. 이곳에서는 액화수소를 생산하고 저장, 유통, 소비하는 기술 표준을 연구한다. 강원도는 삼척에서 만든 액화수소의 표준이 세계의 표준이 되도록 하는 게 목표다. 최 지사는 “삼척 LNG 기지에 있는 저장탱크 안에 액화 상태의 천연가스가 들어 있다”며 “온도는 –162℃다. 그 찬 냉열을 가지고 기체수소를 액체수소로 만들어서 싸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있다”고 설명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지난 1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액화수소 기반 융복합 클러스터'를 주제로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

◇대전, 전국 최초로 ‘과학부시장제’ 도입

대전의 공공·민간 데이터를 개방하고 각 주체들이 다양하게 이용해 바이오·에너지 등 전 산업 분야의 혁신을 이루는 게 목표다. 또 도시 안에서 인공지능을 결합한 플랫폼을 구축해 각 기관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도시 문제도 인공지능으로 해결할 수 있다. 최근 대전과 정부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마이데이터에 기반한 교통 약자 지원 서비스, 그리고 인공지능에 기반한 지하철 위험 감지 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허 시장은 사업이 잘 유지되기 위해 정부 출연 연구기관과 카이스트, 민간기업 등을 시에서 하나로 연결하겠다고 했다.

과학도시 대전에서는 AI기반 지능형 도시로 뉴딜정책을 실현할 예정이다. 전국에서 최초로 ‘과학부시장제’를 도입하고 과학산업진흥원을 설립해 뉴딜정책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다. 과학에 기반한 행정 서비스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남, 해상풍력으로 그린수소 생태계 구축

전남은 해상풍력 발전단지로 그린뉴딜을 실현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8.2GW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실현하는 것이다. 8.2GW는 서울과 인천 시민이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플랜은 전 세계 해상 풍력의 비중이 2030년에는 177GW까지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0.12GW라고 했다. 2030년에는 12GW까지 확대될 계획이다.

전남은 해상풍력단지 조성에 48조가 투입된다고 했다. 관련 기업 450개를 육성하고 12만 개 상생형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했다. 대한민국의 그린 뉴딜 실현을 위해서 전라남도가 해상풍력을 활용해서 그린수소 생태계를 구축해서 앞으로 글로벌 수소산업의 메카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지난 1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을 통한 그린뉴딜 전남형 상생일자리'를 주제로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북. 그린뉴딜 홍보관 운영

전북의 뉴딜 정책은 농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농생명산업 기반과 IT를 융합해 4차 산업혁명 대비 신산업 육성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를 조성한다. 또 태양광·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해 그린 모빌리티와 생태자원 등을 활용할 예정이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궁극적으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생태문명으로의 대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지사는 회의에서 ‘한국판 뉴딜 지역사업’의 추진체계 강화를 위한 3대 방향을 제안했다. 제안 내용은 △중앙·지방 상시 회의체 신설 △포괄보조금 제도 도입 △1단계 재정분권 한시적 추진 보완 및 2단계 조속 추진 등이다.
전북에서는 그린뉴딜의 비전을 제시한 2020 대한민국 균형발전박람회 전북 홍보관을 지난달 20일부터 전라북도청 1층 로비에서 운영하고 있다.

◇광주, AI데이터센터·슈퍼컴퓨팅 도입

이용섭 시장은 뉴딜정책을 인공지능 기반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인공지능의 기본이자 핵심은 데이터라고 했다. 시는 AI데이터센터와 슈퍼컴퓨팅 시스템이 들어설 인공지능 집적단지 착공식을 할 예정이다.
또 광주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끄는 글로벌 선도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인공지능 중심의 디지털 뉴딜 △국내 최초로 2045년까지 탄소중립 에너지자립도시 실현을 위한 그린뉴딜 △광주형 일자리를 바탕으로 하는 상생과 안전의 휴먼뉴딜 등 광주형 3대 AI-뉴딜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세종, 청사 연계한 도시숲 조성

이춘희 시장은 정부세종청사와 연계한 메가스테이션·도시숲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 세종청사와 중앙공원, 종합운동장 등 대형 공공시설의 주차장을 활용한 메가스테이션을 구축해 주민과 청사이용객에게 친화적인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세계 명품 ‘그린 청사’ 행정중심타운 조성사업과 이와 연계된 도시숲을 조성해 미세먼지 저감·도시열섬 완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또 세종과 대전, 충남·북을 연결하는 자율주행차 테스트베드 모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PDF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