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나들이]순례와 힐링의 길 마침표는 ‘마포갈비’

관광명소와 이어진 백리길에는 천주교 순교자 발자취 오롯이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입력 : 2020.11.02 09:31
'하늘공원의 오후'/사진=마포구청 2018 관광사진공모전 입선작, ⓒ박주원
예로부터 한강의 대표 나루터였던 마포는 서울의 관문이자 군사적 요충지로 기능해왔다. 이 때문에 역사적 명소, 독특한 음식 문화, 아름다운 길 등 풍성한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버금간다는 마포의 명소는 어디이고, ‘마포갈비’가 갈비의 대명사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유동균 시장이 추천해주는 ‘마포구 원데이 투어’를 따라가보자.

1. 천주교 역사의 현장, 절두산 성지
'절두산 순교지에서'/사진=마포구청 2013 관광사진공모전 입선작, ⓒ권순오
마포구 토정로에 있는 절두산 순교성지는 조선시대 한강 ‘버들꽃 나루’라는 뜻의 양화진 잠두봉에 자리하고 있다.
1866년 프랑스 로즈 제독은 조선의 천주교 탄압을 문제 삼아 군함을 이끌고 한강을 거슬러 양화진에 침입했다. 그러자 흥선대원군은 “화친을 허락하는 것은 곧 나라를 파는 것이다”라는 척화문을 걸고 “서양인에 의해 더렵혀진 양화진을 천주교인들의 피로 씻어내야 한다”며 잠두봉에서 수많은 천주교인의 목을 베었다. 이후 이곳은 천주교인들이 목이 잘려 순교했다는 뜻의 ‘절두산’(切頭山)으로 불리게 됐다.
한국 천주교는 1957년 잠두봉 일대 토지를 매입해 순교 100주년인 1967년에 순교기념관을 건립해 그들의 넋을 위로하고 순교정신을 현양했다. 순교기념관은 순교자기념성당, 박물관, 순교성인 28위의 유해를 안치한 경당 등으로 이뤄져 있다.
서울시와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계기로 ‘천주교 서울 순례길’을 조성했고, 2018년 이곳은 아시아 최초의 교황청 공식 국제 순례지로 선포됐다.
‘천주교 서울 순례길’은 스페인 산티아고처럼 44.1km 순례길에 순례지 일부와 인근 관광명소가 연계돼 있다. 서울 순례길은 ‘북촌 순례길’, ‘서소문 순례길’, ‘한강 순례길’ 총 3개의 도보 관광코스로 구성돼 있다.
마포구에 속하는 ‘한강 순례길’은 마포역에서 출발해 마포나들목을 지나 한강길로 이어진다. 길의 끝에는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절두산 순교성지와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이 있다.

2. 근현대사 인물들이 잠든 곳,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
절두산 성지 바로 옆에 있는 나루터에 조성되어 있는 이곳은 구한말 일제 강점기에 대한민국 종교계, 언론계, 교육계 등에서 헌신한 외국인 선교사와 인사 415명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개신교 선교사와 가족들 외에도 우리나라 근현대사와 관계된 여러 인물들의 묘가 있다. 연세대학교 설립자인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 이화학당의 설립자 메리 스크랜턴,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어니스트 베델, 연세 세브란스 병원의 설립자 더글러스 B. 에비슨, 대한제국 애국가 작곡가인 프란츠 에케르트 등의 묘가 여기에 있다.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사진=마포구청 제공
1890년(고종 27) 미국 의료선교사였던 존 W.헤론의 매장지를 구하면서 조성되기 시작했다. 1985년 6월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사업협의회가 묘지 소유권자로 등기되어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가 관리하고 있다. 한국 개신교의 역사적인 장소이다.

3. 같이 걸을까요? ‘마포, 걷고 싶은 길 10선’
마포에는 마포만의 역사와 스토리를 담고 있는 명소가 많다. 마포구는 최근에 이런 장소들을 묶어 지역 도보관광 코스를 알리기 위해 ‘마포, 걷고 싶은 길 10선’을 선정했다.
도보 환경이 매력적인 노선, 관광지와 마포의 스토리가 있는 노선, 다른 지역 주민에게도 인기 있는 노선, 코스가 편중되지 않은 구 전체를 걸어볼 수 있는 노선 등을 심사해 구성됐다.
선정된 ‘걷고 싶은 길 10선’은 △다양한 지역주민 문화공간이 산재한 ‘경의선 숲길’ △도시의 변화와 <기생충> 영화 촬영지를 볼 수 있는 ‘아현동 고갯길’ △마포나루의 번성했던 시절을 되돌아보는 ‘마포나루길’ △한강을 따라 양화진 등 역사를 간직한 ‘마포한강길’이 포함됐다.

'걷고 싶은 길 10선' 중 '와우홍대길'/사진=마포구청 제공
△와우산과 홍대거리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와우!홍대길’ △한강길과 망원동 골목을 같이 경험하는 ‘망원한강길’ △성미산 마을과 주변 관광지를 산책하는 ‘성미산 동네길’ △하천을 따라 형성된 선형 산책로 ‘개천 따라 한강길’ △공원과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가 반기는 ‘하늘노을길’ △문화비축기지와 DMC의 특성을 살린 ‘매봉상암길’도 선정됐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언택트 시대에 가장 쉽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걷기’를 통해 많은 이들이 조금이나마 여유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4. 직장인의 애환 사라지게 하는 전설의 ‘마포 갈비’
지하철 5호선 마포역 1번 출구를 나와서 걷다보면 거리에서 고기 굽는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마포 왕갈비와 주물럭으로 소문난 ‘마포 음식문화거리’다.
1970년대 서울 여의도가 개발되고 여의도와 마포를 잇는 마포대교가 놓이면서 여의도에서 일하던 노동자와 직장인은 이곳 고깃집을 찾았다. 간장과 마늘로 양념한 돼지갈비를 개발하면서 마포갈비 ‘주물럭’이 탄생했다. 주물럭은 주방기구가 변변치 않던 시절, 주문이 들어오면 바가지에 고기를 넣고 손으로 주물러 섞어서 주물럭이 됐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사진=머니투데이 이기범 기자
마포갈비는 일터에서 쌓인 피로를 풀게 하는 직장인의 소울푸드이자 타향살이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힘을 솟게 하는 보양식이었다. 
유 구청장은 “코로나19로 심신이 지친 지금, 마포 갈비에 소주 한 잔으로 기운을 복돋우는 게 어떨까요?”라며 마포 먹거리를 추천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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