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여가위 10분만에 파행…野 "성추행이 학습기회라는 여가부 장관 사퇴해야"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입력 : 2020.11.10 16:45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왼쪽)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애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회가 된 후에도 자리에 남아 대기하고 있다./사진=뉴스1
10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가 시작한지 불과 10분 만에 야당 의원들의 반발로 정회되는 파행을 겪었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제기 과정에서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집단학습의 기회"라고 발언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국회 여가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체회의를 열고 여가부 소관 2021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춘숙 위원장의 예산안 심사 상정 직후 이 장관이 예산안 정부측 제안설명을 위해 발언대에 서려 하자, 야당 간사인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며 제동을 걸었다.

김 의원은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해 여가부 장관의 미온적 태도나 횡설수설하는 발언에 대해 여가부 장관이 해결의지가 없는 것인지 의아했다. 지난 5일 발언으로 그동안 (박 시장 사건을) 어떻게 생각해왔는지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자체장의 성폭력 의혹으로 인해 치뤄지는 내년 재보궐 선거에 대해 "국민 전체가 성(性)인지성에 대해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해 도마에 올랐다.

김 의원은 "성추행이 학습할 기회라면 음주운전 면허 취소는 음주운전 방지 기회인가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며 "이정옥 장관은 여성을 기만하고 있다. 그 자리가 누구를 대변하고 무슨 일을 하는지 조차도 모르는 이 장관은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를 보호하고 2차 피해를 막을 본분을 망각한 이 장관을 더 이상 여가부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고, 이런 장관과는 여가부 전체 1조2000억원의 예산 심사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며 정회를 요청했다.

이 장관에 대한 지적은 여당에서도 이어졌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가부 장관으로서 피해자 일상회복을 위해 책임지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시각이 크다"며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길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끝내 심사가 무산됨에 따라서 여성가족부 소관 내년도 예산안은 상임위 심사 없이 정부 원안대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훤회에 올라갈 전망이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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