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특별시장’은 탄생할 수 있을까

[2021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미리 보기]박영선·나경원·이혜훈 등 주목…‘부동산’ 이슈 속 잠룡도 꿈틀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입력 : 2020.12.02 11:17
편집자주공석인 서울시장·부산시장 등을 뽑는 재보궐선거가 내년 4월 7일 실시된다. 이번 재보선은 2022년 대선의 전초전 격으로 승리를 위한 여야의 민심잡기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후보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며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머니투데이 <더리더>는 지금까지 출마 의사를 밝힌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후보군을 중심으로 내년 재보선의 향배를 추적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뉴스1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사진=뉴시스
◇여성 후보 주목…출마러시

여야 모두 서울시장 승리에 당력을 모으고 있다. 전임인 고 박원순 시장이 성추문에 휘말려 치르는 선거인 만큼 여성 후보들이 주목받는다. 여권에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야권에선 나경원 전 의원에 관심이 쏠린다.

박영선 장관은 서울시장 경선에 세 번 도전한 바 있다. 그만큼 타 후보에 비해 시장직 준비가 잘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의원은 정치인 시절 BBK 저격수로 불렸다. 강단 있고 뚝심 있는 정치인 박영선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활동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상생협력가’를 자처하며 소상공인과 대기업 간 문제를 원만히 조율하고 있다는 평이다. 

박 장관은 출마설을 꾸준히 부인해왔지만 최근에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1월 27일 한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 조금 진지하고 신중하게 생각할 시간을 달”고 말했다. 지난 9월 또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에선 “중기부에 와서 벌여놓은 일이 많고 챙겨야 할 일이 많다. 아직 정말 생각해볼 여유가 없다”고 밝혔는데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인물론에 시달리는 국민의힘에서 돋보이는 여성 주자다. 보수정당 여성 원내대표를 지냈고 국회의원 4선의 관록은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높여준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시장 자리에 도전한 경험도 장점으로 볼 수 있다. 나 전 의원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책 출판회를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과 나 전 의원 외에도 공식적인 출마의사를 밝히며 도전에 나서고 있는 여성들도 눈여겨봐야 한다.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이 가장 먼저 출마의사를 밝혔다. 박 전 구청장은 49세의 나이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구청장에 도전할만큼 능력과 뒷심이 있는 정치인이다. 그는 1월 11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의 심장인 서울에 다시 희망을 불어넣어 정권교체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1.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2.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 3.조은희 서초구청장/사진=뉴스1(1,2), 뉴시스(3)
이혜훈 전 의원 역시 출마의사를 밝혔다. 그는 “대권주자 시장이 자기 브랜드를 만드느라 서울시민의 삶을 팽개치는 정치 서울, 그 정치 서울을 끝낼 경제 시장이 필요하다”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경제전문가인 이 전 의원은 경제통으로 꼽힌다. 지난 4·15 총선에서 서울 동대문을에 출마했다가 여당인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패했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출마 대열에 합류했다.

◇서울에 잠룡 뜨나…우상호, 박주민도 꿈틀

여성 후보들의 출마러시가 도드라졌지만 ‘대선주자급’ 후보의 등장에 따라 서울시장 판도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선거가 5개월여 남은 만큼 그동안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인사들의 도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오세훈 전 시장은 출마 요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에서 유일하게 서울시장직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최근 서울시 ‘광화문광장 조성’ 공사에 대해 비판의 글을 남기면
서 출마설에 군불을 지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차기 대선 출마에 대한 포부를 밝히며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여권에서는 학생운동권 그룹의 맏형인 우상호 의원이 가장 적극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주변에 “서울시장을 끝으로 선출직 출마는 없다”는 각오를 밝히며 조직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문 당원들의 지지세가 견고한 박주민 의원 역시 공식적으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이미 출마 결심을 굳히고 물밑에서 팀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1.오세훈 전 서울시장 2.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3.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 4.우상호 민주당 의원 5.박주민 민주당 의원/사진=뉴시스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사실상 선언했다. 금 전 의원은 “원래 서울시장은 행정경험이 있는 행정가가 해야 되는 선거라고 생각했지만 내년 서울시장 선거는 대단히 정치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장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 그 선거에서 맡을 역할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말로 출마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이 밖에 야권에서는 지상욱, 오신환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야 ‘부동산으로 민심 잡기’ 총력전

서울시장 선거의 핵심 이슈로 더불어민주당은 ‘민생’, ‘권역별 발전전략’, ‘부동산’을, 국민의힘은 ‘부동산 정책’, ‘증세’, ‘성추행 사건’을 화두로 들고 나왔다. 정의당은 ‘성폭력’, ‘주거’, ‘기후’ 등 3대 위기 극복을 주요 정책 이슈로 꼽았다.

전셋값 파동과 보유세, 종부세 인상 등 고공행진하는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며 여야가 부동산 문제를 핵심 과제로 선택했다. 코로나19로 침체되고 있는 민생경제를 어루만질 정책으로 민심을 잡겠다는 판단이다.

11월 전국 주택 전세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30일 서울 도심의 아파트 모습/사진=뉴스1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10월 22일 원내 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가 ‘종부세 폭탄’을 터뜨렸다며 논란에 불을 붙였다. 그는 “종부세 대상자가 22% 늘어나고, 정부 세입은 최소 23%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어떻게 국민이
조세 저항에 나서지 않을 수 있겠느냐”며 비난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도 “집 한 채 가진 이유로 한 달 월급이 세금으로 나가야 한다”며 “정부가 잘못된 정책으로 서울 집값을 죄다 올려놔 내년엔 서울의 모든 구가 종부세 공포에 휩싸일 것이고, 종부세 최대 피해자는 서울시민이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 정책위는 부동산팀 등 분야별 대응팀을 산하에 둔 공약단을 출범시켜 보궐선거 공약개발에 본격 착수하고 있다. 공약개발단은 정부·여당의 부동산 규제 정책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한편, 규제 완화·공급 확대 정책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민주당과 부동산 정책 대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내 전략통인 김민석 의원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획단장을 맡았다. 김 단장은 민생 정책을 세부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권역의 균형 발전을 위한 맞춤형 계획을 준비해 야당의 부동산 공격에 대비할 계획이다. 그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정직하고 솔직하게 듣고 준비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강조했다.

선거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젠더이슈’에 대비해 당 소속 여성 3인을 대변인단(강선우, 고민정 의원, 배지영 박사)으로 내세우며 선거 기획단을 가동했다. 기획단의 공식 명칭도 ‘더케이(K) 서울 선거 기획단‘으로 확정했다. K-방역, K-뉴딜위원회 등에 이어 선거마저도 K브랜드에 기대 성추행 의혹과 부동산으로 성난 서울 민심을 뒤집어보겠다는 시도로 보인다.

정의당 역시 선거기획단을 가동시켰다. 배복주, 김윤기 부대표가 공동 단장을 맡았고, 류호정 의원과 정재민 서울시당위원장과 김영진 부산시당위원장을 비롯해 모두 8명, 남녀 동수로 구성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구성이 내년 선거를 ‘성 평등 선거’, ‘반성폭력 선거’ 원칙에 따라 치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더불어민주당에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11월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1
한편 최근 시작된 광화문 광장 재조성 공사가 보궐선거에서 여야 간 논쟁을 부를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당장 공사를 중단하라는 정치권과 시민단체, 계획대로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서울시의 입장이 맞서고 있다.

시민단체가 나서 광화문광장 사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와 무효소송을 준비 중인 것이 알려지면서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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