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이 쏘아 올린 '李朴 사면론'…野 "반성 전제, 사면 않겠다는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입력 : 2021.01.04 11:34
▲이명박 전 대통령(왼)과 박근혜 전 대통령(오른)/사진=머니투데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꺼내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에 대해 정치권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기본적으로 두 대통령의 사면론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지만, 이 대표의 '국론통합'도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선 중진인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묻지마식의 사면은 동의할 수 없다. 국민통합은 누구나 바라지만 사과와 반성 없는 사면 복권은 국민들께서 동의하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며 "특히 국민들과 당원들과의 소통이 없이 제기된 사면 복권이라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은 촛불의 힘으로,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소위 '플란 다스의 계'(다스 실소유자를 밝히기 위한 모금운동)로 구속이 됐다"며 "사면 여부는 국민들이 결정을 해야지 정치권이 결정할 수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5선 의원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방송에 출연, "지금 당내에서 반대가 많은 건 틀림없는 사실이고 그걸 모를 대표가 아니다"라며 "코로나로 인해 국민이 죽어나가고 경제가 어려운데 이런 상황을 극복하려면 국민의 뜻을 하나로 뭉치고 통합해야 한다는 기본적 판단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원들이 굉장히 격앙돼 있는데 꼭 그렇게 볼 것이 아니다"라며 "좀 쿨다운해서 냉정하게 상황을 봐야 한다. 여당은 국난극복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는데 그렇다면 이낙연식 접근도 생각해볼 발상의 전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사진=뉴스1




野, "반성 전제 사면은 이상한 이야기…文 대통령 나서야"


야권은 '두 대통령의 반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말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두 대통령의 사면은 문재인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나 "사면이란 게 대통령에 주어진 헌법상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판단을 해서 사면해야겠다고 하면 언제든 할 수 있다"라며 "이 문제에 대해 다른 사람이 얘기할 수 있는 그러한 성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기회가 되면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건의하겠다 하더니, 또 어제는 반성과 사과가 전제가 돼야 한다는 이상한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에서 항복한 장수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대우는 있다"며 "정치적 재판에서 두 분 다 억울한 점 있다고 주장하는 이런 사건에서 사과나 반성을 요구한다는 건 사면을 하지 않겠다는 말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결단을 기대하고, 이 대표는 하신 말씀에 대해 최소한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MB) 전 대통령 최측근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반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에 대해 "시중 잡범들이나 하는 이야기"라며 "당사자들은 2년, 3년에 걸쳐서 감옥 산 것만 해도 억울한데, 억울한 정치보복으로 잡혀갔는데, 내보내 주려면 곱게 내보내 주는 거지 무슨 소리냐"고 했다.

그는 "사면은 사면을 해 주는 사람의 의지와 사면을 받는 사람들의 생각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뤄야 한다"며 "사면하는 사람이 칼자루를 잡았다고 '너 반성해라, 사과해라'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역대 어떤 정권도 그런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李, 사면요건 갖춰…朴은 14일 대법원 재상고심 선고


특별사면 요건이 충족되려면 먼저 범죄혐의에 대해 형이 확정돼야 한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징역 17년에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았다. 

이와 달리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사면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국정농단 사건에서 뇌물수수 혐의와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혐의로 대법원 재상고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및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 혐의로 수사를 받아 2017년 3월31일 구속됐다. 이후 현재까지 1375일째 수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대법원 판결과 국민 여론을 보고 문 대통령에게 공식 사면을 건의할지 여부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전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를 긴급 소집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일단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려보겠다"고 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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