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NOW]송철호 울산시장, 배우자 '쪼개기 매입' 의혹에 "투기 아냐"

"배우자 재직시절 지인 부탁으로 구입했을 뿐…개발이익 노리지 않았다"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입력 : 2021.03.18 13:05
송철호 울산시장/사진=뉴스1
LH 사태로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가 예고된 가운데 송철호 울산시장의 배우자가 경기도 용인시의 임야를 '쪼개기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7일 다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송 시장의 배우자 홍모(68)씨는 2009년 7월 한 부동산 중개업체를 통해 경기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평창리에 소재한 임야 일부를 5929만원에 매입했다.

당시 송 시장은 정계를 은퇴하고 울산에서 변호사 활동을 했다. 2011년 정계 복귀를 선언한 송 시장은 선거에서 8번의 고배를 마시고 지난 2018년 '8전 9기' 끝에 울산시장에 당선됐다.

그런데 이 토지는 당시 부동산 중개업체가 홍씨를 포함해 총 91명에게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2년 뒤 해당 임야는 9개 필지로 분할됐고, 이 가운데 하나를 홍씨를 포함해 10명이 공동 소유 중이다.

홍씨 지분은 전체 3504㎡ 중 393㎡(약 118평)로 파악됐다. 해당 토지 지분은 현재까지도 보유 중인것으로 나타났으며 지난해 공직자 재산공개 때 송 시장은 토지 가치를 공시가를 반영해 927만원으로 신고했다.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송 시장과 홍씨는 울산의 아파트를 비롯해 부산과 제주에 임야, 밭, 창고용지를 갖고 있으며, 경북 영천에는 다가구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토지 신고액은 4억원, 건물은 10억원 상당이다.

토지 지분 쪼개기 매입은 기획부동산 등 특정 법인이 개발이 어려운 임야를 싼값에 매입한 뒤, 수십 명에게 공유 지분으로 나눠 비싸게 되파는 투기 수법으로 개발 이익을 노린 전형적인 투기 방식이다. 당시 토지 매입을 했던 부동산 중개업체는 폐업한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홍씨가 보유한 땅은 연결된 도로가 없는 맹지로 알려졌다. 다만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클러스터 설립 예정지가 10km정도, 영동고속도로 양지IC가 4km정도 거리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인근 원삼면에 SK하이닉스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세우는 등 개발 호재가 있다"며 "땅 시세가 10여년 전에 비해 4~5배 가량 뛰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송 시장은 18일 쪼개기 매입 의혹에 대해 "투기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송 시장은 "당시 구입한 토지는 공직자 재산신고 시 등록한 소규모 토지로, 개발이익을 노려 투자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송 시장은 "당시 6천여 만원을 들여 구입했는데 현재 공시지가는 투자액의 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구입 경위에 대해서는 "배우자가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을 당시 지인(제자)의 간곡한 부탁으로 구입했다고 들었다"며 "제자를 돕는 생각으로 땅을 사들인 것으로 보이는데 나도 당시 바쁜 일정으로 배우자에게 정확한 내용을 확인해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5일 울산시와 5개 구·군은 지역 주요 개발사업과 관련해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있는지를 규명하고자 합동 전수조사를 벌인다고 밝혔다.

송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LH 관련 사태는 그동안 성실히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워온 시민 여러분께 엄청난 허탈감과 실망을 안겨드렸을 뿐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불안감까지 높이고 있다"며 "우리 시와 구·군은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시민 여러분의 의혹을 해소하고 위법이 확인된 공직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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