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공직자 땅투기와 행복의 함수관계

머니투데이 더리더 송민수 기자 입력 : 2021.03.18 16:23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과 일부 공직자들의 땅투기 논란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작년부터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겹쳐 시중에 넘친 유동자금으로 집값이 광란의 도가니에 빠졌다.

그래서 정부가 3기 신도시 예정 지구를 발표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LH 사태가 돌발해 민심을 직격했다. 누구보다도 사명감과 윤리의식이 투철해야할 해당 공기업 구성원들이 개발정보를 이용한 땅투기가 드러난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나서서 민심을 수습하려 하지만 녹록치가 않다. 국민들은 백세 시대 노후 걱정에다 코로나19 여파에 집값 폭등 등 모든 사회적 이슈를 관통하는 경제에 민감해 있다. 한마디로 돈이며 물질에 대한 욕구가 강해진 형국이다.

이런 발화성이 내포된 시국에 터진 LH 땅투기는 블랙홀이 돼 버렸다. 국민의 보편적 정서에 반하는 불법행위가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부추기게 된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있지만 달리 이런 상황까지 몰고 온 우리사회 가치관을 짚어보게 된다.

지금 우리사회는 물질만능주의에 물들여져 있다. 초등학생들까지 미래 희망이 임대사업자라고 한다. 그런가하면 젊은이들은 집 사재기에 영혼까지 끌어다 쓴다는 ‘영끌’이란 신조어도 생겨났다. 한마디로 삶의 목적을 물질 소유에 둔 것 같은 사회풍조다.

이러한 현상이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인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심리학자들은 끝없는 물질 추구는 결코 행복감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인간이 물질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더 높은 단계의 욕망을 갖게 된다고 한다. 즉 사람의 물질적 욕망에는 만족 지점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한국의 생활수준이 부유하게 되었는데도 세계 국가들 중에 행복지수가 낮게 나온다. 다른 조사를 들여다보면 삶의 긍정지수도 낮다. 이는 만족감이 없이 계속해서 더 많은 것을 좇다보니 스트레스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도 진정한 선진국가처럼 보편적으로 사회적 기복이 없이 안정되고 평안한 일상을 향유하는 그런 ‘참살이(웰빙)’ 기반이 될 수 없을까? 법을 어기면서 단번에 수 억 수십억을 벌려는 사행성·투기성 세태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까?

지금 국민의 진노를 사고 있는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은 물질에 대한 과욕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실질과 명예를 모두 갖춘 최고 공공기업의 구성원들인데 그렇게 불법으로 일확천금을 노려야했을까?
새삼 자기 분수에 맞춰 만족을 느끼는 것이 바로 행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사회정치는 복잡한 세국이지만 자연은 희망을 가져다주는 봄이 시작되고 있다.


sms@mt.co.kr
PDF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