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국립현대미술관, 놀이란 무엇인가 고민한 전시《놀이하는 사물》전… 그리고 크래프트(공예)

머니투데이 더리더 최정면 기자 입력 : 2021.06.10 13:10
▲신혜림 시간의 비가 내린다, 이광호 집착, 연착, 이준아 작가, NOL작품이 보이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전시 전경./사진=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놀이하는 사물》전을 6월 10일(목)부터 다음해 2022년 2월 27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최한다.

전시를 보기 전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 호모 파베르(도구적 인간)개념을 이해하고 보면 더 흥미롭게 전시를 볼 수 있다.

놀이하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라 우리가 부르는데, 이는 인간이 도구를 만지는 행위 자체가 놀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인간은 끊임 없이 탐구화고, 탐색하는 과정을 반복하지만 그렇게 만은 살 수 없다. 즉 놀이를 통해 충전을 하고 에너지를 얻는다. 그리고 그 놀이과정에서 새로운 창의와 발전 가능성을 본다.

호모루덴스를 말하면 독일에서 공부한 사회학자 노명우를 떠올 릴 수 있다. 노명우는 독일과 유럽을 오가며 이방인으로 공부했다. 놀이하는 인간(호모 루덴스)그는 저서를 통해 ‘놀이하는 인간(사계절 2015년,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을 꿈꾼다. 독일의 사회학자 노르베르트 볼츠(문예출판사 2017년)는 우리가 놀지 못해서 아프다고 한다.

박종달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운영단장은 “호모 루덴스(Homo Ludens)는 감성을 강조하고, 호모 파베르(Hamo faber)는 지성을 뜻한다는 의미를 말하며, 인간은 재미 없이 의미만 추구할 수 없고, 의미 없이 재미만 추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가 도구(연장 등)을 사용해 물건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을 호모 파베르(Hamo faber)라 지칭한다. 첼로를 연주하며 줄리어드 음악학교를 졸업했지만, 신체적 장애로 첼로연주를 중단하고 19살에 만난 한나 아렌트(한길사, 2006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악의 평범성을 말한다) , "인간의 조건(한길사, 2019년)" 등 독일계 유대인 저자의 영향으로 사회학자의 길을 걷게 된 세계적 석학.

그는 전작인 ‘장인(21세기북스 2010년)’ , ‘투게더(현암사 2013년)’ ‘짓기와 거주하기(김영사, 2020년) ’를 통해 호모 파베르에 대해 탐색하고, 연구하고 있다. 단, 그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소비와 재화로 읽히는 물건을 지칭하거나 강조하지는 않는다.

그의 말을 빌리면 “장인은 생각하는 손이다” 생각하는 손은 장인이란 의미로 즉, 인간은 도구를 사용해 생각하면서 물건을 만들고 물건을 만드는 과정에서 상호작용 한다고 ‘투게더를 통해 말하고 있다. 최근작 ‘짓기와 거주하기(김영사 2020년)’를 통해 호모 파베르를 그의 통찰력으로 바라보며,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세계적 석학이자, 사회학자·실용주의 철학자 리처드 세넷은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놀이라는 사물 전>을 준비하며, 도화진 학예연구사는 도예를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다시 정의하며, 전시를 본 후 도예라는 기존 관념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9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밝혔다.

도 학예연구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생각하는 손으로 물성의 특질을 생각하며, 소통하는 공예를 말하고 있음을 미루어 짐작한다. 이 소통은 개인과 물성과의 소통일 수도, 개인 대 또 다른 개인과의 소통일 수도 있다. 그렇게 탄생하는 것이 우리가 말하는 물건의 탄생이며, 예술의 탄생의 순간이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를 지칭해 Makers(제작자)라 다시 개념화 했다. 만드는 사람. 즉 이는 장인을 뜻하는 말이다. 장인은 숙련된 기술로 도구를 사용해 일정한 시간의 축적을 통해 물건을 완성하는 사람이다.

산업화를 상징하는 대표적 장인들의 공간인 세운상가 지금은 사라진 곳에 서울시는 창작과 개발을 위한 공간인 세운 메이커스를 조성하고, 놀이가 이제 업으로 치환되는 산업화 시대에선 볼 수 없는 시대가 도래됨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다시 공예 이야기로 넘어가 이런 Craft(공예) 과정 속에서 장인의 머릿속 생각과 함께 손은 같이 움직인다. 우리가 쓰는 예술(Art)의 근원도 ars에서 온 말이다. 이는 techne(테크네) 그리스 사람들이 쓴 말을 번역한 말이다. 이것이 언어의 사회화를 거쳐 지금의 technic(기술)이 된 것이다.

전시를 보면 관객은 은박으로  둘러싼 원형 공간(Space)에서 유기적이고, 때론 분별, 분절되어 있는 공간 속에서 기술과 예술이 다르지 않고, 서로 같은 시간과 공간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또, 전시의 작품을 제작한 제작자들의 공통점은 축적된 놀이(노동)의 시간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놀이는 특별히 의미를 두기도 하지만, 의미 없이 자연스런 행동으로 다음 단계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놀이를 통해 추억과 기억을 남긴다. 그 추억과 기억들은 살아가면서 또 다시 저마다 사유화 되고, 때 마다 다르게 표현되거나 표출된다. 좋은 기억도 나쁜 기억도 결국은 삶에서 시간이 지나고 극복하면 추억과 유희(되돌아 갈 수 없는 시간의 축적이란 의미)가 된다.

예술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유와 사색 그리고 표현이거나 표출이다. 메이커들이 전시를 통해 선보였다면, 관람객이 느끼는 놀이에 대해 느끼고, 놀이를 추억하는 순간 이 전시는 비로소 완성된다 할 것이다.  

놀이는 쌓아 올리기도 하고, 깎기도 한다, 때론 한 땀 한 땀 짓기도 한다. 이것들의 물성은 금속, 세라믹, 천, 가죽 매우 다양하고. 다채롭다 그 물성의 특징은 저마다 다르지만, 작품에서 불확실성(세라믹 소재)도 볼 수 있으며, 불가역(가죽, 천 등)성도 볼 수 있다.

관람객은 더불어 다양한 재료를 관람객이 실제로 만지고 느낄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통해(책자 형식, 텍스타일 견본) 형식의 일상 소재의 친근하면서도 낯선 측면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호모 루덴스이자 파베르 8명(팀)의 놀이


▲현광훈 크로노그래프 메카닉을 적용한 핀홀 카메라./사진=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의《놀이하는 사물》전은 재료가 가진 고유한 물성과 숙련된 기술을 통합해 조화로운 사물의 언어를 ‘손’으로 빚어내는 호모루덴스(Homo ludens 놀이하는 인간), 즉 작가를 제작자(Makers)로 칭하고 그들을 조명하는 전시를 기획의도로 한다. 이를 통해 ‘손’의 능력을 활용해 창조적 ‘놀이’(유희)의 영역으로 작품을 승화시키는 8팀 서정화, 신혜림, 이광호, 이상민, 이준아, 이헌정, 현광훈, NOL이 참여한다. 그들이 호로 루덴스이자, 호모 파베르 이다.

작품을 통해 ‘제작’의 의미와 가치를 동시대적 경향으로 재생산하고 창작활동의 사회적 역할(예술의 역활)을 조명하고자 마련했다. 전시는 네덜란드의 문화사가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 1872-1945)가 인간을 “놀이하는 인간”으로 처음 명명한데서 시작한다.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현대사회(자본주의)에서 인간의 본성인 놀이하는 능력의 재정립과 필요성을 환기시키고, ‘놀이’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과정을 즐기는 것에 주목한다. 그는 인류 대부분의 활동을 노동으로 단순하게 환원시킬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의 행위를 ‘놀이’중심으로 ‘놀이하는 인간’으로 되돌림으로써 현시대의 비극을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찾기를 바랐다.

메이커들(Maker, 작가)은 ‘상상’이라는 정신적 매개로 ‘오브제의 변형과 재조합’이라는 행동적 놀이를 보여주며, 각각의 작품은 하나의 유희적 소통을 유발하는 매개체로서 역할 이들은 다양한 소재를 다루며 각자 쌓아온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저마다의 세계에 대한 새로운 관계와 사용을 위한 낯설지만 즐거운 규칙을 제안한다.

이광호, 서정화, 신혜림은 반복되는 과정과 다양한 재료들로 구성된 구조들로 하나의 새로운 풍경을 연출한다. 자발적인 행위가 거듭되면서 얻은 감각적 규칙과 질서들을 통해 관계하는 사물을 보여준다.

현광훈, 이상민은 정확하고 복잡한 움직임을 위해 정교하게 구성되고 미묘한 반응을 유도하는 가변성을 지닌 사물을 제작한다. 하나의 사물 안에서 유기적으로 분리·결합하는 운동성을 부여하기 위해 기계의 메커니즘을 섬세하고도 집요하게 엮어간다.

이헌정, 이준아, NOL(남궁교 오현진 이광호)은 내면 깊숙이 잠재되어 있던 개인적인 기억들을 형형색색의 시각적 표현으로 보여준다. 시각적 표현 및 기술과 결합하여 감각적으로 나타나는 행위의 흔적들을 통해 과정 지향의 작업세계를 펼쳐낸다.

김준기 학예연구실장도 어떻게 잘 놀 수 있는지 그 놀이의 의미가 무엇인지 20년 전 가나아트에서 놀이의 의미에 대해서 담론으로 고민을 했고, 지금도 큐레이터로 이어오고 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미술관은‘상상력 충전소’와도 같다”라며, “자신만의 재료와 상상력으로 저마다 즐거운 놀이를 창조하는 8팀의 작가와 작품이 장기간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위로와 새로운 영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계 교육프로그램으로 참여자가 직접 놀이방법을 제안해보는 활동지를 배포하고, 이준아, 신혜림, 현광훈 세 작가가 홀로, 짝꿍과, 여럿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 방법을 소개하는 온라인 영상을 교육 전용 온라인 플랫폼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미술관 누리집과 《놀이하는 사물》온라인 플랫폼(https://padlet.com/mmcalearning/Bookmarks)에서 확인할 수 있다.
choi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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