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호 서울 중구청장 "무상 보육·어르신 수당…구민 삶의 질 높일 것"

중구, 동(洞)이 하나의 작은 정부 되는 '동 정부' 개념 도입...주민자치 새 모델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입력 : 2021.09.01 10:09
▲서양호 중구청장/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서울시 중구의 인구는 12만 명에 법인 수는 13만 개다. 사람보다 기업이 더 많은 자치구다. 재정자립도는 서울시 자치구 중 강남구에 이어 2위를 기록한다. 머니투데이 <더리더>는 지난달 24일 서양호 중구청장을 만났다. 그는 “정치1번지가 종로라면 경제1번지는 중구”라며 중구 발전 전략에 대해 얘기했다. 

중구의 인구는 줄고 있다. 10년 전 인구는 15만 명에 달했다. 중구의 위치와 기능이 상업 중심이다 보니 교육·보육 등 아이 낳고 키우는 데 필요한 인프라는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서 구청장이 취임 이후 가장 많이 들은 민원이 ‘학원 찾아 강 건너 동네로 아이들을 실어 나른다’였다. 보다 좋은 학군으로 이사하기 위해 집을 내놓는 가구가 많았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갈 때 학생 18%가 중구를 빠져나가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중구의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학령인구는 1만5000명 남짓이다. 강남·송파 같은 대표학군의 5분의 1 수준이다.

게다가 65세 노인 인구는 2만4000여 명(19%)으로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많다. 서 청장은 “중구의 인구 지형은 대한민국 미래의 축소판”이라며 “한마디로 젊은이는 적고, 어르신은 많다”고 말했다.

서 구청장이 2018년 취임한 이후 내건 슬로건은 ‘중구민을 위한 도시 만들기’였다. 서울의 중심에 자리한 중구를 서울을 위한 도시나 대한민국을 위한 도시이기에 앞서 가장 먼저 ‘중구민’을 위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인구를 늘리면서 중구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서 구청장은 보육정책과 노인정책에 집중했다. 그가 가장 먼저 세운 정책은 ‘구 직영 교육 4+1’ 정책이다. 구 직영 교육 4종은 △중구형 보육 △중구형 초등돌봄 △원스톱 진로체험 버스 △중구 진학상담센터로 구성된다. 하반기부터는 초등 방과후 학교까지 구청 직영으로 전환해 ‘4+1’이 된다. 또 중구에서는 보육료 완전 제로, 어린이집 공공직영화, 친환경 급식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중구에서는 지자체 최초로 어르신을 위한 공로수당을 지난 2019년부터 지급했다. 정부에서는 소득 하위 70% 어르신에게 최대 30만원까지 기초연금을 지원하고 있다. 서 구청장은 “서울 1인가구 최저 생계비는 54만원”이라며 “그 간극을 조금이라도 메우기 위해 구에 살고 있는 저소득 어르신에게 매달 10만원을 드리는 어르신 공로수당을 지자체 최초로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7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 속도가 전국 자치구 중 중구가 가장 빨랐다. 중구는 지난 8월 20일 기준 자치구 최초로 코로나 백신 1차접종률 70%를 달성했다. 서울시 평균 접종률 47.9%에 비해 22.1%p 높다. 서 구청장은 “추석 연휴까지 전 국민의 70% 1차 접종을 달성하겠다는 정부 목표보다 무려 한 달을 앞섰다”고 말했다.

백신접종센터 두 곳을 마련해 직통으로 연결하는 전용 셔틀버스를 제공했다. 또 3일간 이상반응 확인 전화를 하며 관리했다. 접종자 동선, 백신 보관, 이상반응 시 신속대응 절차 등을 철저하고 세심하게 따져 준비했다.

서 구청장은 이런 행정적인 노력보다 구와 주민에 대한 신뢰가 쌓인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서 구청장은 “평소 공로수당 등 독보적인 어르신 복지정책으로 신뢰를 쌓아뒀고 어르신들께서 구청에서 하는 일이라면 믿고 우선적으로 참여해주신 덕분”이라고 했다.

서 구청장은 민선 7기를 되돌아보는 정책백서 <새로고침 중구>와 5권의 소책자로 이루어진 성과집 <중구에선 동(洞)정부로 통(通)한다>를 지난 7월 발간했다. 서 구청장은 “백서와 성과집은 지난 3년간 우리 중구가 얼마나 변화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성과집에는 주민 생활에 직접 도움을 주는 교육보육 정책과 노인 공로수당, 도심 공간혁신 주민자치 정책의 추진 과정이 담겼다.

서 구청장은 지난 3년 동안 새벽 5시에 일어나 자택 황학동에서부터 구청까지 걸어서 출근했다. 20분이면 걸어 오지만 동네를 둘러보고 주민과 대화하면 2시간이 넘었다.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주민과의 대면 접촉을 피하고 있다.

서 구청장은 지난 24년간 정당인, 국회의원 보좌관, 정치평론가 등을 지냈다. 2016년 이철희 정무수석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직을 사임하자 후임 소장직에 부임했다. 정치평론가였던 그가 구청장으로 출마한 이유는 뭘까. 서 구청장은 “다양한 문제의식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는 있어도 직접 실천할 수는 없는 아쉬움이 컸다”며 “구청장직은 주민 삶에 가장 밀착돼 있으면서 진정성 있게 생활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출마했다”고 밝혔다.

중구청사는 이전을 앞두고 있다. 지난 2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선정돼 8월 심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후 22년 설계 돌입, 23년 착공, 25년 최종 준공될 예정이다. 지금의 구청은 현 충무아트센터 부지로 옮기고, 구청 자리에는 도심제조업 지원공간인 ‘서울메이커스파크(SMP)’를 만들 예정이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민선 7기 보육정책과 노인정책에 집중했다고 밝혔다./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다음은 서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중구 정책백서 <새로고침 중구>와 5권의 소책자로 이루어진 성과집 <중구에선 동(洞)정부로 통(通)한다>를 발간했다

▶취임 후 3년이 지났다. 걸어온 길을 되짚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재정비해야 할 시점이다. <새로고침 중구> 안에는 9대 전략과제 23개 정책 40개 사업의 추진배경과 내용 등을 담았다. <중구에선 동정부로 통한다>에는 주민 생활에 밀착해 만들어낸 5가지 대표 정책 △동정부 △교육·보육 △어르신 공로수당 △도심공간 혁신 △주민자치의 3년간 추진 과정과 결과를 담았다.

-중구는 서울 자치구 인구가 가장 적다. 거주인구가 늘어나기 위해 어떤 정책을 진행했나

▶취임 초부터 어떻게 하면 젊은 인구를 모으고, 늘어나는 고령인구를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특히 인구 감소는 더욱 큰 문제였다. 구존폐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보육을 위해 ‘구 직영 교육 4+1’을 실시했고, 늘어나는 빈곤 어르신의 최저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월 10만원씩 드리는 ‘어르신 공로수당’을 도입했다.

-‘구 직영교육 4+1’ 정책은 어떤 정책인지

▶‘구 직영 교육’은 구청이 학부모의 돌봄조력자와 양육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한 아이가 중구에서 태어나 성인으로 자랄 때까지 필요한 교육·보육 서비스를 구청이 직접 지원하는 거다. 구 직영 교육 4종은 △중구형 보육 △중구형 초등돌봄 △원스톱 진로체험 버스 △중구 진학상담센터로 구성된다. 하반기부터는 ‘초등 방과후 학교’까지 구청 직영으로 전환해 ‘4+1’이 된다.

-영유아 보육이 무상이다. 다른 구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동안 영유아 보육이 무상이라고 하지만 1년에 한 아이당 많게는 200만원까지도 추가 비용이 들었다. 중구에선 이 비용을 전액 구청에서 지원한다. 국내 지자체 최초 사례다. 현재 중구의 43개 어린이집에 다니는 2000여 명의 아동이 혜택을 받고 있다. 민간위탁으로 운영되던 국공립어린이집도 전부 구 직영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금까지 23개 어린이집 중 13곳이 전환됐는데, 구 직영으로 전환될 때마다 어린이집 1곳당 보육교사를 최대 4명까지 충원해 교사 대 아동 비율을 낮추고 있다.

-중구에는 85세 이상 어르신과 독거 어르신 빈곤율이 서울에서 가장 높다. 대표적인 노인 복지 정책은 무엇인지

▶어르신 공로수당은 중구에 살고 있는 저소득 어르신께 매달 10만원을 드리는 복지제도인 ‘어르신 공로수당’을 전국 지자체 최초로 도입했다. 중구의 65세 이상 인구는 2만4000여 명으로 서울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많다. 이 중 85세 이상 어르신과 독거 어르신 빈곤율 또한 서울에서 가장 높다. 정부에서 소득 하위 70% 어르신에게 최대 30만원까지 기초연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서울 1인가구 최저생계비인 54만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어르신 공로수당은 최저생계비 간극을 메우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다. 2019년 2월부터 만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와 기초연금 수령자 1만1515명에게 처음 지급했고 지금은 대상자가 조금 늘어나 1만 3000여 명에게 지급되고 있다.

-동(洞)정부 개념을 도입했다. 어떤 정책인가

▶동이 하나의 작은 정부가 되는 것이다. 주민이 구청에 갈 일은 거의 없다. 생활 거점은 동 단위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업 권한, 예산, 인력은 구청에 집중돼 있었다. 쓰레기 배출, 골목길 청소, 경로당, 공원 관리처럼 동에서 처리해야 빠르고 정확하게 응답할 수 있는 일들도 처리가 느렸다.
동정부는 서비스와 행정의 중심을 동주민센터로 옮기는 것이다. 동주민센터가 하나의 정부처럼 주민 생활과 밀접한 공공서비스와 행정, 공공시설 운영까지 맡는 것이다. 주민자치에 가장 충실한 모델이다. 이렇게 77개 사무를 동으로 이관하고 힘있게 추진할 인력을 동별로 두세 명씩 보충했다.

▲서울 중구청사는 을지로 일대에서 충무아트센터 부지로 이전할 예정이다./사진=머니투데이 김휘선 기자
-중구청사가 이전을 앞두고 있다. 이전해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한다면

▶중구를 서·중·동 세 곳으로 나누면 주민의 70%는 중구의 동측에 산다. 반면 구청은 거주인구가 12%뿐인 중심부에 있다. 대다수 주민에겐 방문이 불편했다. 구청이 위치한 중심부, 을지로 일대에는 공구·조명·타일·인쇄 등 1만여 개의 제조업체가 모여 있다. 종사자 수만 3만여 명이다.

구민 밀착행정이 필요한 곳에는 그를 지원할 행정청사가 있어야 하고, 도심제조산업 지원이 필요한 곳에는 산업지원 공간이 있어야 한다. 구청을 주민의 70%가 거주하는 동측, 현 충무아트센터 부지로 옮기고 지금 구청 자리에는 도심제조업 지원공간인 ‘서울메이커스파크(SMP)’를 만들 예정이다.

-공간이 어떻게 바뀌게 될까

▶이전된 구청사에는 구의회·도서관·스포츠센터·어린이집 등 분산된 행정·복지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주민 70%가 걸어서 10분 이내 다양한 생활SOC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구청이 주민 가까이로 이전해 구민밀착형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현 구청사 부지엔 도심제조업에 날개를 달아줄 서울메이커스를 만든다. 소규모 제조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에 입주하고 교육도 받으며 경쟁력을 키우는 공간이다. 여기에 청년층의 직주근접을 실현할 400여 세대의 공공주택도 만들 예정이다.

서양호 중구청장
1967년 10월 15일 출생
숭실대학교 철학과
참여정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실 행정관
손학규 통합민주당 당대표 비서실 부실장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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