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사생결단 경선레이스, 금도는 지켜야...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1.09.01 09:16
"2012년 민주당 경선 때 치열하게 경쟁했잖아요. 후유증이 커서 통합이 좀 부족했고 결국 박근혜 후보한테 졌죠."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7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한 말입니다. 당내 대선 경선 주자들 간 '지역주의 논쟁' 등 네거티브전이 도를 넘자 각 캠프에 자제를 당부하며 '원팀' 정신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입니다. 
 
당 대표의 호소(?)에도 민주당 후보들의 소모적 난타전은 8월 정국을 시끄럽게 했습니다. 양강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과 이낙연 전 대표 측은, 폭력조직 출신으로 알려진 인물과 함께 한 사진들을 각각 공개하며 유착 의혹 공방을 주고받았습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의 경기관공사 사장 내정과 관련한 설전은 민주당 경선을 진흙탕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전 대표의 친일 발언이 발단이 됐고 황씨의 자진사퇴로 매듭지어졌지만 이해찬 전 대표가 수습에 뛰어드는 등 후보간 네거티브 공세는 임계치를 넘어선 모습입니다. 

국민의 힘 경선 국면 역시 과열과 혼탁을 오가며 당내 분위기가 '사분오열'하고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주도권 싸움은 제1야당의 취약성을 그대로 노출합니다. 

예비후보 토론회 개최여부, 당대표 탄핵 발언 등을 둘러싼 설전이 계속됐고 정체불명의 '비대위설'이 불거지는 등 이권 앞에서 허물어지는 허약한 체질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재보궐선거 때 야권이 똘똘뭉쳐 승리한 모습은 몇 달 새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직선제 이후 대선은 본선보다 경선이 더 치열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상대가 누가 나오든 일단 내가 뽑혀야 대권에 도전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피 튀기는 경쟁이 펼쳐질 수 밖에 없겠지요.  

2002년 민주당 경선에선 노무현 후보의 기세를 꺾기 위해 이인제 후보가 색깔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 유명한 "아내를 제가 버려야 합니까"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연설은 지금도 회자됩니다.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때는 이명박·박근혜 후보가 치열하게 맞붙었습니다. BBK 사건, 다스 횡령 등 이 후보 측에 제기됐던 의혹과, 박 후보를 상대로 한 최순실 관련 의혹 등이 불거졌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가 법원에서 사실로 인정되며 실체없는 네거티브는 아니었던 것으로 판명됩니다. 

'문재인' vs '비(非)문재인' 구도였던 2012년 민주당 경선 역시 분열과 갈등의 연속이었습니다. 여야 모두 후보 경선 과정의 잡음이 거의 없었던 2017년 대선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승부 추가 이미 기울졌던 탓이 큽니다. 

경선과정에서의 치열한 경쟁은 집권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지율 반등을 위한 흠집내기 경쟁이 계속된다면 본선 경쟁력이 떨어지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관계가 불확실한 비판, 작은 흠을 침소봉대하는 의혹 제기는 검증이 아니라 흑색선전에 불과합니다. 

여야 대선후보들이 검증을 핑계로 한 네거티브 공세를 중단하고 비전과 정책으로 대결하길 기대합니다.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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