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와 발전'…순천의 미래비전 착착

[인터뷰] 허석 순천시장

머니투데이 더리더 송민수 기자 입력 : 2021.09.10 09:48
▲허석 순천시장

최근 순천시에 연이은 낭보가 전해졌다.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여순사건 특별법)'이 지난 7월 20일 공포됐다. 23일에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지원 및 사후활용에 관한 특별법(이하 정원박람회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26일에는 순천만 갯벌을 포함한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머니투데이<더리더>는 지난달 허석 순천시장을 만나 이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여순사건특별법이 73년 만에 제정됐다. 순천시에서는 어떻게 준비하는지.


▶대학 다닐 때를 떠올려보면 이런 날이 올까. 사실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누구도 여수, 순천을 거론하지 못했다. 여수, 순천 하면 반란의 고장이고 좌든 우든 모두가 피해자였다. 그래서 대학 갈 때는 “나서지 마라” 이런 이야기를 너무나 많이 듣고 살아왔다. 

시장이 되고 나서 여순항쟁창작가요제를 개최하고 전국 최초 여순사건전담공무원 채용, 여순역사관을 조성하는 등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소병철 의원님, 서동용 의원님, 정말 헌신적인 노력으로 특별법 제정이 된 것 같다. 여기에 박소정 위원장님을 비롯한 전남 동부 지역의 숱한 여순 활동가들이 힘을 보태서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여순특별법제정 축하행사에서 허석 시장이 환영사하고 있다./©순천시
특별법 제정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73년의 아픔을 되뇌면서 진상을 규명하고 필요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손해 배·보상에 이르기까지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고 생각한다. 

순천시는 올해 말까지 여순10·19사건 진실규명신청 접수와 역사 자료 수집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향후 사료관 건립과 추모 공간 건립 등을 통해 여순사건의 역사를 올바르게 세워 평화와 상생을 향한 울림이 순천시를 넘어 전국에 퍼져나가도록 하려고 한다.



-정원박람회 특별법도 통과됐다.


▶소병철 의원 대표발의로 시작된 정원박람회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특별법을 통해 박람회 준비·운영뿐만 아니라 사후 활용까지 폭넓게 행·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이번 특별법 제정은 2023년 정원박람회뿐만 아니라 앞으로 10년 주기로 박람회를 개최하기 위한 초석이라고 할 수 있다. 박람회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도시 발전 전략이다. 박람회를 계기로 도시재생을 하는 것이다. 10년마다 박람회를 개최하여 도시 전체의 그림을 하나씩 하나씩 완성해나갈 것이다.

나아가, 박람회가 단순한 국제행사에 머물지 않고, 정원산업을 진흥하고 정원문화를 활성화하여, 모든 사람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건강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발전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준비해나가겠다.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 개최를위한 '시민정원추진단'발대식./©순천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2023년에 개최된다는데 준비 사항이 궁금하다.


▶정원박람회는 2023년 4월 22일부터 10월 22일까지 6개월간 순천만국가정원과 도심일원에서 개최된다. 주제어는 ‘정원에 삽니다’이며 부제어는 나만의 정원이다. 올해 1월 (재)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와 사무국을 구성하여 박람회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정원박람회의 랜드마크가 될 한반도 분화구 정원 조성 등 주요 사업과 관련해 산림청과 기재부를 찾아가 사업을 설명하는 등 국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박람회 기본계획에 따라 순천만습지 문학정원부터 국가정원과 동천을 아우르는 박람회장 조성을 위한 설계가 진행 중이며, 박람회 기간 중 회장운영, 문화행사, 안전관리 등 운영을 위한 운영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의 가장 큰 특징은 29만명의 순천시민이 참여하고 주도하는 박람회다. 이에 따라 읍면동 시민정원추진단을 출범하고 읍면동별 특화정원을 조성하고 있으며, 시민운동으로 화분 내놓기 운동, 나만의 정원 갖기 릴레이 캠페인 등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 도심, 전 시민 참여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못하는 일을 순천에서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2013년에는 박람회를 통해 정원을 만들었다면 2023년에는 박람회를 통해 정원이 삶이 되고 문화가 되고 경제가 되는 대한민국 1호 정원도시를 만들고자한다.
▲순천만습지./©순천시


-순천만 갯벌을 포함하여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다.


▶순천만 보전의 역사는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다. 민관학 거버넌스를 구성하고 전신주 지중화 및 철거,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 사업 등 순천만의 생물 서식지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이번 세계자연유산 지정도 지역 주민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순천은 2018년 선암사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고, 순천시 전역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 된 데 이어 유네스코 3관왕이 되었다. 또 세계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동시에 보유하는 도시가 되었다. 덕분에 제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위원이 되었다. 잠재목록에 등재된 낙안읍성도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유산 등재는 자부심만큼 보전관리의 책임과 의무가 뒤따른다. 내년에 해양수산부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국의 갯벌 통합 유산센터를 공모할 계획이다. 한국의 갯벌 5개 지역(순천, 보성, 신안, 고창, 서천)을 관리하는 통합 유산센터를 유치하여 습지의 통합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민관학 거버넌스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유네스코 세계문화·자연유산과 연계한 세계유산 명품투어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우리 시는 세계유산을 보유한 지자체와 함께 국제기구와 연대하여 한국의 갯벌이 북한의 문덕 습지와 중국의 보하이만 갯벌로 이어지는 ‘황해권역 갯벌 생명평화벨트’가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시민1호정원


-민선 7기가 1년여 남았다. 민선 7기 성과 중 2개만 꼽는다면.


▶제가 생각하는 첫 번째 성과는 직접민주주의 실현이다. 지난 3년간 광장토론, 별밤토크, 골목·천막 토론 등을 통해 현장에서 시민들과 만났다. 이외에도 쓰레기공론화위원회를 비롯하여 스카이큐브범시민인수위원회, 희망농정소통위원회, 신청사 시민참여디자인단 등 해묵은 과제 해결에서부터 시의 미래를 구상하는 활동까지 민관협력의 위원회를 활성화시켰다. 올해 초 시민주권담당관을 신설하고, 24개 전 읍면동 주민자치회를 전면 시행했다. 또한 

주민참여예산제, 주민세 환원 사업 등을 통해 시민의 참여와 결정권을 강화했다.
시의 주인은 시민이다. 저는 시민들에게 시장에게 부탁하지 말고 시민의 의견을 모아 당당하게 요구하라고 말한다.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 순천시는 직접민주주의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두 번째 성과는 3E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3개의 경제 오아시스를 만든 것이다. 3E 프로젝트는 순천시의 강점인 교육을 중심으로 생태를 경제로 연결시키는 우리 시만의 차별화된 경제정책이다. 이를 위해 발효, 마그네슘, 창업 3개의 오아시스를 만들고 있다. 승주읍 일대에 발효식품산업지원센터를 건립해 발효식품의 체계적인 연구개발과 산업을 육성하고, 해룡산단에 글로벌 마그네슘 상용화지원센터를 구축하여 소재 및 부품 산업의 혁신을 이루고자 한다. 

또한 호남권 최대 창업보육센터와 한국창업혁신센터가 창업의 허브이자 창업 연계 활동의 중심이 되어,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 오면 성공신화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의 땅 순천을 만들 것이다.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오아시스에 풀씨가 날아들고, 낙타와 유목민이 찾아오듯이 순천에 오아시스를 만들어 산업을 집적하면 사람이 몰려오고 기업이 몰려오고 돈이 몰려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래비전선포식./©순천시


-순천시의 현안은 무엇인가.


▶저에게는 여러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경전선 전철화 사업의 노선 변경 문제와 클린업 환경센터 조성, 그리고 공공의과대학 및 종합병원 유치, 수도권 공공기관의 순천 유치,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등이다. 과제를 할 때는 힘들어도 해내고 나면 그 이상의 보람과 성장이 남는 것 같다. 그러나 저는 주어진 과제만 해결하기 보다는 능동적으로 새로운 과제를 찾아내고자 한다.

지방자치 30주년을 맞이해 2050 순천시 미래비전을 발표했다. 더 나은 도시 미래를 위해 이제부터라도 아파트 신축과 택지개발을 제한하여 원도심 공동화현상을 막고 도시 관리 비용을 줄이는 것을 비롯해 역세권과 장천동 버스터미널 활성화와 순천교도소를 이전하여 박물관으로 만드는 것, 낙안권역과 승주읍권역에 대규모 관광·물류단지 조성,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 정원박람회 대비 혁신적인 범 시민운동과 지역대학 인재양성 장학금 보장 등도 고민하고 있다. 또 하나 과제는 30여 년 만에 전면 개정된 지방자치법으로 성큼 가까워진 광양만권 도시통합과 더 나아가 남중권 특별시 승격도 상상해본다.

저는 순천시 미래비전이라는 화두를 제시한 것이다. 여러 가지 이견과 이해관계가 있을 것이다. 순천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누군가가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과제라 생각한다. 앞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정치권과 전문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 후 중론을 모으고 공론화하여 차근차근 해결해나갈 예정이다.
▲정원도시의미래 순천 정원도시 비전 포럼./©순천시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은. 


▶여순사건 특별법과 정원박람회 특별법 제정, 순천만 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29만 순천시민의 염원이 하나로 모였기 때문에 이루어질 수 있었다. 현대사의 비극으로 남은 여순사건의 특별법 제정은 무려 73년이나 걸렸다. 이제 과거의 아픔을 끌어안고 치유할 수 있게 됐다.

30여 년 동안 순천시민이 지켜온 순천만 갯벌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우리 미래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최고의 자산이다. 정원박람회 특별법 제정은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 개최와 2050 순천 미래비전 ‘30만 정원 도시’ 실현을 위한 초석이 마련된 것이다.

저는 민선 7기 4년의 마지막 해가 아니라 임기 1년의 새로운 취임이라는 각오와 자세로 초심으로 돌아가 순천의 밑그림을 그려가겠다. 앞으로도 순천시의 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위해 힘차게 달리겠다.  

“시의 주인은 시민이다. 저는 시민들에게 시장에게 부탁하지 말고 시민의 의견을 모아 당당하게 요구하라고 말한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 순천시는 직접민주주의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허석 순천시장 PROFILE
-1963년 8월 20일, 순천 출생
-순천고등학교 졸업(31회)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순천시민의 신문 대표
-2015년 대한민국을 빛낸 위대한 인물 대상 수상, 언론발전부분경력
-제19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전라남도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
-새벽을 여는 노동문제연구소 소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ms@mt.co.kr
PDF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