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신뢰 잃어가는 대선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1.10.01 15:44
차기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여야 각당의 후보 경선 레이스가 종반전을 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권역별 순회경선이 마무리되는 10월 10일 과반득표율을 유지하는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됩니다. 해당 후보가 없을 경우 10월 15일쯤 결선투표를 진행한다는 일정입니다. 컷오프 탈락자를 통해 후보를 압축해가고 있는 국민의힘은 10월 8일 2차 컷오프로를 통해 본경선 진출후보 4명을 확정한 뒤 11월 5일 최종 대선후보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대선후보 선출이 코앞이지만 고발사주 의혹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이 불거지며 여야간, 후보간 난타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후보들의 비전과 정책, 공약의 검증대가 돼야 할 경선은 '공작설'과 '음모론'이 난무하고 있고, 정치권은 여야 유력 대선 주자를 둘러싼 의혹을 두고 ‘대리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10월에 있을 현 정부 마지막 국정감사장에 의혹 관련 증인들이 출석할 전망이어서 올해 국감은 현안보다 유력 대권 주자를 놓고 정쟁에 치우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번 경선에선 불미스러운 충돌도 잇따랐습니다. 9월 15일 민주당 경선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자가 이재명 경기지사 지지자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하루 뒤인 16일에는 국민의힘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자 4명이 같은 당 홍준표 의원을 폭행하려다 제지당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사건 직후 윤 전 총장 캠프가 “불미스러운 사안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유감을 나타내고, 홍 의원 쪽도 별도의 법적 조처는 하지 않기로 하면서 갈등이 봉합됐지만 맹목적 지지층의 일탈행동은 비전과 정책 경쟁을 기대하는 국민들에게 정치불신을 더욱 키웁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대선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해져 갑니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거나 "지지후보를 유보한다"는 등 투표 포기자들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유권자들이 후보 선택을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고발사주 의혹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에 대한 정치권의 대응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당과 후보들은 진실규명 보다는 대선에서의 유불리를 중심에 두고 사안을 재단하고 해석합니다. 사건 당사자들의 서로 다른 주장, 당과 후보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단면만을 진실이라고 외칩니다.

과거 대선후보 선출 과정에서도 후보간 네거티브와 진영간 소모적 대립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선거를 관통하는 최소한의 시대정신은 있었고 유권자들은 후보들이 내세우는 국가비전과 정책역량에 대한 차이점을 확인할 수는 있었습니다. 선택을 유보하고 있는 유권자들은 공수처·검찰·경찰이 내놓는 결과를 지켜본 뒤 최종 후보를 결정할 것입니다. 신뢰를 잃어가는 대선, 수사기관 발표만은 신뢰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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