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 라운딩 어때서···골프, MZ세대 놀이터로 만들다

A씨 사례처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은 주로 골프장 예약 플랫폼을 이용해 부킹한다. 10여 년 전만 해도 회원권 없이 라운딩하기 쉽지 않았다. XGOLF(엑스골프) 조성준 대표는 18년 전에 국내 최초로 온라인 골프 예약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온라인 골프 예약 서비스 XGOLF(엑스골프)는 지난해 기준 연 매출 112억원, 영업이익 32억원, 누적 가입자 89만 명 규모로 성장했다.

골프업계의 이단아로 불리기도 하는 조 대표는 늘 새로운 시도에 앞장선다. 골프장과 연습장에 키오스크를 도입했고 여름철에는 ‘반바지 라운딩’ 권장운동을 추진하기도 했다. ‘소비자 중심’ 사고가 바탕이 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조 대표는 골프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MZ세대의 등장에 또 다른 계획을 세웠다. 

골프 연습장을 젊은이들이 놀기 좋은 곳 ‘SNS 속 핫플레이스’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미 올해 오픈한 쇼골프타운, XGOLF연습장 김포공항점은 젊은 골퍼들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인식되면서 방문 인증샷이 SNS상에 퍼지고 있다. 늘 한발 앞서 새로움을 만들어내고 있는 조 대표를 만나 앞으로 계획을 들었다.

2030 세대가 골프인구로 유입되면서 이용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골프 플랫폼 사업자로서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과 맞물려 MZ세대 골린이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업계로서는 크게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특히 골프는 연령대가 높고, 접근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젊은 세대가 허물고 있다. 새로운 유저들이 유입되면서 골프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MZ세대를 잡기 위한 독특하고 다양하고 재밌는 마케팅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며 자극을 받는다. XGOLF도 젊고 트렌디한 마케팅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MZ세대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골프장 업계에 비회원도 예약을 쉽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해 대중화를 앞당겼다. 현재는 카카오, 골프존 등 대형사들이 잇따라 골프 예약사업에 뛰어들었는데, 현재 상황은
사업 초반에 골프장 예약 서비스를 만들고, 전국의 골프장을 다니면서 가입을 유치하는 과정이 무척 어려웠다. 2010년 정부에서 골프장 인허가에 대한 입장 변경으로 골프장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전국 골프장 수가 530개 정도다. 과거에는 골프장 유치를 위해 직접 찾아다녔지만 이제는 우리에게 찾아오는 상황이다. 골프장 스스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고객을 찾고 있고. 지금도 골프장은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예약사업에 대기업이 발을 들인 것 자체가 충분히 가치 있는 비즈니스 분야라는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날수록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진다. 대기업 또는 경쟁업체라고 무조건적으로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배울 점이 있으면 배워서 XGOLF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직원들에게도 늘 강조하는 점이다.

18년 동안 한길을 걸어오면서 회원들과의 관계에서 깊은 신뢰가 누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의 입지는 변한 것이 없다. 앞으로도 소비자에게 집중하는 모습 보여드릴 계획이다.

4차산업 시대, 골프산업에도 다양한 변화가 생기고 있다. 골프장 키오스크도 그중 하나로 업계에서 가장 먼저 도입했다. 현재 도입 현황은
키오스크는 골프장, 골프연습장에 필요한 서비스를 고객 입장에서 불편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발상에서 탄생했다. ‘효율적인 시스템’을 위해서 선택한 것이 키오스크다. 고객은 안내 데스크에 줄을 서지 않아도 빠르고 쉽게 예약할 수 있다. 신용카드, 간편페이 등 결제 시스템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키오스크는 수도권을 기점으로 점차적으로 확대 중이다. 전국 곳곳에 위치한 1만 개의 연습장 중 일부분이지만 키오스크 도입 이후 인력운영 및 고객 이용편의성이 크게 개선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도 XGOLF연습장 장한평점과 쇼골프타운/XGOLF연습장 김포공항점에는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어 활발하게 이용 중이다. 동종업계에서 벤치마킹 문의가 지속적으로 오는 상황이다.

‘골프장 내 반바지 착용 권장 캠페인’을 시작으로 ‘골프 문화 운동’을 이끌어가고 있다. 계기가 있었다면
예전 국내 골프장들은 권위주의 성향이 강했다. 그래서 쓸데없이 엄격한 골프장 문화를 바꾸고 싶었다. 외국에서는 편안한 복장으로 라운드를 즐기는데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한여름에 긴바지를 착용하고 라운드를 하는 건 즐기는 것이 아닌 고통이라 생각했다. 

트렌드가 변한 지금 불필요한 규제는 완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4년도 첫해엔 10개 골프장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전국 200개 골프장과 반바지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MZ세대들의 골프인구가 늘어난 지금은 국내 골프 문화가 더욱더 자유롭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공급자 중심이던 골프장 운영 방식을 소비자 중심으로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런데 최근 골프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판세가 완전히 바뀌었다. 어떻게 생각하나
수요와 공급에서 오는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XGOLF를 처음 시작했을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골퍼들의 수요를 채워주기엔 골프장이 턱없이 모자라고 대부분 회원제 골프장이라 고가의 회원권으로 인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에는 많은 장벽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골프는 하나의 스포츠로 자리매김했고 대중화에 가속도가 붙었기 때문에 해외 골프가 재개되고 골퍼들이 분산되면 다시 소비자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XGOLF는 최근 소비자 만족 10대 골프장을 선정했다
골퍼들이 직접 경험한 생생한 골프장 이용후기를 바탕으로 진정 소비자들이 만족하는 골프장을 소개하고자 2014년부터 ‘소비자 만족 10대 골프장’을 매년 선정하고 있다. 일반 골퍼들이 쉽게 갈 수 없는, 누가 봐도 좋은 골프장이 아닌 소비자인 골퍼들의 입장에서 정말 좋은 골프장을 소개하고 싶어 시작했다. 

처음에는 기존의 다른 10대 골프장, 코스 등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골퍼들과 골프장도 회를 거듭하며 많은 인식의 변화가 생겼다. 특히, 소비자들인 골퍼들의 평가 후기에 신경을 쓰며 골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하는 골프장이 많아졌다. 골프장과 골퍼들이 소통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여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골프연습장과 골프장 위탁운영 사업으로 오프라인 사업도 확장하고 있는데…
오프라인 연습장 운영에도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XGOLF연습장 장한평점을 5년 가까이 넘게 운영하며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현재 1호점인 논현점과 직영으로 운영 중인 XGOLF연습장 장한평점(2호점)에 이어, 2월 강서구에 서울 최대 규모 쇼골프타운·XGOLF연습장 김포공항점을 오픈해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기존 ‘골프 연습장=어르신들 놀이터’라는 개념을 바꿔 젊은이들이 주로 찾는 ‘재미있는 연습장’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오픈한 쇼골프타운/XGOLF연습장 김포공항점은 그 계획이 실현된 곳이다. SNS 속에 쇼골프를 살펴보면 젊은 골퍼들이 꼭 와보고 싶어 하는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며 각종 방문 인증샷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각종 골프 예능 및 유튜브 촬영 장소로 각광받고 있고 유명 연예인도 방문한다. 젊은 층이 자주 방문하는 만큼 재밌고 독특한 프로모션을 매월 준비해 놀기 좋은 연습장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골프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골프의 매력은 늘 새롭다는 것이다. 같은 골프장, 같은 코스를 쳐도 날씨나 나의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는 운동이라 매력이 남다른 것 같다.

핸디와 사용하는 클럽을 소개 부탁드린다
일하느라 골프를 칠 여유가 없었다. 잘 치는 골프보다 사람들과 어울리며 즐기는 골프를 좋아한다. 젝시오 브랜드의 클럽을 사용하지만 브랜드에 크게 신경 쓰는 편은 아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그동안 쌓은 운영 노하우와 코로나19 이후 재조명된 대표 비대면 서비스 키오스크(골프연습장 타석 예약 전용 무인화 시스템)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플랫폼 확장을 위해 직영 연습장과 XGOLF 파트너 연습장 발굴에 집중할 예정이다. 현재 XGOLF 파트너 연습장 대성골프클럽(경기 인천)을 시작으로 캐슬렉스 이성대(경기 하남), 조광컨트리(경기 광주), 웅진플레이도시(경기 부천), 그린필드(경기 안양)와 파트너 연습장 제휴를 맺었고 전국적으로 확대 중이다. 그 외에도 골프장 위탁운영, 은퇴를 앞둔 5060세대를 위한 해외 골프 부킹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PROFILE
1998~1999년 Moneystore
2001~2003년 W.B.S
2003~현재 (주)그린웍스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