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분석]김동연. 정치세력 교체의 조건, ‘경험’을 넓혀라

독자적으로 대선판 흔들기 한계…단일화 통해 지각변동 가능성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입력 : 2022.01.03 10:26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새로운물결'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사진=뉴스1 제공

제3지대에서 대선까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는 관가에선 입지전적 인물로 통했다. 정부 내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전문성과 기획력, 추진력을 갖춘 ‘외유내강형’ 인사로 꼽혔다. 김 후보는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과 소통능력을 인정받아 문재인 정부 첫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임명됐다.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일자리 확대, 중소벤처기업 활성화 등 문재인 정부가 중점 추진했던 경제정책 전반을 지휘했다. 하지만 부총리 재직시절 최저임금 등으로 정부와 갈등을 겪으며 사의를 표했다.

김 후보는 이데올로기나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물결’을 창당, 제3지대를 구축하며 독자적인 정치행보에 나서고 있다. 김 후보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거대 양당이 아닌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출마한 것처럼 최선을 다해 제 길을 뚜벅뚜벅 가겠다”는 말로 출마의 변을 밝혔다.



바이오그래피
판자촌에서 경제부총리로…



1957년 충청북도 음성에서 태어난 김 후보는 12세 때 부친이 돌아가셨다. 이후 가세가 기울어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에 살았다.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 판자촌이 철거되면서 경기도 광주로 쫓겨났다. 공부를 잘했던 김 후보는 덕수상업고등학교 재학 중 한국신탁은행에 취직했다. 이후 야간대학교인 국제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6회 입법고시와 26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장학금을 받으며 유학길에 올라 미시간대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김 후보는 보수와 진보정권 모두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참여정부에서는 ‘2030년을 목표로 국가의 비전과 정책 방향, 실천을 위한 전략’을 담은 ‘국가비전 2030’ 작성을 주도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2차관, 박근혜 정부에서 초대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역임했다.

국무조정실장 사임 후 아주대 총장을 지냈다. 총장 재직 때는 외부모금으로 장학금을 조성,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해외연수 경험을 돕는 ‘After You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총장 연봉의 40% 기부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경제부총리에 올랐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에 비판적 시각을 내비치며 청와대 정책참모들과 엇박자를 냈다. 정부와 갈등이 커지면서 2018년 11월 만 34년간의 관료생활을 마무리했다. 퇴임 후엔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을 설립해 사회·경제·교육 문제와 관련해 강연 활동을 이어왔다.

지난해 초 여야로부터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제안을 받았지만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모두 고사한 바 있다.



핵심 키워드
‘정권교체’보단 ‘정치세력 교체’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새로운물결'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당원들이 '생각을 뒤집어라' 슬로건이 적힌 현수막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뉴스1 제공

김 후보는 지난해 8월 자신의 고향인 충북 음성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기존 정치 세력에 숟가락 얹어 탑승할 생각 없다”면서 “정치 벤처 기업에 근무하는 심정으로, 뜻과 실천을 위한 세력을 모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야당이 주장하는 ‘정권교체’보다 ‘정치세력 교체’를 강조한다. 그는 “정치권의 철지난 이념 싸움을 비판하며 미래를 위한 이야기를 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이끌겠다. 세상을 바꾸는 건 일반 시민, 우리 주위의 평범한 이웃들이다. 소수의 정치 엘리트, 고위관료, 사회지도층이 아니라 다수 시민이 목소리를 내고 즐겁게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정치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역설한다.

김 후보의 또 하나의 키워드는 ‘충청대망론’이다. 선거마다 캐스팅보트로 떠오르는 충청권을 기반으로 정치를 시작한 그는 지역을 업고 여야 힘겨루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충청권이 첨예한 지역주의 중간에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오히려 통합을 리드해나가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약 점검
‘권력 구조 개편’과 ‘기득권 깨기’


▲제3지대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후보가 국회 소통관에서 1호 대선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공

김 후보는 1호 공약으로 ‘공무원 개혁’을 들고나왔다. 구체적으로는 정원 20% 감축, 정년 폐지, 행정고시 폐지 등을 내세운다. ‘공무원 철밥통’을 깨고 ‘유연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생명·안전·건강·복지 분야를 제외한 일반 행정 공무원의 수를 퇴직 공무원의 절반만 충원해 20%를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5급 행정고시 폐지도 주장한다. 9개 등급인 공무원 직급을 6개 등급으로 축소하고, 5급은 민간 경력직 및 내부 승진으로 충원하며 7급 채용 확대를 언급했다.

2호 공약으로는 ‘국가 균형발전을 통한 5개의 서울 만들기’를 제시했다. 전국을 5개 초광역도시 메가시티로 구성하고 고향인 충청에는 혁신도시 공공 이전을 약속했다.

교육과 관련한 3호 공약도 눈길을 끌고 있다. 김 후보는 자신이 어려운 환경 때문에 특성화 고등학교와 야간 대학을 졸업했다. 누구보다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부종합전형 폐지 및 수시 단순화와 수능 2회 실시 및 중기적 자격시험화를 주장했다. 또 서울대 학부 지방 이전 및 거점대학 육성을 언급했다. 교육부 폐지와 국가교육위원회 개편도 포함돼 있다.

김 후보는 코로나19 손실보상과 관련해 “손실보상금은 ‘선(先)지원 후(後) 정산’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손실보상률도 기존 80%에서 100% 지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거대 양당후보들은 자영업자 손실보상금에 대해 50조원, 100조원 지원 등 실현 가능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한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꾸자는 공약도 있다. 김 후보는 개헌만을 논의하는 1년 임기의 ‘헌법개정국민회의’를 통해 새 정부 출범 1년 내 개헌안을 도출하고, 도출된 개헌안으로 2023년에 국민 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일정을 밝혔다. 그러면서 2024년 총선과 제21대 대선을 동시에 실시해 제7공화국을 출범시키는 안을 제안했다.



김동연의 사람들



김동연 새로운물결 선대위 캠프에서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던 조정훈 의원(시대전환 대표)은 대표적인 김동연계 인사로 분류된다. 조 의원은 세계은행에서 근무할 때 김 후보와 3년 간 ‘사수와 부사수’로 지낸 인연이 있다.

새로운물결의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아 김 후보를 도운 법무법인 주성의 최윤철 대표변호사는 충북도당위원장에 선출됐다. 최 위원장은 김 후보의 정치적 기반인 충남의 상징적인 역할을 맡으면서 향후 대선가도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한국공유정책연구원 송문희 정책연구실장이 대변인으로 활약 중이다.

새로운물
▲대선판에 등장한 AI아바타 윈디를 송문희 대변인이 소개하고 있다./사진=뉴스1
결은 소수정당으로 인력이 부족하다. 캠프 역시 소수정예로 슬림화돼 있다. 이에 김 후보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영입인재 1호를 AI대변인 ‘에이디’로 정한 것도 그런 이유다. 김 후보는 “인공지능 기술로 태어난 가상인물로,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논평 등을 낼 예정”이라며 “선거 캠페인에서도 과학기술에 기반한 획기적 변화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정치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며 국민의 짐이 된 지 오래”라며 “거대 양당은 매년 수백억원씩 국민의 혈세로 경상 보조금을 받고 있고, 선거 때마다 엄청난 비용을 쓰고 있다. AI 대변인은 기존의 선거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김동연의 리스크
정치경험 없지만 대선판 흔들 키맨



김동연 전 부총리의 가장 큰 약점은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창당 이후 충청권을 기반으로 제3지대를 구축 중이지만 독자적으로 대선판을 흔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평이다.

하지만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가 변수다. 당분간 독자행보를 걸으며 지지율을 끌어올린 뒤 여당 혹은 야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대선판에 지각변동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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