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울시 주택정책실장 “스피드 주택공급 막는 규제 완화돼야”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송민수 기자 입력 : 2022.01.06 15:35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사진 김휘선 머니투데이 기자

“지금의 부동산 시장이 불안한 것은 주택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공급에 따른 시장안정을 강조한다. 부동산 가격 폭등이 공급을 외면한 채 수요억제 정책에 매달린 결과라는 데 공감한다.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는 양질의 주택을 시장에 빠르게 공급하는 ‘스피드 주택공급’ 정책을 펼치고 있다. 공급에 대한 확실한 ‘시그널’을 통해 주택 수요자의 불안 심리를 잠재워 시장 안정화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주택정책을 일선에서 지휘하고 있는 김성보 실장을 만났다.

-‘스피드 주택공급’ 정책을 통해 서울 시내에 8만 가구의 주택 공급이 신속히 이뤄지게 됐다. 진행과정이 궁금하다
서울시는 주택 시장 안정화를 위해 연 평균 8만호, 2030년까지 80만호 공급을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다.
현재의 부동산 시장 불안은 원하는 곳에 원하는 만큼 주택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5월 빠르게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재개발사업 추진에 발목을 잡던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재개발 6대 규제 완화방안」을 발표하고 주택 공급의 활로를 뚫었다.

원활한 주택 공급을 위해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공공이 서포터가 돼 민간 정비사업을 지원하는 신속통합기획을 도입했고, 시민들의 호응이 높다.
가장 큰 장점은 사업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성과 사업성이 균형을 이루면서 지역 여건과 주민의 요구에 맞는 정비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올해 첫 재개발후보지 공모에 102곳이 신청했고, 25곳 내외를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여의도 시범, 대치 미도, 송파 장미 1·2·3차 등 수년간 사업이 멈춰 있었던 재건축 단지에서도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주택공급을 위한 행정절차도 정상화됐다. 지난 4월 이후 지지부진했던 각종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대해서 각종 심의·인허가를 신속하게 처리하며 4만9000세대가 착공을 앞두고 있다. 또 1만7000세대가 준공되었거나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물량들이 풀리면 일부나마 주택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이후 추가적인 주택 공급계획이 궁금하다

서울시는 앞으로 2030년까지 연 평균 8만호, 총 80만호의 신규 주택 공급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간 주택 공급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재개발, 재건축을 가로막던 각종 규제를 완화해 50만호를 공급했다.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한 장기전세주택을 비롯해 민간의 토지와 공공의 재원이 결합한 ‘상생주택’, 토지주들이 일정 면적 이상을 모아 공동주택을 지으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모아주택’ 등 새로운 유형의 주택공급모델도 발굴하고 있다. 수요자 특성에 따라 주택 유형을 다양화해 30만호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임 시장의 서울시 부동산 정책과 오세훈 시장 정책의 가장 큰 차별점은 무엇인가

‘2020년까지 서울시는 ‘공적임대주택 24만호’와 ‘추가 8만호’ 등을 통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정책을 추진해, 저소득층과 청년·신혼부부 등 사회적 배려계층의 주거안정에 상당부분 기여했다고 본다. 
(※ ‘2021.11월 현재 367,515호, 공공임대주택 재고율 9.8%)

하지만 공공주도의 공공임대 공급위주 정책을 추진해 수혜계층이 제한적이었다.
정부의 부동산·금융·세제 관련 규제로 인해 공공이 주도하는 공공임대 위주 정책을 고수해 민간 주택시장 안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집값상승으로 인해 박탈감을 느낀 저소득층을 공공임대주택에 고착화시켜 ‘주거사다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외부의 부정적 인식에 따른 사회적 낙인효과 등 매우 오래전부터 공공임대주택이 가지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소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현재는 민관상생을 통해 민간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다양한 수요계층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확대 전환하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서민 주거안정과 주택시장 안정을 보다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여건에 직면해 있다. 이를 위해서 과거 공공주도 정책에서 민관상생을 통해 민간과 협력하고 민간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정책으로 확대전환 중이다.

우선, 지난 ‘21.5월 발표한 ‘재개발 활성화’ 및 ‘21.10월 ‘2030 미래서울비전’에 따라 신속한 주택공급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완료했다. 저렴한 공공주택 공급은 지속적으로 확대하되, 토지임대부 및 지분적립형 분양주택과 같이 입주부담을 덜고 안정적으로 거주하며 내집마련을 이룰 수 있는 ‘공공자가주택’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계층의 실수요자에 대응할 수 있도록 양질의 주택공급을 확대하고 중장기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기반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영구·국민·행복주택 등 기존 공공임대주택보다 다양한 소득계층에 대응할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민간토지를 임차하여 그 상부에 공공이 건설하는 ‘상생주택’과, 저층주거지의 주거환경개선 및 신규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모아주택’ 등 새로운 민관협력 모델도 적극 검토 중이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사진 김휘선 머니투데이 기자

-오 시장 취임 이후 지금까지 실질적으로 착공하거나 준공한 부동산 물량은 어느 정도인가
‘2021.4월부터 12월 초까지 계획수립~인허가~착공·준공 등 주택공급 행정절차가 추진 중인 물량은 총 8만6000호를 상회하고 있으며, 착공 중이거나 준공된 물량은 1만7000호 이상이다.
2022년부터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신속통합기획 및 각종 규제완화의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며, 이에 따라 주택공급 속도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스피드 주택공급’ 정책의 한 축을 맡은 상생주택(7만 가구) 관련 예산이 서울시의회에서 대폭 삭감됐다. 공급 물량의 차질이 예상되는데 대안이 있다면 무엇인가
서울의 주거복지 정책은 불안정한 전세시장 보완과 다양한 주택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세형 임대주택인 장기전세주택의 공급 확대가 시급하나, 시의회에서 예산이 조정된 점은 크게 아쉬운 부분이다.
그럼에도 적기에 장기전세주택 공급을 추진하고자 내년도 상반기에는 상생주택의 세부 운영기준 마련했다. 대상지를 공모·선정하여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근거로 시의회에 상생주택 사업의 타당성을 제시해 설득해나가겠다.

서울시에서는 기존 제도를 통한 신속한 공급과 민간의 토지에 공공의 재원을 결합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 등 새로운 유형의 ‘상생형 장기전세주택’ 도입 등 다양한 공급 확대방안을 마련하여 2026년까지 5년간 7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기존제도를 활용한 장기전세주택과 민간과 협력을 통해 공급하는 공공주택 예산편성 등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다

-재건축에서 항상 거론되는 여의도, 압구정, 대치, 잠실 등 주요 단지의 사업 추진에 대한 서울시 입장이 궁금하다

수년간 멈춰 있던 주요 재건축단지(여의도, 압구정, 은마, 잠실 주공5단지)도 주민대표들과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가지며 주민의견이 반영된 재건축 사업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실무검토와 행정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조만간 지구단위계획 등 관련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한강변 15층 층고제한 폐지, 노후아파트 흔적남기기 재검토 등 그동안 주택공급을 저해했던 여러 도시규제가 조금씩 풀리고 있는 상황이다. 신속통합기획에 대한 기대도 크다. 일반재건축단지뿐만 아니라, 여의도 시범, 압구정3구역 등 주요 재건축단지에서도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해 추진 중에 있다.

물론 우려의 말씀이 나오는 부분에 대해 공감한다. 최근 부동산 가격 동향을 보더라도 전반적으로는 상승세가 멈췄지만 강남 지역은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현상에는 안전장치가 중요하다고 보고 시에서는 조합원 지위양도 조기화 법안을 직접 제안한 바 있다. 조합원 지위를 사고파는 것을 막아보도록 하는 법으로 여야 법안 상정 요청 중이다. 이 법안이 만능은 아니기 때문에 이외에도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 초과이익환수제 등 다른 규제가 완화되지 않으면 신속통합기획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들 말하고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어떻게 보나
부동산 정책의 큰 틀을 짜는 정부와 국토부의 스탠스가 그대로인데, 서울시가 갖고 있는 권한 내에서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주택공급 확대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신속통합기획은 민간주도 개발에 공공이 서포터가 돼 정비계획 수립 초기단계부터 각종 계획과 절차를 지원하는 제도다. 사업시행과 설계자·시공사 등은 주민이 선정하는 방식으로 민간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서울시가 개입해 절차를 간소화하고 사업기간을 단축하는 등 공공성과 사업성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특히, 신속통합기획을 적용받아 도시계획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하고 건축·교통·환경 심의를 통합하는 절차간소화의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지역의 인문·자연환경과 경관자원을 반영한 창의적인 건축디자인을 유도할 수도 있다.
이런 모든 과정을 통해 민간 주도 정비사업의 한계로 꼽히던 공공성도 담보하고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성도 확보할 수 있어 주민들과 공공 모두에게 이롭다.

따라서, 주택공급 측면이든 도시경관측면에서도 신속통합기획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다만, 분양가상한제나 초과이익환수제와 같은 재건축을 가로막는 규제가 완화돼야 신속통합기획과 시너지 효과를 내 주택 시장이 안정화의 길로 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서울시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 요청에 정부·여당은 집값 불안을 이유로 반대하며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어 향후 오 시장의 부동산 정책에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해법이 궁금하다
재건축을 시작하는 단계인 안전진단 제도 강화는 주택공급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규제다. 서울시가 최선을 다해 주택공급 확대의 단초를 만들어간다 해도 실질적 권한을 갖고 있는 중앙정부가 규제를 완화하지 않는다면 주택 공급 실효성에 한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최소 4~5년이 소요되는 재건축의 특성상 지금 절차가 늦어지면 향후 5년 공급 일정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 정부의 정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서울시는 민간 재개발에 이어 재건축에도 ‘공공기획’을 전면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제2의 대장동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신속통합 기획은 민간의 정비사업을 공공이 서포트하는 것으로 정비사업의 주체는 ‘민간’이다. 최근 논란이 된 대장동 건은 민간개발사업을 공공·민간 공동개발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한 것으로 신속통합기획과 개발사업의 주체권한이 다르다.
신속통합기획은 공공이 정비사업을 지원할 뿐 직접 참여하지 않으며 사업시행과 설계자·시공사 선정 권한 등 민간정비사업 고유의 주민 권한들이 그대로 유지된다.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정비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일이 없도록 안정화 대책도 마련했다.

신속통합기획 민간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되는 즉시 건축허가 제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추진하고 특별점검반을 파견해 부동산 교란행위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서울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린다

강북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도시라면 강남은 계획도시이기 때문에 여러 차이가 있다. 강남북 균형발전과 격차 해소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주택 역시 재개발·재건축이 추진되면서 어느 한 지역에 집중되지 않도록 지역 간 균형을 맞춰나갈 것이다.
민간재개발사업의 경우 매년 공모를 받아 후보지를 선정하는데 올해 25곳 내외 후보지가 곧 선정을 앞두고 있다. 지역별 안배를 고려하여 최종 선정이 될 것이다.

작은 정비사업들도 함께 추진된다. 특히 노후주택과 신축주택이 혼재돼 대규모 정비사업이 어려운 강북권의 경우 노후된 다세대, 다가구 주택이 많아 주거환경이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을 그대로 둘 수 없기 때문에 저층주거지역 대상으로 주차장, 공원 등을 확보하고 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주는 가로주택정비사업, 소규모 재건축·재개발과 같은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을 통해 주거환경이 개선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나가고 있다.

이외에도 가로구역별 건축물 높이 관리계획을 재정비해 지역 현황이나 여건 등을 고려한 높이 산정으로 지역 특성을 반영한 균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하계5단지와 같은 노후 공공주택단지의 재정비 사업(34개 단지)이나 강북권의 열악한 공공주택 사업 개선 등을 통해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고,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해나갈 예정이다.

PROFILE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
現 주택정책실 실장/주택건축본부 본부장/주택건축본부 주택기획관/도시재생본부 재생정책기획관/홍익대학교 도시계획학과(박사)/서울시립대학교 건축공학과(학사)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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