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NOW]사라지는 '꿀벌', 양봉농가 '비상'…대책마련 부심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입력 : 2022.03.15 12:00
▲8일 오후 경남 남해군 고현면 길가에서 꿀벌 한 마리가 노란 산수유꽃 주변을 분주히 날아다니고 있다./사진=뉴시스
전국의 양봉농가에서 꿀벌이 집단 실종됐다는 조사가 발표됐다.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확인되던 '꿀벌 실종 현상'은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다. 피해를 입은 지자체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5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 1월 7일부터 2월 24일까지 전국 9개도 34개 시·군 99호의 양봉 농가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전국에 걸쳐 꿀벌 폐사가 발생했다.

특히 전남, 제주, 경남 지역 등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피해 규모 컸다. 전남에서는 전체 토종 벌통 10만 5894개 가운데 절반이 넘는 56%가 피해를 입었다. 협회에 등록된 전체 농가 중 74.3%가 피해를 봤다.

제주의 경우 지난달 23일부터 닷새동안 지역 양봉농가 457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31.3%인 143곳에서 피해가 확인됐다. 벌통을 기준으로 1만1531군에서 꿀벌이 실종됐다. 

경남이 조사한 피해현황에 따르면 도 내 양봉농가가 소유한 벌집 총 8만5045개 가운데 54%인 4만5965개가 피해를 입었다. 

이밖에 △전북(9만개) △경북(7만4582개) △충남(3만1280개) △강원(1만333개) △경기(4250개)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생충·말벌에 의한 폐사"…지자체, 양봉농가 안정화 대책 마련


농촌진흥청 등은 이번 꿀벌 대규모 피해는 꿀벌응애류(기생충), 말벌류에 의한 폐사와 이상 기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응애는 꿀벌을 죽이는 해충으로 벌의 가슴에 들어가 기관에 기생하면서 번식하고 벌이 죽으면 기어나와 다시 다른 벌에 기생하는 거미류 곤충이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양봉농가의 꿀벌 피해 원인은 꿀벌응애와 말벌이 꿀벌을 죽였고 여기에 이상기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지자체는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충남도는 지난 2018년 '밀원수 확대 조성 5개년(1단계) 계획'을 수립했다. 밀원수 감소와 기후변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양봉농가를 지원하고 꿀벌에 의한 화분 매개 등 자연생태계 건전성 유지를 위한 정책이다. 도내 전 시군 560㏊에 129만 9000그루의 밀원수를 심는다. 또 도유림 내 밀원수 시범단지 채밀장 운영, 조림지 채밀 편의시설 지원, 6차 산업화 방안 등을 추진한다.

제주 서귀포시는 양봉기자재 지원 등 5개 사업에 총 6억 2200만 원을 투입해 양봉산업 안정화에 전력 투구한다고 밝혔다. 시는 벌꿀 포장재, 종봉 화분(꽃가루), 소초광(인공 꿀벌집) 등 3개 사업에 3억 8200만 원, 채밀기·개량벌통 등 양봉기자재 사업에 8300만 원을 지원해 실종 피해 농가의 안정화 및 꿀벌 생산성 향상을 유도해나갈 예정이다. 또 수년 동안 양봉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준 낭충봉아부패병 등 기생충 피해 예방을 위해 양봉농가에 꿀벌 질병 3종(응애, 노제마, 낭충봉아부패병)에 1억 5700만 원 구제 약품을 지원한다.

경남 함양군은 양봉농가에 밀 원지 조성을 위한 유채종자를 보급한다. 유채꽃은 꿀이 많이 생성되는 밀원으로, 꿀벌의 수분활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군은 지난 8일까지 신청을 받았고 앞으로 유채종자 200kg을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semi4094@mt.co.kr
PDF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