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리더를 못 넘는다

리더를 위한 북(book)소리

머니투데이 더리더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입력 : 2022.06.02 14:57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가까운 미래 국제정세가 오리무중이다. 2년 넘은 코로나19 사태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쳐 장차 그 여파가 어떤 모습의 위기로 우리를 덮칠지 전문가들도 예측을 쉽게 못한다. 

인플레이션, 부동산 폭락, 식량위기, 에너지위기 등 관련 단어들의 계속되는 등장에 공포심만 점점 커진다. 갈등을 넘어 증오로 치른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한국을 찾았다. 커튼 뒤에서 어떤 협상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대표적 공개 결과는 한국의 IPEF(인도 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가입이다. 

미국이 주도해 경제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려는 시도라고 하는데 한국 최대 경제 교역국인 중국이 어떻게 대응하고 나설지 국민은 걱정이 태산이다. 지금까지의 안미경중(安美經中,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노선을 안미경세(安美經世, 안보는 미국 경제는 세계)로 전환한다는 것인데 전후좌우 상세히 모르는 국민은 이로 인한 부작용이 견딜 수 있는 정도이기만을 노심초사 바랄 뿐이다.

2019년 출판된 <일본 극우의 탄생 메이지 유신 이야기>를 새삼스럽게 들고 나온 이유는 그런 걱정 때문이다. 태평성대에는 리더들의 역할이 긴요하지 않으나 난국(難局)을 맞이하면 그들의 역량에 따라 국운이 갈린다. 서양 선진 무력이 홍수처럼 동양을 침탈할 때 탈아입구(脫亞入歐, 아시아를 벗어나 유럽으로 들어간다)를 외치며 일본의 개혁개방을 진두지휘한 메이지 유신 리더 한 사람, 한 사람의 활약상을 생생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인생역전 대명사 존 만지로는 일본인 최초 미국 유학생이다. 1841년 14살 만지로는 고등어잡이배를 탔다가 풍랑을 만나 배가 좌초하는 바람에 무인도에 표류, 미국 포경선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성실하고 도전적인 만지로를 눈여겨본 휘트필드 선장이 미국유학을 주선했다. 조국을 생각하며 다방면으로 서양문물을 익힌 후 일본으로 돌아온 만지로는 메이지 유신 정국에서 일본 근대화의 일등공신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반면에 시바료타로 장편소설 <료마가 간다> 주인공으로서 ‘메이지 유신 설계자’로 불리는 사카모토 료마는 순전히 독학으로 서양을 꿰뚫었다. 도쿠가와 가문의 에도 막부를 무너뜨리고 천황 통치권을 회복시킨 대정봉환(大政奉還, 1867)의 초석 삿초동맹이 그의 작품이다. 

후세 일본인들은 그를 가리켜 ‘사리사욕 없는 지도자’로 부른다.
당시 일본의 리더들은 서민 실용 교육기관 데라코야를 각지에 세웠는데 정한론(征韓論) 주창자 요시다쇼인이 세운 사립학교에서는 나중에 초대 수상이 되는 이토 히로부미를 비롯해 조선 개화파 김옥균과 교류했던 후쿠자와 유키치 등 쟁쟁한 청년들이 개혁 공부에 전념했다. 

이즈음 일본 지도자들은 다수의 청년들을 유럽, 미국으로 유학과 시찰을 보냈는데 이토 히로부미는 영국에서 국제정세를 익히다가 유럽연합국과 시모노세끼 조약 체결을 앞두고 급거 귀국했다.

일본은 1853년 미국 페리제독 함대에 의해 개방의 길을 달렸고, 조선은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개방이 시작됐다. 개방은 일본보다 23년 늦었지만 이후 1905년까지 30년의 시간이 있었다. 그 30년 동안 조선의 지도자들이 어떠했는지는 <조선의 못난 개항>(문소영 2013)에서 잘 다루고 있다.


▲<일본 극우의 탄생 메이지 유신 이야기> / 서현섭 지음 / 라의눈 펴냄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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