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암요법연구회, ASCO22 분석 통해 암 치료 최신 지견 공유

항암 치료성적 개선하는 약제 개발 및 개인 맞춤형 항암 치료의 시대 포문 열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정민규 기자 입력 : 2022.07.01 10:05
대한항암요법연구회(회장 장대영)는 2022 미국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이하 ASCO)에서 발표된 주요 임상 결과를 분석, 암 치료에 있어 치료효과를 높이고 개인 맞춤형 치료의 가능성을 확인한 최신 치료 지견을 공유했다.

표적치료제+세포독성항암제, 항체-약물결합체(ADC)로 효과는 높이고 독성은 줄이는 시대

올해 ASCO에서 큰 주목을 받은 치료제는 단연 ‘항체-약물결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다. 

항체-약물결합체는 세포독성항암제와 항체를 링커로 연결하여 특정한 표적을 발현하는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약제로, 표적이 발현되는 암 조직에 선택적으로 약물을 전달하여 강력한 항암효과를 나타낼 뿐 아니라 전신 독성은 줄인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유방암 분야에서 항체-약물결합체가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HER2) 유전자 저발현 환자에게 의미 있는 지표를 보여주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번 ASCO에서는 이전 항암화학치료를 받은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표준요법인 항암화학요법 대비 HER2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약물결합체 엔허투(Trastuzumab Deruxtecan)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3상 임상시험인 ‘DESTINY-Breast04’ 연구가 기조강연으로 공개됐다. 

연구 결과, 호르몬 수용체 양성군에서 엔허투 치료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0.1개월로 항암화학요법군의 5.4개월과 비교하여 유의하게 연장되었을 뿐 아니라, 질병 및 사망의 위험을 무려 50%까지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호르몬 수용체 양성군에서 엔허투 치료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23.9개월, 화학요법군은 17.5개월로 나타나, 항암화학요법 대비 사망 위험을 36%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유방암분과 서경진 교수(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엔허투는 HER2 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효과를 입증하여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호르몬 양성,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에서도 괄목할 만한 효과를 입증하여 많은 수의 유방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됐다”며, “앞으로 항체-약물결합체의 발전으로 인해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치료성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앤허투 외에도 유방암 분야에서는 HER3를 발현하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1/2상 임상시험에서 파트리투맙(Patritumab Deruxtecan)이 의미있는 효과와 안전성을 보여주었으며, Trop-2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약물결합체인 사시투주맙(Sacituzumab Govitecan) 역시 호르몬 수용체 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항암치료와 비교한 3상 임상시험에서 의미있는 무진행 생존기간(PFS) 및 반응률의 증가를 확인했다.

한편, 호지킨 림프종, 담도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 항체-약물결합체의 효과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치료 경험이 없는 3~4기 고전적 호지킨 림프종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애드세트리스(brentuximab vedotin)에 독소루비신·빈블라스틴·다카르바진을 병용한 요법(A+AVD)과 표준치료인 독소루비신·블레오마이신·빈블라스틴·다카르바진(ABVD)을 비교한 ‘ECHELON-1’ 연구의 장기 추적관찰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 결과, 애드세트리스는 전체생존율(OS), 무진행 생존율(PFS), 2차 암 발생, 임신율 모두 표준치료 대비 더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그 밖에 담도암에서 엔허투의 효과를 확인한 2상 임상시험인 ‘HERB’ 연구에서도 엔허투는 표준치료에 실패한 담도암에서 36.4%의 반응률과 7.1개월의 OS를 확인했다. 요로상피암에서도 HER2 항체-약물결합체인 RC48-ADC(disitamab vedotin)이 HER2 과발현군 및 저발현군 모두에서 효과를 보여준 결과도 공개됐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 비뇨기암분과 박인근 교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는 “항체-약물결합체는 유방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중이고, 면역항암제와 병용요법으로도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 항제-약물결합체가 항암치료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ctDNA의 활용을 통해 보조항암화학요법 개인 맞춤형 치료의 가능성 확인

최근 다양한 고형암 연구에서 영상 검사에서 발견되지 않는 미세잔존암(minimal residual disease, MRD)을 진단하고 정량할 수 있는 ‘순환 종양 DNA (circulating tumor DNA, ctDNA)’에 주목하고 있다. 

ctDNA이란 혈관을 타고 순환하는 암 세포의 DNA 파편을 의미한다. 

ctDNA 기술을 활용한 미세잔존암 진단 기술을 통해 수술 이후 보조항암치료가 불필요한 환자군을 선별하여 항암치료를 생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져 왔다.

올해 ASCO에서 대장암 수술 후 재발을 예측하는 인자로서 ctDNA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한 ‘DYNAMIC’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DYNAMIC 연구는 대장암 수술 후 ctDNA 검출 여부에 기반한 보조항암치료 전략을 평가한 2상 임상시험이다. 

수술 후 2기 대장암 환자 총 455명 중 302명을 대상으로 ctDNA를 활용한 치료 지침(ctDNA-guided)에 따라 ctDNA 양성과 음성 환자군으로 분류하여 양성 환자에게만 보조항암치료를 시행했다. 

ctDNA 치료 지침으로 분류되지 않은 153명은 표준 지침(standard management)의 재발 위험도에 따라 항암치료 여부를 결정했다. 

그 결과, ctDNA 치료 지침 환자군에서 표준 지침 환자군 대비 더 적은 비율의 환자가 보조항암치료를 받았으며(15.3% VS 27.8%), 반면에 2년간 무재발 생존율(RFS)은 ctDNA 치료 지침군이 93.5%, 표준 지침군의 92.4%에 비해 열등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 대장암분과 최문기 교수(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는 “ctDNA를 활용한 치료 지침을 통해 기존의 치료 지침보다 더 많은 환자에서 보조항암치료를 생략하면서도 전체 재발율을 비슷하게 유지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해당 임상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한편 보조항암치료 이후에도 미세잔존암이 확인되는 경우, 재발이 매우 빈번하기 때문에 이 환자군에서 항암제를 추가 또는 변경하거나 치료기간을 연장하여 완치율을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주제 역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서울대병원 주관으로 대한항암요법연구회 대장암분과 소속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ctDNA 기반 보조항암치료 연구가 보건복지부 암정복추진연구개발 사업 중 하나로 선정되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수술 후 보조항암치료를 시행한 2-3기 대장암에서 표준 보조항암치료인 FOLFOX 또는 CAPOX 투여 중 수술 후 3개월 시점에서 측정한 ctDNA 검사 결과, 미세잔존암이 확인된 환자들을 무작위로 배정하여 보조항암치료의 유지(FOLFOX/CAPOX 치료 지속, 6개월) 대비 치료강화요법(3개월 mFOLFIRINOX 이후 3개월 FOLFIRI 치료)의 효과를 평가하는 임상시험으로, 올해 하반기 중에 환자 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다.

비소세포폐암, 새로운 희귀유전자 돌연변이에 대한 표적치료제의 효과 확인…정밀의료와 개인 맞춤형 치료의 시대 앞둬

모든 암종에서 희귀 유전자의 변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치료 효과를 증진시킬 수 있는 표적치료제들의 개발이 지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ASCO 에서는 희귀 유전자 돌연변이를 타깃하는 표적치료제에 대한 연구들이 발표됐다. 

희귀 유전자 중 KRAS G12C 돌연변이는 아시아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3% 정도에서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인 아다그라십(adagrasib)의 효능을 평가한 ‘KRYSTAL-1’ 연구 결과, 백금 기반 세포독성항암제에서 실패한 환자에서 아다그라십은 객관적 반응률(ORR) 43%, 무진행 생존기간(PFS) 6.5개월, 전체 생존기간(OS) 12.6개월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다양한 희귀 유전자 변이에 대한 표적치료제 결과들이 공개됐다. 

EGFR 엑손 20 삽입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CLN-081의 1/2a 상 연구 결과,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CLN-081의 ORR은 41%, PFS는 12개월으로 나타났다. 

리브리반트(Amivantamab)의 또 다른 표적인 MET 엑손 14 스키핑(skipping)* 돌연변이에 대한 분석 결과도 발표됐다. 

리브리반트는 EGFR과 MET 수용체를 직접 표적해 억제시키는 이중 특이적 항체로서, 국내에는 EGFR 엑손 20 삽입 돌연변이 환자에서 허가가 된 약물이다. 

이번 분석 결과에서 리브리반트는 50%의 높은 ORR을 보였다. 

c-MET 과발현 비소세포폐암에서 텔리소투즈맙 베도틴(Telisotuzumab vedotin)에 대한 LUMINOSITY 임상연구도 주목을 받았다. 

텔리소투즈맙의 ORR은 각각 EGFR 야생형(Wild-type) 비소세포폐암에서 52.2%의,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16.7%으로 나타났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폐암분과 정현애 교수(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는 “국내에서도 RET, KRAS G12C, MET 엑손 14 스키핑, NTRK 등 다양한 종류의 희귀유전자 돌연변이 표적치료제가 이미 허가를 받고 사용되고 있다. 최근 ASCO에서 희귀유전자 돌연 변이에 대한 새로운 차세대 표적치료제에 대한 연구 발표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이를 통한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생존율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jmg19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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