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레터] ‘검사 전성시대’라는데....

머니투데이 더리더 서동욱 기자 입력 : 2022.07.01 10:16
윤석열정부의 '검찰 편중인사'가 논란입니다. 대통령실과 정부 요직에 줄줄이 검찰 출신이 등용되면서 '검사 전성시대'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법무부 장·차관은 예외로 하더라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 국무총리 비서실장, 법제처장, 대통령실 공직기강·법률·총무·인사비서관과 부속실장까지 검사들로 채워졌습니다. 금융감독원 설립 이래 처음으로 검찰 출신 금감원장이 임명되기도 했습니다.

출신을 가리지 않고 능력있는 인재를 널리 발탁하겠다는 게 윤석열 정부의 인사정책 기조라지만 인재가 유독 검찰에 몰려 있느냐는 의문이 나옵니다. 조정과 감독 등 각 분야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를 형사사법의 잣대로만 일해 온 검사 출신이 도맡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일각에선 '검찰 공화국'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염려도 합니다.

법조타운이 형성돼 있는 서울 서초동에 '공직 예비군'들이 때를 기다리고 있고, 정권 실세와 가까운 변호사들 사무실에 의뢰인이 줄을 서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정권 출범 후 특정 세력이 요직을 다수 차지하는 사례는 전임 정부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는 민변과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이에 보수진영에선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민변 공화국'이라고 비판해왔습니다. 공직자의 '능력'에 대한 잣대만큼은 여야 모두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능력있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인사관이 정당화 되려면 능력주의가 갖는 한계 역시 포섭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로 잘 알려진 마이클 샌델은 그의 또 다른 책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현대사회에 만연해 있는 능력주의 풍조에 대한 재고를 요청합니다. 그는 소득 수준의 격차는 능력주의 원칙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시장의 논리'에 더 부합한 것이며 "가진 자의 기득권을 최대화하는 방식으로 권력과 제도가 작동한 결과일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더 나아가 "능력주의는 신화이며 아직 실현되지 못한 공허한 약속"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을 전적으로 인정할 수 없지만, 능력주의가 '기득권 세습'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견해에 동의합니다.

"부유하고 유력한 사람들은 사회적 시스템을 이용해 특권을 영구화하고, 전문 직업계급은 자신들의 유리함을 자녀에게 물려줄 방법을 찾아낸다. 그리하여 능력주의를 세습·귀족주의로 탈바꿈시킨다."

검사 전성시대, 능력주의 만능시대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기우이기를 바랍니다.
sdw7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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