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출산율을 높이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있다. 전국 평균 0.92%p보다 높은 합계출산율을 기록하며 다른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해 출산율을 높이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국적으로 출산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시(1.47%p)다. 그 뒤를 전라남도(1.24%p), 제주도(1.15%p), 충청남도(1.1%p), 경상북도•울산시(1.09%p)가 따른다. 강원도는 1.08%p, 경상남도는 1.05%p, 충청북도는 1.05%p, 전라북도는 0.97%p, 경기도는 0.94%p, 인천시는 0.94%p, 대구시는 0.93%p, 광주시는 0.92%p, 대전시는 0.88%p, 부산시는 0.83%p로 나타났다. 서울특별시 0.72%p로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
◇주거•교육•일자리…3박자 갖춘 세종시(1.47%p)
세종시가 2019년 합계출산율 1.47%p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세종시의 출산율은 2018년도에도 1.57%p로 1위를 달성했다. 2012년 7월, 17번째 광역자치단체로 공식 출범한 세종시의 인구는 8년 만에 35만 명을 돌파했다. 세종시의 평균연령은 37세로 전국 평균 42.7세보다 5.7세 적다.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라는 점은 세종시의 출산율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특히 세종시는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이다. 일자리와 주거, 교육 등 3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세종시가 출산율 1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비결로 꼽힌다.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세종시의 15살 이상 64살 이하 실업률은 1월 2.7%로 전국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시는 올해 일자리 목표를 고용률 67.5%로 상향했다. 정부기관, 국책연구소 종사자 등 고용의 질도 좋다는 평이다. 시는 지난해부터 아파트 값이 지속적으로 올라 매매 값이 싸지 않지만 전세가율은 50%대다. 또 전월세 매물이 많이 나와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국•공립유치원 비율은 94.3%로 전국 평균의 두 배 수준이다.
특히 세종시만의 출산 정책은 △첫째부터 출산축하금 지원 △모든 임산부 대상 맘편한 산후조리 지원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계획(2022년까지 110곳) △공동육아나눔터 확대운영(10곳) 등이다. 세종시에서는 △아빠육아휴직 수당제도 마련 △결혼, 출산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인구교육 △미혼모 보호시설•자녀돌봄시설 확충 등 정책을 도입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출산율 모범지역’ 전남(1.24%p)의 비결
전남의 출산을 견인하는 군은 해남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해남군의 합계출산율은 1.89%p였다. 전국 평균인 0.92%p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해남은 지난해 전라남도 저출산 극복 시군 평가 결과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해남은 2008년 전국 최초로 출산 장려팀을 구성해 강력한 출산장려정책을 펼친 군이다. 출산장려 정책을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시행했다. 전국 최초로 출산장려 정책을 펴기 전인 2005년도의 합계출산율은 1.4%p 수준으로 전국 평균과 비슷했다. 해남군은 출산지원금을 주는 강력한 지원 정책으로 시작했다. 군은 2012년부터 첫째 아이 300만원, 둘째 350만원, 셋째 600만원, 넷째 이상 72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산후조리원 비용도 최대 70% 할인이 지원된다. 난임 부부 시술비나 임신부 초음파 검사비도 지원한다.
인근 지역인 영광군, 강진군이 출산장려 정책을 벤치마킹하면서 전남의 출산율을 함께 올린다. 영광의 경우 지난해 2017년 합계출산율 1.54명에서 2018년 합계출산율 1.82명으로 0.28명이 늘어 증가율로는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영광군은 지난해 인구일자리정책실을 신설하고 맞춤형 인구 출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영광군은 올해 1월부터 신생아 양육비 500만원(첫째), 1200만원(둘째), 1500만원(셋째), 2000만원(넷째), 3000만원(다섯째)을 지원한다.
해남을 비롯한 전라남도는 출산율은 늘었지만 전체 인구는 줄었다. 장려금만 받고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사람이 생겨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군은 앞으로 지역에 1년 이상 거주한 주민들이 혼인하거나 관외 거주자와 혼인한 뒤 부부 모두 해남에 주소를 두는 경우 100만원을 지급한다. 또 결혼 후 1년 이상 주소를 유지할 경우 추가로 100만원이 지급된다.
| ▲명현관 해남군수가 합계출산율 1위 달성을 축하하는 유모차 행진을 하고 있다./사진=해남군청 제공 |
제주는 셋째 이상 자녀 출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통계로 본 ‘2018년 호남•제주 출생 현황 및 분석’ 자료에 따르면 셋째 아이 출산 비율은 13.8%다. 셋째 자녀 이상 전국 평균 비율인 8.7%보다 5.1%p 높다. 제주의 셋째 이상 출산율이 높은 이유는 특수한 ‘괸당 문화’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괸당 문화는 친인척이나 가까운 이웃이라면 서로 도와주고 챙겨주려는 미덕을 일컫는다. 공동체 사회 성격이 다른 지역보다 강한 제주에서는 같이 자녀를 키우는 품앗이 문화도 있다. 또 제주에는 여전히 남아 있는 ‘남아선호사상’도 셋째 이상 자녀 출산율이 높은 이유로 꼽힌다.
그렇지만 제주의 합계출산율은 해가 갈수록 줄고 있다. 제주도 합계출산율이 2018년 1.22명에서 2019년 1.15명으로 줄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내 다자녀가정 기준이 ‘3자녀’에서 ‘2자녀’로 완화된다. 다자녀의 기준이 2자녀로 확대되면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다자녀 정책의 혜택을 받는다. 정부의 다자녀 정책과는 별도다. 제주도는 현재 다자녀 가정에게 공영주차장 사용료 50% 할인, 도 운영 공공시설 이용료 할인 또는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또 출산장려금 지급 대상도 확대된다. 현재는 아이의 부 또는 모가 출산 당시 제주도에 6개월 이상 거주했을 때만 출산장려금이 지급됐다. 제주도는 이번 조례 개정을 통해 출산일 당시 제주도에 거주한 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경우에도 그 기간을 포함해 계속해서 6개월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제주에 거주했을 때도 지원하기로 했다.
◇충남(1.1%p)의 ‘꼼꼼한 출산정책’
충남 합계출산율은 1.1%p로 2019년 전국 출산율 4위를 기록했다. 충남은 지난해 4월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충남의 출산정책 중 가장 호평을 받는 것은 ‘충남아이키움뜰’을 개원한 것이다. 지난해 4월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도지사 관사를 시민에게 돌려주자는 취지로 리모델링해 ‘충남아이키움뜰’ 개원식을 가졌다. 충남아이키움뜰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야간에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전국 최초의 24시간제 어린이집이다. 야간에도 운영해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
2018년 12월부터 시작한 읍•면 농어촌 지역의 임산부를 위한 ‘임산부 119 구급서비스’도 호평을 받는다. 산부인과가 없는 농어촌 의료 취약지역의 임산부를 대상으로 맞춤형 119 구급 서비스와 안심 출산 공공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충남도 최우수 혁신정책으로 꼽히기도 했다.
또 충남의 아동수당격인 ‘행복키움수당’은 지난해 만 24개월 미만으로 확대했다. 올해 11월까지 만 36개월 미만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행복키움수당은 보호자와 아기가 도내 동일 주소지를 두고 실거주하고 있는 경우 소득•재산과 무관하게 출생한 달부터 만 24개월까지 매달 1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공동 5위 경북•울산(1.09%p)
울산시는 합계출산율 1.09%로 5위다. 울산시의 특별한 출산지원 정책은 시가 주는 지원금과 울산시의 5개 구•군이 자체적으로 지원금을 따로 준다. 울산시 중구에서는 둘째 자녀 50만원, 셋째 자녀 이상 100만원이 지원된다. 또 남구에서는 첫째 30만원(온누리상품권), 둘째 이상은 100만원이 지원된다. 동구에서는 첫째 아이 2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 이상 100만원이 지원된다. 북구에서는 첫째 50만원, 둘째 50만원, 셋째 이상 100만원이 지급된다. 울주군에서는 첫째 50만원, 둘째 250만원(5회분할지급), 셋째 이상 500만원 분할지급된다.
울산시는 2010년부터 3자녀 이상 출산 가정의 상하수도 요금 감면 정책을 시행하며 출산율을 올리는 데 힘썼다. 또 전국 최초로 영아반(0〜2세반) 보육교사 처우개선비를 매월 5만원씩 지원하고, 영영아반(0세반) 아이 돌봄 파견사업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진행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모든 출산 가정에 출산지원금을 지원하고,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액도 높인다. 현재 실시하고 있는 저소득층 기저귀•조제분유 지원 대상자를 확대한다. 4자녀 이상의 가정은 3일 이내 범위에서 다둥이 행복렌트카 지원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경상북도는 울산과 함께 출산율 1.09%로 공동 5위를 차지했다. 경북에서는 ‘아이 행복한 젊은 경북’을 만들기 위한 대대적인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지난해부터 전국 소멸위험 1위 지역인 의성군에 ‘이웃사촌 시범마을’을 조성하는 사업부터 시작했다. 이웃사촌 시범마을은 2022년까지 30분 내 보건•보육, 60분 내 문화•교육, 5분 내 응급의료란 기치로 일자리•주거•복지•문화 복합 시설이 어우러진 ‘농촌 3•6•5 생활권’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경북의 대다수 지역이 농어촌인 만큼 도내에 이용할 임신 출산시설이 부족하다. 산부인과 운영 횟수와 인력을 대폭 강화한다. 경상북도는 예천, 울진, 영주, 영천 등 분만 취약지에 분만(외래) 산부인과 운영 횟수와 인력을 대폭 강화했다. 또 6개 지역(군위, 영양, 영덕, 고령, 성주, 봉화)에 집으로 찾아가는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등 취약한 곳에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 △희망둥이 1.2.3 프로젝트 △미혼남녀 커플 매칭사업 △출산장려금 지원사업 △+1030 앞치마 데이 △이웃사촌 시범마을 △세 자녀 이상의 다자녀 가정에 대한 우대 등을 지원하고 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