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공천제 폐지, 정쟁 없어야”

[지방자치 20년 다시 시작하는 일년-이건식 김제 시장]자치조직권 필요, ‘과·국’ 등 실정 맞게 설치해야

편승민 기자입력 : 2015.11.20 16:41
편집자주더리더는 발행 1주년을 맞아 지방자치 20년을 평가하고 풀뿌리 민주주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지방자치 20년 다시시 작하는 일년> 코너를 준비했다. 각 지자체의 특성화사업과 도시 재생을 위해 준비하는 다양한 노력의 현장을 취재해 소개하고자 한다.

남유진 구미시장이 추천한 지방자치 모범지역 세 번째 주인공은 이건식 전북 김제시장이다. 무소속으로 김제 3선 시장을 연임한 이 시장은 지방자치발전과 실질적 지방분권을 위해서는 중앙정치의 치마폭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4월 총선에 대해 묻자 그는 총선이 지방자치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지만 이제는 지방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통해 공천을 위한 공약과 정쟁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김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하늘과 땅이 만나는 지평선이 보이는 대표적인 곡창 지역이다. 김제시는 농촌문화관광축제인 ‘지평선축제’와 귀농·귀촌을 위한 ‘정부3.0 시민디자인단’ 운영, 그리고 민선 6기 핵심현안인 ‘민간육종연구단지’ 조성을 통해 명실상부 ‘생명산업 1번지’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농부가 곡식 하나하나 정성으로 기르듯이 시민 한 명 한 명을 김제 미래 100년의 원동력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하는 이 시장의 계획이 기대된다.


드넓은 김제평야

지방자치 20년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20년이 흘렀다. 20년간 지방자치가 한국 정치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다고 보나
▶1995년 민선자치 출범 이후 지역의 일꾼을 뽑는다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확산시켰다. 이로 인해 지역이 가진 자원을 활용해 특화 발전시키고, 주민지향적 복지행정을 펼쳤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역 이기주의와 일부 단체장들의 인기 영합주의, 선심행정 등 부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고 본다.
특히 선거 때만 되면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휘둘리면서 지역현안과는 무관한 중앙정치 이슈를 가지고 정쟁을 일삼았다. 그 이유는 바로 정당이 공천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참신한 일꾼들이 진정으로 지역을 위해서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지방분권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실질적인 추진을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저는 야당의 아성인 호남에서 전국 최초로 무소속 3회 연임 시장 당선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정당본위의 선거에서 인물위주의 선거로 국민들의 주권의식이 변하고 있다는 증거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전라북도 지역만 보더라도 14명의 시장·군수 중 절반인 7명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이렇게 국민들의 의식이 변하고 있는 데도 여전히 지방선거 때마다 중앙정치권이 개입해서 정쟁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 진정한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을 위해서는 중앙정치 치마폭에서 벗어나야 하며 지방선거에 있어 정당공천제는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열악한 지방재정을 개선해야 한다. 우리나라 조세는 국세 중심으로 지방세는 2할에 머물러 있다 보니 국가의존이 심화되고 결국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게 돼 지방자치가 후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지방자치의 가장 기본적인 자치조직권이 필요하다. 현재로서는 과(課), 국(局) 설치도 지방 실정에 맞게 설치할 수 없는 실정이다. 아울러 국가 최고 법 규범인 헌법에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에 대한 위상과 권익을 보장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헌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년 4월 총선이라는 큰 행사가 목전에 다가와 있다. 지방자치 변화와 발전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흔히 내년 4월 총선을 골든타임라고 말하는데 이번 총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을 위한 각 정당들로부터 확실한 공약들을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모든 자치단체장들이 자신이 속해있는 정당을 떠나 한마음으로 단합해서 지방의 어려운 현실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건식 김제시장

김제지방자치

김제시가 공무원과 시민이 모두 참여하는 ‘정부3.0 국민디자인단’을 활발히 운영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김제 정부3.0 국민디자인단의 역할과 목표는?
▶‘정부3.0 국민디자인단’은 행자부에서 추진하는 정부3.0 정책 중 하나로 정책수립과 집행, 환류 등의 정책과정 전반에 정책공급자인 공무원과 수요자인 시민이 함께 참여해 정책을 수요자 중심으로 재해석하고 개발하는 팀을 말한다.
김제시도 7월부터 「전원생활 준비부터 성공까지, 귀농·귀촌의 나아갈 길 모색」이라는 과제로 양병우 전북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를 비롯해 강문성 김제시 귀농·귀촌협의회 회장, 경용주 관광두레 PD, 귀농·귀촌 TF팀장, 정부 3.0 담당공무원 등 총 5명으로 정부3.0 국민디자인단을 구성해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8월과 10월에 행자부 주관 국민디자인단 워크숍에 참석한 후 3차례에 걸친 김제 정부3.0 국민디자인단 자체 팀 미팅을 통해 기존 귀농·귀촌 정책에 대한 개선사항을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최종 활동기간인 10월 말까지 매주 금요일 지속적인 팀 미팅으로 시민의 입장에서 도움이 되는 정책발굴을 위해 힘썼다.
김제시는 2015년부터 매년 400가구 이상 귀농·귀촌 인구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며 실제로 최근 5년 사이에 1526가구 3076명의 귀농·귀촌인을 관내에 유치했다. 앞으로도 김제 정부3.0 국민디자인단 운영으로 시민의 관점에서 귀농·귀촌 정책을 디자인해 김제시가 귀농·귀촌의 1번지로 우뚝 서는 계기를 만들 것이다.

9월 16일 역대 김제시장·군수 초청 시정간담회를 개최했다. 역대 시장·군수들이 꼽은 지난 시간 동안 달성한 가장 큰 성과와 현재 김제시가 가지고 있는 주요 과제는 무엇인가
▶역대 시장군수들이 얘기한 김제시에서 가장 잘한 것 중 하나는 ‘민간육종연구단지’를 유치한 것이다. 종자산업은 김제의 미래 100년을 먹여 살릴 효자산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3월30일 단지조성 착공을 시작했고 내년 8월부터 20개 종자업체가 입주해 금보다 비싼 종자개발을 시작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호남권 종자종합처리센터 건립’과 ‘김제 종자생명산업특구 지정’을 추진해 지역에 실질적인 소득창출이 되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앞으로 추진해야 할 당면과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새만금 김제 몫」 찾기에 총력을 경주하는 것이다. 곧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의 새만금 1·2호 방조제 귀속결정이 있을 예정인데 2013년 11월 14일 역사적인 “김제 앞은 김제로, 군산 앞은 군산으로, 부안 앞은 부안으로”라는 자연(육지) 경계를 따르는 대법원 판결이 내려지면서 제2호 방조제가 김제시로 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김제시민 모두가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3선 시장으로서 10년째 김제를 책임지고 있다. 10년 전부터 늘 새만금지구 개발을 통해 김제의 새만금 광개토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는데 현재 어느 정도 완성됐나
▶새만금 광개토시대를 위해 지난 2010년 12월 1일 ‘새만금 방조제 일부구간(3·4호) 관할결정’에 대한 대법원 소송을 기점으로 비상체제를 계속 유지하고 100만명 서명운동, 언론매체 홍보, 시민궐기대회 등 다각적으로 노력했다.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지난 2013년 4월 29일 대법원에서도 유례 없는 현장검증을 실시해 국토이용의 효율성, 시민 접근성 등을 직접 육안으로 확인한 후 그해 11월 14일 매립지 연접, 만경강과 동진강의 자연지형, 해양접근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현재 새만금 1·2호 방조제 관할결정을 위한 중앙분쟁조정위원회 심의절차가 진행 중인데 올해 안에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천 년 동안 김제, 군산, 부안의 경계를 이루며 흐르는 만경강과 동진강을 경계로 행정구역을 설정하는 것이 가장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이라는 것은 앞서 말한 대법원 판결과 여러 연구용역 등에서 이미 증명됐다. 이런 기준으로 대법원에서는 3·4호 방조제를 군산에 귀속했으므로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서도 2호 방조제는 김제, 1호 방조는 부안 귀속이라는 합리적이고 공평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
나아가 새만금 행정구역 문제뿐만 아니라 내부개발 측면도 꾸준히 추진해왔다. 새만금 지역은 서울시 면적의 3분의 2(401㎢)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으로 환황해권 중심에 입지해 있다. 따라서 중국, 일본, 유라시아 진출의 지정학적 요충지로 국가경쟁력을 갖췄고 국가소유의 땅으로써 무민원·무규제 상태의 토지로 국·내외 투자기업 유치에 매우 유리한 지역이다. 이에 김제시에서는 세계최초 해안형 수목원인 새만금수목원 조성사업, 새만금농업용지 5공구 내 대규모농업회사, 첨단농업시범단지, 마리나항 조성사업 등을 추진한다.



김제시는 총 인구의 30%가 농업에 종사하는 대표적인 농업지역이다. 미래 농산업 메카가 되기 위해 종자산업을 토대로 생명농업을 육성시키겠다고 밝혔는데?
▶지금 세계는 총성 없는 종자전쟁을 치르고 있다. 유용한 종자 확보를 위한 각 나라의 각축전이 총만 들지 않았을 뿐 그만큼 치열하게 전개된다는 의미다. 종자산업은 농업의 반도체산업이라고 불릴 만큼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미래 신성장산업이다(파프리카·토마토 종자 1g : 10만원 이상 / 금 1g : 4만3000원).
우리나라의 경우 IMF 시절 다국적기업들이 국내 굴지의 종자기업들을 인수합병하면서 우리나라 종자산업이 위기를 맞았다. 청양고추는 1983년 우리나라 중앙종묘가 개발한 품종이지만 1998년 다국적 종자기업인 몬산토에 인수되면서 청양고추 종자를 역수입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신품종보호제도가 2012년부터 전면 시행되면서 종자에 대한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앞으로 10년간 지불해야 할 로열티가은 3000억~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육종연구단지는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종자 개발로 수출을 확대해 잃어버린 종자주권을 되찾기 위한 출발점이다. 게다가 민간육종연구단지 조성을 통해 고용창출, 주민소득 증대 등 직·간접적인 효과가 커 지역농업 및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김제시는 민간육종연구단지를 중심으로 종자산업 정책을 집약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종자산업클러스터를 구축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제경쟁력을 갖춘 민간육종연구단지 조성을 통해 IMF 때 다국적기업에 빼앗겼던 종자주권을 회복하고 종자수입국에서 종자수출 강국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국 최초 무소속 3선 시장이라는 진기록을 갖고 있다. 김제시의 내일과 더불어 개인적인 꿈과 계획이 궁금하다
▶저는 개인적으로 농업이 국가의 근간인 생명산업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 농업을 살리는 것이 국가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해 다각도로 농업육성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앞서 말한 민간육종연구단지다. 종자산업이 김제의 미래 100년을 먹여 살릴 효자산업이라고 확신하고 앞으로도 중점적으로 개발, 육성할 계획이다.
또 하나 역점을 둔 사업은 축산분야다. 지난 정부에서 한-덴마크 정상간 체결한 전략적 동반자관계수립 및 녹색성장동맹회의 일환으로 김제시와 덴마크 기업간 MOU가 체결됐다. 이를 바탕으로 선진축산시스템을 도입해 수출지향적인 종합식품공장, 가축분뇨를 원료화하는 바이오에너지플랜트, 가축사체를 사료로 원료화하는 단미사료공장을 설립·운영할 계획이다.
중국 고전인 ‘관자(管子)’ 권수편을 보면 1년에 대한 계획으로는 곡식을 심는 일만한 것이 없고 10년에 대한 계획으로는 나무를 심는 일만한 것이 없으며 평생에 대한 계획으로는 사람을 심는 일만한 것이 없다고 한다(一年之計 莫如樹穀, 十年之計 莫如樹木, 百年之計 莫如樹人). 100년을 내다보며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

편승민 기자
carriepyun@

△ 이건식 김제시장
1944년 전라북도 김제 출생
육군사관학교 학사
성균관대 무역대학원 경제학 석사
전주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박사
민주정의당 중앙정치연수원 훈련국장
금만농어촌발전연구소 이사장
제 10대 ~ 11대 전라북도 김제시 시장
現 제 12대 전라북도 김제시 시장
전라북도시장군수협의회 회장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수석부회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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