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장 초대석

100인 생명 밝히는 ‘촛불 하나’

[기관장 초대석]유명철 한국인체조직기증원 이사장

‘인체조직기증’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마 ‘장기기증’은 많이 들어봤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단어일 것이다. 인체조직기증은 한 사람의 기증으로 100명을 살릴 수 있는 생명의 씨앗이라고도 한다. 한국인체조직기증원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국내 유일의 인체조직기증 지원기관이다. 인체조직기증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일인지 묻고자 한국인체조직기증원을 찾았다.
유명철 한국인체조직기증원 이사장은 세계 최초로 대퇴부절단 접합수술에 성공한 세계적인 정형외과 명의다. 유 이사장은 인체조직기증은 생명의 존엄성과 가치를 극대화하는 일임에도 아직까지 인체기증에 인색한 우리나라 문화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조금이라도 국민들에게 인체조직기증에 대해 알리고 싶고, 한 명이라도 더 동참해주기를 부탁한다고 했다. 그 동안 우리가 잘 몰랐던 인체조직기증 이야기와, 휴먼닥터 유명철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장기기증’은 익숙하게 들어봤지만 ‘인체조직기증’은 다소 생소한데 소개 부탁한다
▶인체조직은 장기와는 대별된다. 장기는 보통 알고 있듯이 폐, 심장, 간, 콩팥, 췌장 등을 말하는데, 특징은 혈관을 통해 혈액공급이 계속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한 순간이라도 혈액이 공급 안 되면 기능을 못 한다.
그래서 장기이식은 살아있을 때 떼서 필요한 사람한테 바로 이식하는 수술을 해야만 기능을 할 수 있다. 장기기증은 오래 전부터 장기가 망가졌을 때 이식의 필요성을 느끼고 비교적 일찍부터 시작이 되어서 국민들한테도 잘 알려졌다.
반면 인체조직은 말부터도 생소하고, 심지어 인체조직기증이 시작되었던 초기에는 보건복지부 직원도 인체조직이 무엇이냐고 물을 정도였다. 인체조직은 장기와는 다르게 혈액이 항상 통해야 하는 건 아니다. 인체조직의 종류에는 피부, 뼈, 연골, 인대, 건, 근육을 싸고 있는 근막, 혈관, 심장판막 등이 있다.
그렇다면 어떤 상황에서 인체조직기증이 필요한가? 간이나 심장이 망가지면 기증된 다른 장기로 대체하는 것처럼, 만약 화상을 입어 피부가 망가지고 다 타버리면 이식을 해야 한다. 혹은 혈관이 막히면 그 혈관을 잘라내고 연결시켜야 하니까 혈관이 필요하다. 이럴 때 필요한 것들이 조직이다. 어떤 경우에는 체내에 공간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공간을 만들어 줄 재료가 없으면 근막을 떼어서 공간이나 벽을 만들기도 한다.
병이 있거나 사고로 인해, 외상으로 이런 조직 이식이 필요한 상황이 되었을 때 조직이 없으면 이식할 수가 없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인체조직이 필요하다. 장기하고 조직의 특징은 혈액 공급의 필요 유무로 구분이 되지만, 이처럼 사용되는 용도는 크게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한 사람이 인체조직 기증을 하면 보통 몇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지
▶생존 혹은 뇌사 시에만 가능한 장기기증은 기증자의 장기가 모두 건강하다고 전제 했을 때, 최대 9명을 살릴 수 있다. 인체조직기증은 사망 후 15시간 이내에 진행이 가능하고, 인체조직의 종류가 많고 부위가 넓기 때문에 한 사람이 최대 100명 정도에게 조직을 이식해줄 수 있다. 효과나 파급력이 장기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크다고 볼 수 있다.

-인체조직기증도 사후에 가능한가? 시신이 훼손될 우려도 있을 것 같은데
▶인체조직기증 역시 장기기증처럼 사후에 진행되는 생명나눔이다. 만 14세에서 80세 사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인체조직기증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행법상 생전에 본인이 희망서약을 했어도 사후에 법적 우선순위 유가족(배우자-직계비속-직계존속-형제자매) 한 명의 서면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서도 달라지기 때문에 반드시 병력검사를 통해 의료진의 기증 적합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 시신 훼손을 우려해서 기증을 꺼리는 경우도 있는데, 10시간 내외의 인체조직 기증 절차가 마무리 되면 최대한 기증자의 기증 전 모습으로 복원하는 작업을 한다. 복원 후에는 염습 후 입관하여 빈소가 차려진 장례식장으로 기증자의 시신을 모셔다 드린다.

-인체조직기증과 장기기증 희망서약자의 비율은 어떤 실정인가
▶동일한 인체유래물인 장기나 혈액에 비해 인체조직기증은 인지도가 낮아서 희망 서약자 수가 많이 적은 실정이다. 2015년 기준으로 장기기증 희망서약자는 약 120만명(1,232,131)인 반면에 인체조직기증 희망 서약자는 1/4 수준인 약 30만명(302,368) 정도 밖에 안 된다.


-국내 인체조직 수요 현황은 어떠한가
▶2014년 국내에서 유통된(필요한) 인체조직 이식재는 총 384,256개로 나와있다. 그 중 약 7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어떤 조직의 경우에는 이보다 높아 80~85% 정도를 수입하고 있다. 국내에서 조달이 안 되기 때문에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고가가 되고 경제성이 없다. 결국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수입산은 안전성에서 100%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안정성 문제의 일 예로 예전에 혈액이 모자라서 수입을 했을 당시, 수입하는 피가 안전하다고 했는데 나중에 AIDS가 국내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래서 인체조직 역시 안전에 대한 100% 신뢰나 보증을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수입을 하려면 당연히 수출을 하는 나라가 있어야 하는데 해당 국가에서 수출을 안 하겠다고 할 위험이 있다. 안정적으로 필요한 만큼 항상 공급을 받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뜻이다. 만약 우리나라에 갑자기 천재지변이 일어나서 어떤 조직이 급하게 필요할 때 수입하려고 하면 그 많은 물량을 조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렇게 경제성의 문제, 안전성의 문제, 안정적인 공급에 대한 문제가 있다.


-인체조직은 장기와 달리 채취, 가공, 분배 과정이 있는데
▶장기기증은 뇌사상태의 기증자 장기를 이식하면 끝이다. 그런데 조직이라는 것은 바로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다른 사람한테 쓸 때 문제가 없는 상태로 만들어야 쓸 수 있다. 기증 절차가 시작이 되면 사람으로부터 조직을 떼어 내야 하는데 그 과정을 ‘채취’라고 한다.
그리고 채취한 조직은 기증 받는 사람한테 쓸 수 있도록 조작을 가해야 하는데 이를 ‘가공’이라고 한다. 다듬던지, 소독하던지, 너무 단단하면 부드럽게 만들거나 한다. 아니면, 큰 덩어리를 잘게 부수고 두께를 조절하는 등의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나서 병원이 요청하면 가져다 줘야 하는데 이를 ‘분배’ 혹은, ‘유통’이라고 한다. 현재는 공공조직은행이 부재하여 영리가공업체를 중심으로 무상 기증된 인체조직이 공급되고 있다. 때문에 부가가치세가 부과되는 상품으로 분배되는 구조다.

-그럼 ‘기증’의 의도와 목적이 훼손될 수 있지 않나
▶이렇게 상품개념처럼 되니 기증자가 ‘나는 정말 순수하게 기증했는데 뼈, 피부, 다 떼내고 말은 가공이라고 해놓고 팔아서 이득을 취하고 있네’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나. ‘내가 이럴라고 기증했나?’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유가족이 볼 때도 그렇다. 예를 들어 아버님 시신을 기증했는데 이렇게 하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조직을 채취하고 가공하여 보관하고 필요한 데 유통하는 과정에는 돈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어느 정도 비용은 받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사람들 생각이 다 다르다. 무상으로 받았지만 가공비가 들었으니 가공비를 붙이는데 부르기 나름이다. 이런 생각이 번지다 보면 돈벌이 수단의 상품으로 보일 수가 있어서 굉장히 위험하다.
장기도 과거에 매매가 있었다. 사람 콩팥은 두 개니까, 돈이 필요할 때 콩팥 하나를 파는 것이다. 이식을 기다리는 사람한테는 2천만원이 되었든 5천만원이라도 우선 이식을 해야 살기 때문에 장기밀매가 성행했다. 그걸 보고 정부에서 위험성을 인식하고 금지 시킨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정부가 개입해 이식 수술이 필요한 사람은 등록을 받아 순서대로 할 수 있게 관리를 시작했다. 인체조직은 이런 불법 매매는 없었지만 가공 과정이 필수적으로 있다 보니 상품의 개념이 들어가고, 이윤을 붙여야 하지 않겠나 하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급여 품목인 필수 인체조직 이식재를 원가 이하로 공급하여 공공성 강화와 수급 안정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공공조직은행의 설립이 절실하다.

-그런 공공조직은행과 같은 공적시스템 설립에 대한 국회와 보건복지부의 입장은
▶2015년 말에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이 발의한 인체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무상 기증자의 정신이 전달되는 공급체계 구현이 가능한 공공조직은행 지정 근거가 마련되었다. 그리고 올해는 인체유래물 통합관리법 제정을 발의할 예정이다. 현재는 기증에 있어서 인체조직기증원과 장기기증원이 따로 관리되고 있으며, 체계적이지 못한데 이를 통합하여 효율적으로 일원화 시킬 계획이다. 일원화된 시스템 하에서 기증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조직 채취도 많이 일어나게 되어 더 값싸게 좋은 이식재를 분배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예상이다. 현재 보건복지부 산하에 장기 및 인체조직 전문가 TFT가 구성되어 장기-인체조직 기증자 발굴기관 단일화를 추진 중이다.
해외 기증 선진국에 비해 조금 늦기는 했지만 인체조직기증의 공적 관리체계가 확립되고, 장기-인체조직 기증자 발굴기관 일원화가 본격 추진되는 만큼 기증자들의 생명나눔정신이 바로 설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더 많은 수혜자들이 이식을 통해 질병과 장애의 고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명철 이사장은 정형외과 세계 권위자로 알려진 의사다. 의사가 된 이유는
▶내 부친은 오랫동안 법조계에서 검사생활을 했다. 우리 집안 사람들은 거의 다 법조인인데 부친을 자랑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정말 존경하는 분이었다. 내가 부친께 왜 법조인이 됐냐고 굉장히 많이 물었는데 그때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법을 몰라 법의 피해를 많이 받고 혜택을 못 받는다. 그래서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법조인이 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부친이 예전에 갑자기 당한 철도사고로 손이 절단 되었다. 만약 그때도 기술이 좋았으면 절단을 안 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땐 약도 많지 않고 기술도 형편없어서 할 수 없이 절단을 해야만 했다. 그렇게 손을 절단을 하고 의수를 끼우니까 겨울에는 괜찮은데 한여름에도 의수 때문에 장갑을 끼고 다녔다. 한여름에 누가 장갑을 끼나? 거기다가 한 손만 쓸 수 있다 보니 한 손으로 모든 걸 다 하려는 모습이 안 되어 보이고 안타까웠다. 사고가 났을 때 의술이 좋았으면 다시 고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모친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내가 내일 중요한 시험이 있어도 교회 가는 날은 가야만 했다. 한 마디로 모친한테 끌려다녔다.(웃음) 그런데 어릴 때는 이렇게 끌려 다녔더라도 그게 정말 중요한 교육적인 가치와 영향을 미치는 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대학원서를 쓰는 날 원래는 법대를 썼는데, 우리 모친이 오늘 마감이라고 했더니 학교 가서 이걸 의대로 고쳐버렸다. 그래서 그때 의대를 가게 됐다. 그렇다고 내가 의대를 전혀 생각 안 했던 건 아니고 항상 부친을 보며 병을 고치는 것도 중요하고 도움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서 안 가겠다고 하지 않았다. 우리 부친 역시 의사도 좋은 일을 하는 거니까 원하는 대로 하라고 해서 의사의 길로 들어오게 되었다.


-부친의 영향으로 정형외과 의사가 된 것인가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 많은데 정형외과 온 이유는 부친의 손 때문이었다. 의대에 들어와서 보니까 정형외과에서 그런 수술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정형외과의가 됐고, 잘라진 걸 붙이는 수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당시는 팔다리나 손가락이 잘리면 다시 붙이는 것이 불가능했고 미래의 꿈으로만 생각했던 일이었다. 그래서 접합술을 집중적으로 했고 결국 아무도 못했을 때 세계 최초로 접합수술에 성공했다.

-그 동안 접합술과 인공관절수술을 수없이 집도했다. 이런 수술들에도 인체조직이 필요한가
▶물론이다. 내가 그 동안 15,000건이 넘는 인공관절 수술을 진행했던 정형외과의기 때문에 뼈 이식의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먼저 인식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요즘과 달리 예전에는 이식할 수 있는 뼈가 없었다. 수입도 없었고 조직은행도 없어서 그때는 자기 몸에서 떼는 거 밖에 없었다.
그런데 뼈를 뗀다 해도 뗄 수 있는 양이 극소량이다. 팔다리 뼈를 자를 수는 없고 그나마 뗄 수 있는 부분은 골반 안쪽 뼈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한계가 있기 마련이었고 항상 뼈이식 수술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었다.
불과 4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 척추결핵 환자가 많았다. 척추결핵이 걸렸는데 방치하면 신경이 눌려서 하반신 마비에 이르기 때문에 병변을 제거하고 그 부위에 뼈를 이식 받아야만 한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인체조직을 이식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때라서 그렇게 골반 뼈를 떼어서 했다. 예전에 한 어린 아이가 척추결핵에 걸렸던 적이 있는데 몸이 작은 아이들의 경우 뗄 수 있는 뼈가 없다. 이식은 해야 하는데 뼈는 없는 상황에서 환자 아이 아버지가 듣고 있다가 그럼 내 뼈를 주면 안되냐고 했다. 그래서 한쪽 방에서는 아이가 뼈 이식 수술을 받고, 옆방에서는 아버지가 골반에서 뼈를 떼는 수술을 했다.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수술이다.
그 일이 있고 나서 규모는 작지만 골은행을 만들어야겠다고 해서 병원 내에 설립했다. 그래서 수술할 때 뼈를 잘라내면 버리지 않고 모아놨다가, 소독하고 다른 사람한테도 쓸 수 있게 만들어서 수술에 쓰고 했다.
그러다가 환자들에게 체계적으로 인체조직 이식재를 공급하고자 대한인체조직은행을 강동경희병원 내에 설립하게 됐다.

-생명을 살리는 의사로서 생명 윤리에 부합하는 인체조직 기증 문화에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
▶근원적으로 인체조직이란 것은 공산품처럼 원료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사람이 기증하지 않으면 첫발부터 갈 수가 없다. 이 세상에서 내 몸을 기증하는 것보다 더 큰 결정은 없다. 자기 몸의 일부를 기증하겠다는 걸 생각해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떻게 보면 섬뜩하고 상상 못할 일일 수도 있다. 생명이 귀하고 가치가 높으니까 못한다는 것도 있지만 본능이기도 하다. 내 주머니 돈도 남을 주기 쉽지 않은데 내 몸의 일부를 주기는 더욱 어렵다.
그래서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귀중하고 소중하며 가치 있는 것은 그럼 무엇인가? 바로 생명이다. 이 생명을 내가 다른 사람한테 주는 것보다 귀하고 값진 선물은 없다.
그런데 이런 생각과 고민을 해보는 것조차 우리나라는 역사가 짧다. 또한, 유교사상이 미친 영향도 있다. 부모님에게 받은 몸을 누구에게 준다는 것은 유교사상에 위배가 된다. 훼손하는 것도 불충으로 보는데 떼준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죽을 때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을 위해 내 몸을 기꺼이 선물하고 가겠다는 생각이 없다. 그래서 기증문화가 생기지도 않고 정착이 안 되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장기부터 시작해서 사회적으로도 그렇고 내 주변에 이식이 필요한 사람이 생기기도 하면서 이걸 남의 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이 싹트면서 그룹이 생긴 것이다. 그러다가 한국장기기증원이 생기면서 체계적으로 기증을 활성화하게 되었다. 우리는 생명의 가치, 존엄성, 생명의 아름다움에 대해 누구나 쉽게 말할 수 있다. 그렇게 귀중한 생명을 살아있을 때 줄 수는 없지만, 내가 죽음을 맞이했을 때 선물로 하고 간다면 또 다른 하나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다. 그게 바로 생명윤리, 생명존중, 생명나눔이다.

-아직 활성화 되지 않은 기증문화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기증문화가 활성화 되어있는 해외 국가의 문화가 그냥 공짜로 생긴 게 아니라 교육에 의해 된 것이다. 어릴 때부터 생명과 육신이 무엇인지 배우고, 나중에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교육을 한다.
그것을 통해 나중에 기증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 때 기증할 수 있겠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다. 문화가 자연스럽게 생기려면 어릴 때부터 교육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는 교육은 고사하고 의과대학에도 이런 교과과정이 없다. 미국은 이미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들어있다.
그래서 한 사람이 성인이 되면 내 몸은 어떤 것인지, 임종하거나 죽을 때는 내 몸을 기증할지 한 번은 생각해 본다. 미국은 평균 인구 백만 명당 100명이 기증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백만 명당 4.5명이 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 지금은 화장문화가 많이 자리잡았다. 화장터에서 나오면 사람은 한줌의 재가 되고 이걸 뿌리고 마는데 과연 그게 의미가 있을까? 죽기 전에 장기나 조직을 기증하면 내 생명의 일부를 누군가에게 주고 다시 화장이나 매장을 할 수 있다. 그걸 통해 내 생명과 DNA가 계속 다른 이에게 옮겨감으로써 인간 생명의 중요성, 존엄성, 희망의 불꽃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기관 소식지 이름이 ‘촛불 하나’다. 요즘 촛불 시위가 한창인데 그렇게 촛불 시위에 나온 사람들만 기증에 참여해도 우리나라는 정말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독자들께, 그리고 미래 인체조직 기증 희망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생명의 가치와 의미는 무엇이고, 내가 죽을 때 그 의미를 어떻게 가지고 갈 것인가?” 이런 인터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생명이란 것이, 기증이란 것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구나” 하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이 세상에 태어나는 생명이 무엇인지, 가치는 무엇이며, 그것이 사회에 미치는 것과 마지막에 촛불이 꺼진다는 건 뭘 의미하느냐를 보면 우리가 얼마든지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고 다시 한번 고민해봐야 할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보다 많은 분들이 인체조직기증을 통해 생명나눔의 뜻에 함께 해주길 바란다.

*인체조직기증 희망서약 전화 : 1544-0606

△ 유명철 한국인체조직기증원 이사장
–– 1943년 10월 4일 출생(부산광역시)
––서울대학교 의학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의학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의학 박사
––경희의료원 의대부속병원 병원장
––제 1대, 5대 경희대학교 의무부총장
––제 10대, 14대 경희의료원 원장
––제 1대 동서신의학병원 병원장
––대한정형외과학회 회장
––대한인체조직은행 은행장
––대한인체조직은행 이사장
––제 1대 아시아인공관절학회 회장
––現 정병원 정형외과 명예원장
––現 경희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現 한국인체조직기증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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