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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은 부산광역시 교육청 전경. © News1 DB |
부산지역 특성화 중학교에서 비교내신평가제 폐지 적용과 성취평가제 도입 시기가 엇갈리면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대거 이탈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의 모 국제교육 특성화 중학교에서는 전교생 가운데 20%에 달하는 학생들이 불과 지난 한 달 동안 모두 일반 중학교로 전학을 떠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올해 안으로 중학교 3학년 전교생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심각한 우려마저 제기된다. 또 4월에 치르는 중간고사 이후에도 상당 수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전학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학교장 추천서를 받고 면접고사를 치르면서 치열한 입시경쟁을 뚫고 들어갔지만 정작 고교 진학을 앞두고 인문계가 아닌 특성화고에 가야할 상황에 내몰리자 마지못해 떠나는 상황이다.
해당 중학교 교감은 " 1학기를 마치면 또다시 (학생들이)전학을 갈 우려가 있고 올해 마지막 학기쯤 되면 몇 명 남지 않을 정도로 집단 전학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학생들이 떠날수록 계속해서 전교 석차는 다시 매겨지고 자동으로 하위권에 밀리는 학생들은 본의 아니게 진로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학부모와 교내 관계자들은 진로 설정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학생들이 겪을 심적 압박감과 진학실패에 대한 비관으로 벌어질 수 있는 혹시 모를 상황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입학한 중학교 1학년생부터 비교평가제를 폐지하는 첫 기수로 사전에 정해졌지만 학부모들은 그 당시만 해도 강제로 특성화고에 가야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해당 중학교에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비교평가제가 없어진다는 사실만 알았지 하위 20%에 달하는 학생들이 강제로 실업계(특성화고)로 갈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아이들도 현실은 알지만 마음이 따라주지 않아 전학을 가면서도 내내 울기만 한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학부모 B씨는 "이번 사안은 아이들의 장래와 인권이 걸린 문제다 보니 국민권익위에 문제제기를 했을 때도 학생들의 손을 들어줬다"며 "특혜라고 치부되는 말이 싫어 항의도 없이 교육청 대안만 기다렸는데 결국 성취도평가에서도 제외돼 불합리한 상황에만 처하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교육부에서는 절대평가제 성격을 지닌 '성취평가제'를 전형에 관계없이 특성화 중학교를 비롯한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2018년부터 일괄 적용하기로 방침을 결정하면서 앞으로 석차등급 또는 서열 정보를 학생기록부에서 모두 삭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비교내신 평가제 폐지가 적용되는 특성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중·하위권 등수인 학생들이라도 일정 점수 이상을 받으면 성취도를 나타낼 수 있는 '성취평가제' 기회에서 배제되자 논란은 커지고 있다. 일반고에 갈 수 있는 마지막 보루가 사라진 것이다.
현행 고교입시제도상 부산지역에서는 중학교 내신성적을 반영하고 별도의 특성화고 지원자가 없을 경우 입시커트라인을 상위평균 80% 수준으로 제한한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교육부에서 결정한 사안이고 행정예고 기간이기 때문에 도입 시기를 당기거나 조율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학부모를 상대로 "만약 내 자녀가 같은 상황이라면 적응을 위해서라도 하루라도 빨리 학교를 옮기도록 할 것"이라며 전학을 부추기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타시도에 비해 학생이 원한다면 일반고 수용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 별 문제가 없으나 부산시교육청은 일반고 모집인원에 비해 지원자 경쟁률이 높기 때문에 특성화고 강제 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다른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추진한 사안이고 이같은 초기 진통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학군마다 수준차이가 나는 것도 비슷한 경우다. 시교육청이 나서서 특성화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별도의 편법적인 방안을 내준다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를 도입해도 사실상 '허울' 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부산지역 모 교사 B씨는 "학교 안에서 9등급제가 아니라 A,B,C,D,E 단계로 성취평가제를 적용한다 하더라도 결국 졸업할 때는 다시 진학을 원하는 학교에서 선발인원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커트라인을 정해야 한다"며 "성취평가제지만 진학을 위해서 결국 석차로 다시 계산하는 꼴"이라고 전했다.
시교육청은 이에대해 "성취평가제 전면도입으로 예상되는 난관은 교육부에서 또다른 방법으로 구체적인 학생선발계획을 제안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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