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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배 과장이 토성을 설명하는 모습. |
"천체망원경으로 보면 가장 아름다운 행성 중 하나가 토성이라고 하죠. 바로 이 고리 때문인데요, 직접 고리 안으로 들어가볼까요?"
이현배 서울시립과학관 과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7.5m×4m 크기의 화면에 토성 고리 실사판이 그대로 구현됐다. 3D안경을 쓴 기자들은 저마다 눈 앞에 흩뿌려져 있는 얼음조각을 만져보기 위해 손을 뻗었다.
오는 19일 개관하는 서울시립과학관은 과학을 단순한 교과과목으로 다루지 않는다. 일상 곳곳에서 매일 접하는 생활 그 자체가 과학이라는 컨셉으로 모든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층별로는 1층 공존(생태·환경·건축), 2층 연결(뇌과학·우주·수학)과 생존(인체·유전·물질), 3층 순환(힘·에너지)으로 구성됐다.
특히 국내 최초로 3D 천체전문 시뮬레이션을 도입한 '3D 스페이스'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지구에서 시작해, 태양계, 은하, 은하군, 태초의 빛(빅뱅 단계 이전)까지 우주의 전체 모습이 파노라마 형태로 펼쳐질 뿐만 아니라 화성과 목성 등 원하는 행성을 내 눈앞에 가져다 놓을 수 있다.
3D 스페이스 안에는 한번에 20명 정도의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다. 하루에 6회 전문해설가가 직접 설명도 해준다.
스크린만 터치하면 뇌 등 인체 곳곳을 들여다 보고 각각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탐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직접 뇌파실험도 할 수 있다. 두 사람이 뇌파를 측정할 수 있는 밴드를 머리에 쓰고 유리관 안에 있는 쇠구슬을 쳐다보기만 하면, 쇠구슬이 집중력이 더 뛰어난 사람 쪽으로 움직인다. 또 자신의 뇌파가 화면에 그래프(파형) 형태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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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뇌파실험을 해보는 기자들. |
마찰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두 레일 중 한쪽 레일에만 바람이 불도록 하고, 원반을 밀어 등가속도·등속직선운동을 확인하는 실험이다. 이때 실시간으로 원반의 움직임이 사진으로 화면에 뜬다. 교과서에서 등가속도 공식만 외워 대입해 풀던 학생들에게는 그야말로 과학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평소 아이디어가 많은 학생이라면 메이커 스튜디오와 아이디어 제작소를 이용해 직접 제품을 생산해 볼 수도 있다.
지상 1층 별관 '메이커 스튜디오'는 새로운 창작물을 구상·제작하고 발표와 전시, 교육까지 가능한 복합공간으로 운영된다. 학생과 교사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 메이커 등 일반인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1층 G전시실 내 '아이디어 제작소'에는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만들수 있도록 스티로폼 CNC, 대형 3D 프린터, 초고화질 3D 스캐너 등 16종의 장비가 구비돼 있다.
서울시립과학관의 전체적인 설계는 샌프란시스코 과학관(Exploratorium)을 벤치마킹했지만, 3D나 정보통신기술(ICT)를 활용한 프로그램은 오히려 미국쪽에서 방한해 참관하기도 했다.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은 "평균적으로는 중학교 2학년 수준의 과학지식 수준에 맞춰 구성했지만, 일반 시민들도 관람이 가능하도록 흥미롭고 알차게 꾸몄다"면서 "장애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건물 설계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서울시립과학관은 개관을 기념해 19일부터 21일까지 전시실과 교육실, 옥외공간에서 '2017 서울시립과학관 사이언스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과학관 입장료는 어린이 및 청소년(7~19세) 1000원, 성인 2000원이다. 다만 개관을 기념해 이달 31일까지는 무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