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이프가드’ 발동…삼성·LG 세탁기 직격탄

[사진=머니투데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을 승인했다.앞으로 3년간 외국산 대형 가정용 세탁기 수입물량에 대해 최대 50% 관세를 추가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기업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로버트 라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대형 가정용 세탁기와 태양광전지에 대해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세이프가드(무역법 201조)는 특정 수입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미국 내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킬 경우 관세부과, 수입량 제한 등을 통해 수입품을 규제할 수 있는 미국의 무역구제 수단이다. 이번 세이프가드 발동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 2002년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 철강에 3~30% 관세를 부과한 지 16년 만이다.

앞서 미 ITC는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대형 가정용 세탁기 수입급증으로 월풀 등 미 세탁기업체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는 판정을 내렸다. 지난해 11월에는 월풀 등 미국업체들을 구제하기 위한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트럼프 대통령에 보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세이프가드 발동 승인에 따라 미국은 우선 연간 120만대의 외국산 세탁기 수입물량에 대해 첫해 20%, 2년째 18%, 3년째 16% 관세를 추과 부과한다. 초과물량에 대해서는 첫해 50%, 2년째 45%, 3년째 40% 관세를 부과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국, 말레이지아 등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이 주요 제재 대상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에서 연간 200만대 이상, 금액으로 10억 달러(약 1조400억원) 가량의 세탁기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STR이 이날 발표한 자료에선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한 제품이 제재 대상에서 제외되는지 여부는 명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서 ITC는 권고안에서 이들 제품을 제외토록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출하는 세탁기 중 한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구제조치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중국, 말레이시아, 한국에서 수입하는 태양광전지에 대해서도 향후 4년간 2.5기가와트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 첫해 30%, 2년째 25%, 3년째 20%, 4년째 15% 관세를 추가 부과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한때 좋은 일자리를 창출했던 우릴 산업을 파괴하며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며 수입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