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적 대통령제 폐해 막으려면 지방분권 필요"

김진표 의원, '내 삶을 바꾸는 개헌' 토론회 개최…"개헌 성공하려면 국민이 주체 돼야"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입력 : 2018.01.26 19:29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더리더
26일 올해 최강 한파가 기승을 부렸지만 국회는 ‘개헌’에 대한 토론 열기로 후끈했다.


‘내 삶을 바꾸는 개헌’, 헌법을 바꾸는 일이 국민에게 직접 와닿을 수 있을까. 이날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는 '내 삶을 바꾸는 개헌'(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한국헌법학회 주최)토론회에서는 개헌의 주체는 국민이 돼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19혁명, 6·10 민주항쟁에 이은 '촛불혁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개헌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토론회에서 국민이 개헌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 2항대로 게헌에 국민의 의견이 담겨야 한다는 의미다. 토론회에서 정치인들의 의견을 '국민의 소리'로 포장해 개헌 의견을 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국민이 직접 참여하기 위해 개헌에 대한 국민 투표, 국민발의, 국민소환제가 도입돼야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권력구조 개편 이전에, 국회의 권한 강화와 지방분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권력이 분산되면 자연스럽게 중앙정부의 힘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주민이 행복해야 국가가 탄탄해지듯 직접적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지방분권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헌법 규정과 기본권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당리당략 버리고 개헌에 힘 모아야”


정세균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저로서는 (개헌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부끄럽다”라며 “제가 의장이 되자마자 특위를 만들어 1년 동안 개헌 논의를 했는데 아직도 개헌안을 만들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4·19혁명 당시 3차 개헌할 때 한 달이 걸리지 않았고 6·10민주화항쟁 때는 세 달이 걸리지 않았다. 국회 개헌특위가 만들어진 지 1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이러고 있다. 부끄럽기 짝이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통령에게도 헌법발의 권한이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나서지 않는 게 순리”라며 “그게 입법부의 책무를 다하는 것이며 위상을 지키는 것이다. 국회가 계속 논의만하고 성과 내지 못해 대통령까지 나서는 것은 국회가 굉장히 부끄러워지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이번에 꼭 성과를 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회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고자 개헌 이야기를 꺼내 개헌에 대한 찬성 여론조사가 45%로 떨어졌다”라며 “하지만 그 이후에 70%를 상회한다. 촛불혁명 정신은 한국을 정상적이게 만들라는 것”이라고 내세웠다.

김 의원은 “지난 대통령 선거 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개헌 할 것이냐고 토론회에서 추궁했다”며 “지방선거에서 개헌을 투표로 부치려고하니, 당의 유불리 따져가면서 선거 이후로 개헌을 미루겠다고 한다. 이것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는 의회의 권한과 책임이 강화돼야 한다”라며 “국민을 대표하는 입법기관인 국회가 약하면 국민이 약하다는 것이다. 권력구조 개편 이전에 입법부의 권한 강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 의원은 “그동안 개헌논의는 속된말로 ‘정치 장사’하는 것으로 끝났다”라며 “진정으로 개헌하고자하는 국회 노력이 미흡했다. 이번에는 이렇게 끝날 수 없다. 당리당략을 버리고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헌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자의 양보가 필요하다”라며 “기득권 내려놓는 일이고 권력 나누는 일이다. 집권여당 노력이 중요하다. 권력을 얼마나 내려놓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김용헌 교수, 이기우 교수, 임지봉 교수, 정순관 교수, 박상철 교수, 조경호 교수, 조규범 입법조사관/사진=더리더
◇“‘국민’이 개헌 주체 돼야”

발표자를 맡은 박상철 교수(경기대학교 부총장·정치전문대학원)는 “헌법 개정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는 자각이 필요하다”라며 “이번 촛불혁명에서도 봤듯, 국민은 직접 정치에 참여하고 대통령을 선출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정치권에서는 기본권을 어떻게 강화하는지, 새로운 기본권은 무엇인지, 선거구도 개편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그 이후 국민에게 ‘결재’맡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방 분권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국민 의무는 다했지만 ‘주민’의무를 다했는가”라며 “지방분권을 하지 않으면 민주시민이 될 수 없다. 주민으로서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지방분권이 된다면 제왕적 대통령제의 절반 문제는 해결된다고 본다”고 밝혔다.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 “가장 많은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은 4년 중임제”라며 “의원내각제도 대안으로 거론되는데, 우리나라 국민은 직접 정치에 참여하려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4년 중임제가 적합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김용헌 교수(세종대학교 법학부·전 헌법재판소 사무처장)는 “4·19혁명 때 3차 개헌이, 6·10민주항쟁 때 9차 헌법 개정이 이뤄졌는데, 정치적 이해관계가 담긴 개헌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했다고 본다”라며 “4·19혁명은 절대적 권한을 가진 대통령 실망이 소리였기 때문에 내각제 도입이 필연적이었고 6·10민주항쟁 때는 대통령직선제 쟁취하고자 하는 게 국민의 소리였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촛불혁명에서는 국민의 의견이 무엇인지 앞서 두 차례 혁명처럼 뚜렷하지 않다”라며 “이번 개헌에서 정치인들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권력구조 개편하면서 국민의 소리라고 포장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개헌 논의에서 정치인들은 자신의 의견을 ‘국민의 소리’로 포장하기보다 마음을 열고 국민의 소리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기우 교수(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는 “개헌안을 내놓지 못하는 정당은 공당이 아니다. 모든 정당은 개헌안을 내야 한다”라며 “여당은 야당을 설득해서 협상 테이블에 앉혀야 할 의무가 있다”고 내세웠다.

이 교수는 “정치권에서 개헌을 이루지 못하면, 국민은 '개헌 발의권'을 달라고 주문해야 한다”라며 “유신헙법 이전에는 국민이 헌법발의권이 있었다. 주권자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지봉 교수(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는 “직접 국민이 주도하는 개헌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민 투표', 국민이 직접 헌법개정안을 낼 수 있는 '국민발안', 임기가 보장된 선출직이라도 임기 만료 전에 소환해서 파면할 수 있는' 국민소환제'를 과감하게 도입해야 한다”라며 “현행에서는 국민투표만 있고 국민 발안이나 소환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직접민주주의의 강화는 대의민주주의를 무시하는 게 아니다”라며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기 위해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경호 교수(국민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는 지방분권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지방자치가 시행된 이후 주민의 삶이 더 나아졌나”라며 “실질적으로 지방분권 개헌을 통해 주민 생활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국민에게 제시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주민 삶의 질 증진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주민이 직접 혜택 보는 개헌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규범 입법조사관(국회입법조사처 법제사법팀)은 “1987년 9차 개헌 이후 헌법학자들은 지속적으로 개헌에 대해 논의했다”며 “논의는 충분히 끝났는데 개헌안에 어떻게 국민 의견을 담을 것인지가 중요”라고 언급했다.

그는 “내 삶을 바꾸는 헌법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권 조항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며 “국가에게 청구할 수 있는 인간다운 삶을 생화할 권리 등 기본권에 대한 규정을 보완하는 개정안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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