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이자 의원, "근로시간 단축, 2월 국회 처리 못하면 기약 없다"

[국회in]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 "업종별 적정 표준 임금 나오면 근로자 처우 개선될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입력 : 2018.02.06 09:54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사진=더리더
서울의 야경이 아름다운 이유는 ‘야근’ 때문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이 있다. 야근하는 사무실 불빛이 모여 야경을 만든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평균 근무시간은 OECD 가입국 중 연평균 노동 시간 2위에 기록할 정도로 길다. 법적으로 허용된 1주일 최장 근로시간은 68시간이다. 이 ‘68시간’은 어떻게 도출됐을까.


2003년 8월 노무현 정부는 법정 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제한했다. 노사가 합의하면 1주 기준 12시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40시간에 12시간이 더해졌으니 법정 최장 근로시간은 52시간이다. 여기서 ‘1주’는 월요일부터 금요일로 해석했다. 정부는 5일간 52시간까지 근로한다는 게 지침이었다.


여기서 간과한 것은 주말 근무다. 주말 근무는 ‘1주’에 포함이 되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50조2항에 따라 토요일과 일요일 각각 8시간까지 총 16시간 근무할 수 있게 됐다. 즉, 노동부는 ‘40+12+16시간’을 더해 일주일 최장 근로시간을 68시간으로 해석한 것이다.


2008년 9월 경기 성남시 환경미화원들이 주당 최대 근로시간인 68시간은 위법이며, 휴일 수당을 200%줘야 한다고 소송을 제기하면서 화두로 떠올랐다. 이들이 1, 2심 모두 승소하면서, 국회에서는 2013년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근로시간 단축에서 쟁점은 ‘휴일 수당 할증률’이다. 여야는 지난해 휴일수당 할증률을 현재의 50%로 유지해 기본급의 150%를 지급하는 것에 합의했다. 노동계에서는 반발한다. 휴일근로면서 연장근로이기 때문에 중복으로 수당을 가산, 기본급의 200%를 수당으로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국회에서는 기업계와 노동계 모두를 아울러야 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근로시간을 단축하려면 우선적으로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그 부담을 짊어지지 못하면 현장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더리더>는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달 23일 임이자 의원실을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근로시간 단축을 이야기했다. 단축 논의가 이제 국회로 넘어왔다
▶문 대통령이 근로시간에 대한 행정 해석을 폐기해서라도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월 국회에서 해결을 촉구했으나 합의되지 않았다. 이제는 2월 국회에서 처리하라고 압박한다. 대통령이 직접 행정 해석을 없앨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유는 현장 혼란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만약 행정 해석을 없애고 법적 최대 근로시간인 68시간을 폐기,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그만큼 인원이 필요하다. ‘9988’이라는 말이 있다. 99%의 채용을 담당하는 것은 88%의 중소기업이라는 뜻이다.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대책을 만들지 않고 정책만 내세우면 안 된다. 하다못해 지원금도 주어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2월 국회에서 통과를 호소했는데, 이런 부작용들을 알고 있어서 국회로 넘긴 듯하다. 대책 마련이 되지 않고 지르기만 하면 현장에서는 혼란이 가중된다.


-근로시간 단축 최대 쟁점은 ‘휴일 할증’이다
▶휴일을 연장근로로 보지 않기 때문에 50%만 할증이 붙는다는 논리다. 자유한국당은 휴일에 8시간을 근무하면 50%를 주되, 그 이상이 되면 100%를 주자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중복 할증이라고 봐서 휴일에 근무하면 100%를 주자고 주장했지만 지난 12월 여야간사협의 과정에서 한국당의 입장이 받아들여졌다.


-휴일 할증 100%가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
▶할증률 100%를 적용하면, 할증률 50%가 적용된 수당을 받은 근로자는 나머지 50%에 대해 수당을 소급해 받아야 한다. 기업은 근로기준법상 임금채권 유효기간인 3년치 휴일 근로수당을 계산해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갑자기 3년치 수당을 주게 되면 기업은 부담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경영계는 불만을 표하고 있다.


-특례업종 폐지도 쟁점이다
▶26개 특례 업종에 대해 16개 업종은 제외시키고, 10개 업종에 대해서는 유지하자고 논의했다. 16개 업종은 생명이나 안전과 관련된 업종이다.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제외하는데 합의했다. 12월 23일에 의견이 모아졌지만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과 정의당이 반대해서 의결하지 못했다. 다시 2월로 넘어갔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아직 당 차원에서도 정리가 안 됐다. 2월에 처리하지 못하면 또 넘어가게 된다.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사진=더리더
-문재인 정부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만 원 시대를 열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보나
▶근로자에게 임금은 올려줄수록 좋다. 지난 대선 문 대통령뿐만 아니라 홍준표 대표도 최저임금은 점진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을 올려 결국 소득주도 성장론으로 가겠다는 방침은 좋다. 다만 취약계층이나 근로빈곤층은 ‘앞으로 남고 뒤로 빚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앞으로 보면 임금이 올라가고 근로시간 단축돼 좋을 것 같지만 뒤로 보면 고용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기본급뿐만 아니라 상여금, 수당 등 모두 올라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일이 발생한다. 기업에서 오른 임금을 책임지지 않으면 해고하거나 고용감소로 이어진다. 사실 최저임금이 올라도 대기업이나 노동조합이 있는 중견기업 근로자들은 크게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취약계층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시장에 국가가 과도하게 개입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현장에서는 혼란스러워진다.


-고용 안정성을 위해 문 대통령은 공공기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일단 비정규직에 대한 정의가 있어야 한다. 무기계약직이 비정규직일까? 사내 하청이 비정규직일까? 무기계약직은 지속적으로 계약을 연장하는 것이고, 사내 하청은 하청업체에서는 정규직이면서 파견 나온 근로자다. ‘비정규직’에 대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았다. 우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하면 비정규직에 대한 정의부터 마련해야 한다.


-그럼 계약기간이 있는 비정규직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단기 계약을 맺은 비정규직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고용이 보장된다는 것은 근로자에게 로망이다. 그들의 처우가 개선되는 것은 좋은 방향이다. 그러나 그 비용에 대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 공공기관에 한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겠다고 했는데 만성 적자를 내는 공기업이라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문재인 정부에서 이 부분이 업적으로 남을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더 이상 청년고용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두고두고 문제점으로 지목될 것이다.


-임 의원은 노동계에 몸담으며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들었을 텐데.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면서 부작용이 없어지려면 어떤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나
▶역발상을 해보자. 정규직이 없으면 비정규직도 없다. 동일노동, 가치노동을 했을 때는 동일임금을 줘야 한다. 자동차기업 사례를 들면 왼쪽 바퀴 가는 일과 오른쪽 바퀴 가는 일은 같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면 정규직은 연봉이 1억 원이 넘지만 비정규직은 1/4 수준인 2,500만 원 수준이다. 하청업체가 2,3,4차로 내려가 연봉이 더 적어진 것이다. 하는 일은 같은데 연봉이 4배 차이가 난다. 웃지 못 할 일이다.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부조리함이 산업 전반에 깔려있다.


업종별로 적정 표준 임금이 나와야 한다. 식품, 금속, 화학 등 업종을 나누고 노동을 하는 근로자에게는 표준 적정 임금을 기준으로 줘야 한다. 적정 임금을 표준으로 더 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보장해줄 수 있어야 한다. 전제는 사회적 합의다. 표준 임금에 대해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게 쉽지는 않다. 적정 임금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 모든 동일노동에 대해서는 동일임금이 주어져야 한다. 대기업에서 남는 이익이 하청업체에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동반성장이 돼야 한다.


-환노위 야당 간사로 활동하면서 여당과, 그리고 다른 야당과 협상하는 것은 어떤가
▶노동계에 있을 때부터 포함하면 17년 정도 협상만 했다. 국회에 들어와서도 협상의 연속이다. 일단 우리당 의원들끼리 협상이 돼야 한다. 도출이 되더라도 당 정체성이나 강령에 맞아야 하니 지도부와도 협상을 해야 한다. 그 다음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과 협상한다. 이들과 협상하는 것도 쉽지 않다. 주변에서는 초선인데도 협상을 잘 한다고 한다(웃음).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과 협상은 잘 이뤄지나
▶사실 환노위 간사들과 의원들이 노동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가 잘 된다. 더불어민주당 같은 경우는 보수정권 9년 동안 친기업적인 정책을 펼쳤다고 주장한다. 우리당 같은 경우는 노동자와 기업 모두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너무 한 쪽으로 쏠리면 좋지 않다고 본다. 어쨌든 노동자가 많아지려면 기업이 살아야 한다.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사진=더리더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로 원내에 입성했다
▶나는 소위 말해 ‘무수저’다. 가난하다는 기준이 상대적이지만, 정말 가난하게 살았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심정을 모른다. 노동권에 몸담으면서 어떻게 하면 이 나라를 바꿀 수 있을까 생각했다. 국회의원 한 명은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도 같았다. 의원이 돼서 세상을 한 번 바꿔보자고 생각했다. 처음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다 웃었다. 그 정도로 무모했다. 국회의원이 돼야겠다고 마음먹고 12년 만에 이뤘다. 비례대표 3번을 받았는데, 그 번호가 뜨고 정말 놀랐다. 17번 정도 받으면 잘 한 것이라고 봤다.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노동계를 대변하면서 세상을 바꾸는 좋은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


-임 의원은 지난해 육아휴직 급여를 국가에서 부담한다는 법안을 발의했다
▶모성보호 급여, 육아휴직 급여나 출산휴가에 대한 것은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 저출산으로 150조 원을 쏟아 부어도 나아지지 않는다. 엉뚱한 곳에 쏟아 부어서 그렇다. 지금은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 비용을 고용보험에서 내고 있다. 이렇게 되면 고용보험기금이 떨어질 수 있다. 고용보험기금의 건전성이 악화되면 실업급여제도의 본래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 실업이나 고용불안에 대한 안전망이 부실해질 수 있다. 국가가 30% 이상을 부담하자는 법안을 제출해 현재 상임위 계류하고 있다.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
1964년, 경상북도 예천
경기대학교 학사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석사
경기도 지방노동위원회 근로자위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여성위원회 위원장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
중앙노동위원회 근로자위원
제20대 국회 전반기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제20대 국회의원 (비례대표/자유한국당)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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