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서관, '성추행 논란' 고은 시인 전시공간 철거 고심

서울도서관 측은 20일 ‘만인의 방’의 향후 운영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의 취지를 살려 '고은'이라는 개인이 희석될 방안을 찾는 소극적인 대안부터 철거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도서관 관계자는 "사회적인 상황에 따라 기념사업이라는 취지가 달라질 수 있게 됐다"며 "기념사업의 목표를 살리는 방향으로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고 검토의 배경을 밝혔다.

만인의 방은 서울시가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지난해 11월 조성한 공간이다. 경기 안성시 공도면 마정리에 있는 고은 시인의 서재를 재현했다. 전시공간에 만인보 집필을 시작했던 좌식탁자 실물과 이후 집필을 마무리한 좌식탁자, 서가들, 필기구, 책과 책 사이로 난 아슬아슬한 길을 그대로 옮겨왔다. 고은 시인은 자신의 뿔테안경을 비롯해 서재에서 쓰던 많은 물품을 기증했다.

또 다른 도서관 관계자는 고은 시인의 대표작인 '만인보'에 등장하는 독립운동가와 임시정부 활동가를 소재로 한 특별전시, 이와 관련된 도서들을 수집해서 시민이 읽을 수 있게 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논란 이전부터 이 공간에서 고은 시인을 부각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운동의 가치를 제고하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고은 시인은 최영미 시인이 '괴물'이라는 시에서 성추행 가해자로 거론한 'En선생'으로 의심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