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전문변호사 “지하철성추행, 혐의 정도에 따라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어”

버스와 지하철은 현대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이용하다 보니 사건·사고의 온상으로 지목되는 일도 잦다. 특히 지하철은 특별 단속 기간이 있을 만큼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일어난 성추행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 공중밀집장소추행이 적용된다. 공중밀집장소추행의 처벌규정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성추행 범죄 중에서 비교적 가벼운 편에 속한다.

하지만 법무법인 한음 조현빈 형사전문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지하철성추행이라고 해서 반드시 공중밀집장소추행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조현빈 변호사는 “성범죄 사건은 작은 차이로 죄목이 달라진다”며 “같은 장소에서 일어난 성추행 사건도 혐의 정도, 피해자의 상태 등에 따라 강제추행, 준강제추행이 적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하철역에서 여고생을 뒤따라가면서 키와 몸무게 등을 묻고 어깨에 손을 올리며 “같은 역에서 내리자”고 한 60대 남성은 강제추행 혐의를 받았다.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위 남성에게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었다.

강제추행의 처벌규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강제추행의 처벌규정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앞서 언급한 공중밀집장소추행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

조현빈 형사전문변호사는 “사례로 볼 수 있는 것처럼 몇 가지의 상황적 특성만으로 혐의를 결정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며 “실제 성범죄 사건, 판례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일반인들이 문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형사전문변호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