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꿈 잇는 3전4기 ‘PK’ 초선…

[칭찬합시다]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동체 위한 정치를"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백지수 기자입력 : 2018.06.04 09:43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기호 1번, 경제구청장이 되겠습니다.’

‘기호 1번, (부산) 북구의 경제 중흥시대를 열겠습니다.’
‘기호 2번, 부산 북구 재수가 좋다!’
‘기호 2번, 내 삶에 힘이 되는 국회의원’

국회 의원회관의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 벽엔 4장의 빛 바랜 선거 포스터가 장식하고 있다. 20대 국회에 초선 의원으로 입성하기까지 3전4기의 역사다. 부산 북구에서 기초단체장 선거 한 번, 국회의원 선거 세 번을 치렀다. 2006년 처음 선거에 나서 세 번의 패배를 맛보고 10년 째인 2016년 당선의 기쁨을 알았다. 전 의원은 “20대 총선 때에는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나섰다”며 “10년 한 우물을 팠으니 손가락질 할 사람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거듭된 낙선 끝에 들어온 국회에서 그는 동료 의원들에게 외유내강형으로 인식되고 있다. <더리더> ‘칭찬합시다’ 인터뷰 마흔여섯 번째 주자로 그를 추천한 유성엽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그를 “외유내강형 인물이고 항상 웃지만 잘못된 문제에는 분노하며 엄정하게 개선을 요구하는 모습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그가 연이은 낙선에도 끊임없이 선거에 도전한 이유 중 하나는 외유내강형 인물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의리’가 중요한 이유가 됐다. 전 의원은 PK(부산·울산·경남)를 거점으로 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일찌감치 출마 자원으로 분류해 키운 인물이다. 이른바 ‘정통 친노’라 할 수 있다. 대학원을 졸업한 1999년 처음 노 전 대통령과 연을 맺었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세 번이나 근무했다. 노 전 대통령을 매우 가깝게 기억하는 사람 중 하나인 셈이다.

보수 성향이 강한 PK에서 그가 노 전 대통령의 뜻처럼 정치를 하기까지 녹록치 않았다. 그의 지역 기반인 부산은 아직도 자유한국당이 강세다. 20대 국회에서는 부산 지역 18개 지역구 중 3분의 1 수준인 5곳만 더불어민주당 의원 차지다. 그가 낙선했던 19대 총선 때만 해도 부산에서 민주당 계열 정당(민주통합당) 당선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지금은 한국당 소속인 조경태 의원뿐이었다.

그런 그에게 부산에서 민주당의 뿌리를 내리는 것은 큰 과제다. 부산 지역주의를 타파하고자 했던 노 전 대통령의 꿈을 이어가는 것이다. 그는 6·13 지방선거를 앞둔 최근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부산 지역 풀뿌리 민심을 다질 지방자치에서도 정권 교체를 하겠다는 숙제를 떠안았다. 그는 “공동체를 위해 일하는 것이 제 심장을 울리는 일이기도 했고 스스로 보기에 제일 잘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부산 시민들에게 새로운 유형의 국회의원을 보여드리며 변화에 대한 믿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필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입법보좌관이라는 이력이 눈에 띈다. (전 의원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출신인 박인상 전 의원 입법 보좌관) 출신이다. 정치를 시작하게 된 것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노 전 대통령이 저를 처음 만나서부터 출마 자원으로 분류했다. 그래서 2000년 총선 후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은 낙선했지만 참모들을 국회로 보낼 때 같이 들어갔다. 선거 1년 전인 1999년 대학원을 졸업하고 선거 캠프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국회에서는 2년 정도만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는 청와대로 갔다. 아무래도 출마 자원이라 몸집을 키워주려 했던 것 같다. 참여정부 임기 동안 제가 유일하게 청와대에 세 번을 들어갔다.
제가 학생 때만 해도 학생 운동을 하던 대부분 선배와 동기들은 노동 현장으로 갔다. 저도 원래는 노동 현장으로 들어가려 했는데 회의가 들었다. 얼마나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통일 운동은 열심히 했는데 여러 희생을 거쳤음에도 변화 속도가 더뎠다. 오히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한 번 하니까 학생 운동 한 번 하던 것보다 더 큰 성과가 만들어지는 것이 보였다. 이것이 ‘정치의 힘이구나’라고 느꼈다. 그래서 노 전 대통령을 만났다.
노 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캐릭터의 정치인이기도 했다. 계속 떨어지고 실패하던 한 정치인이었을 뿐이지만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돈 앞에 머리 조아리지 않는 좀 다듬어지지 않은 정치인의 모습이라는 점이 매력있었다.

-잇단 낙선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정신적으로 피폐해진다. 그럼에도 출마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의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한 우물을 10년은 파라고 하니 딱 10년 팠다. 저는 2016년 선거를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까지 해보고 안되면 한 우물 10년 팠으니까 그만 둬도 누가 손가락질 할 사람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됐다.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스스로 의지가 있어서도 계속 출마했을 텐데 처음 출마할 때 초심은 무엇이었을까

▶제가 즐거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저는 기본적으로 제 왼쪽 심장을 울리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정치였다. 공동체를 위해 일하는것이 왼쪽 심장 울리는 일이었다. 사람들 속에 있는 제 모습을 보면 살아있는 것을 느낀다. 제가 볼 때 제가 젤 잘하는 일이라고도 생각했다.
그 중에도 왜 민주당이냐고 묻는다면 사회 변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다. 사회를 변화시키려면 책임있는 정당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운동 수준에 머무르고 마는 것이 아니라 실제 권력을 잡아서 우리 철학에 맞게 사회를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생각이었다는 것인데 어떤 것을 가장 바꿔보고 싶었나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가혹하다. 단 하루도 경쟁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 경쟁이 개인에게는 때로는 풍부한 삶의 원동력이 될 때도 있고 공동체를 살찌우는 경쟁도 있다. 그러나 90학번인 저는 IMF 외환 위기가 터지고 경쟁이 너무 가혹하다 생각했다. 죽기 아니면 살기식 경쟁, 옆 사람을 밟아야 살아날 수 있는 가혹함이 사회 전반에 있었다. 가능한한 우리가 누리고 최소한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보장받아야 한다 생각했다.

-전반기 국회 의정 활동을 마무리했다. 그동안 국회 상황이 안 좋아 추진하려다 못해 아쉬운 법안이 있나
▶국회의원이 되자마자 1호 법안으로 제정법인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부모의 경제적 지위에 따라 우리 아이들이 추후에 계급·계층이 그대로 상속되는 것을 막자는 것이 골자다. ‘교육격차 해소위원회’를 구성하고 교육 격차 관련 통계도 내고 그 통계에 맞춰 5개년 계획으로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방법을 정부가 마련하자는 내용이다. 그런데 통과가 안 되고 있어 제일 아쉽다. 제정법이라 부처 간 여러 업무 영역이나 예산상 다툼 때문에 통과가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여러 해소법들을 내놨다. 일부는 통과된 것도 있다.
어쨌든 세상의 모든 불평등 원인이 교육이라는 생각에 교육 격차부터 없애야겠다고 생각했다.

-교문위 소속인데 교문위에 들어간 이유와 관련이 있나
▶서울에 강남·북 격차가 있듯이 부산에도 동·서 격차가 있다. 서울 강남·북 격차 저리가라 할 정도로 심하다. 그 중에도 교육 격차가 아주 심하다. 그래서 당선되고 전반기에 교문위에 들어갔다.
그 중에도 지역구인 북구가 교육 격차가 심각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월1일부터 부산 혁신학교를 다 행복학교로 바꿨다. 국회의원이 되고 재작년부터 노력해서 지난해 말 구내 6개 초·중·고로 이어지는 다행복 교육벨트를 만들었다. 행복한 아이를 만드는 교육에서 출발해서 행복하지 못한 모습은 성찰하고 내가 행복한 일을 찾을 수 있도록 등대가 돼주는 교육이 이뤄지면 좋겠다.

-전반기 처리 의안 건수가 6건인데 이 중 애착가는 법안이 있다면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기억난다. 옛날에는 수목장이 없었는데 이제 수목장이 일상화돼서 현행법이 이 부분을 담지 못하고 있다. 우리 지역 한 중학교 바로 50미터 옆에 한 종교시설에서 대규모 수목장지를 조성하려 했다. 현행법상 학교 시설 옆에는 장례 시설을 지을 수 없게 돼 있다. 그런데 여기서 수목장(자연장지)은 최근의 장례 현실이라 법에 반영돼 있지 않았다. 규제 대상이 아니었다. 지역에서 종교단체와 시민단체간 갈등이 심했다. 이를 법을 개정해 해결했다. 법이라는 것이 일단 통과되면 내일부터 사회 변화를 법이 반영 못하고 공포되는 순간 현실 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

-경쟁을 만드는 교육 중 하나가 입시제도다. 교문위원으로서 바람직한 입시 제도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저는 당정협의를 하면 지금 체제를 그대로 인정하는 입시 제도는 안 된다고 세게 얘기한다. 전국의 교육 정책을 총괄하는 교육부라면 가혹한 체제를 허물 수 있는 고민이 있어야 한다. 세부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고민이 없는 점에 대해 개인적으로 불만이 많다. 지금 수능 개편안 논의를 국가교육회의로 다 넘겨놨는데 교육부가 전혀 관여를 안 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 체제를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수 없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활발히 이용하는 의원 중 하나인 것 같다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카카오스토리 모두 다 제가 직접 작성한다. 기본적으로 정치인이 소통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SNS를 하며 얻는 것이 많다. 댓글을 달아 의견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메시지로 조언해주시는 분들도 많다. 의정 활동에 도움을 받는다. 사실 어떤 때는 막 화가 나서 올리기도 한다.

-최근 SNS에 썼던 국회 해산 주장이 인상 깊었다
▶사실 제가 세 번 떨어지고 네 번째 선거에 국회의원이 됐다. 그럼에도 국회 해산을 주장했다. 한국 사회가 촛불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면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서 국회만이 유일하게 촛불 이후 변하지 않았다. 촛불 이전 권력 관계가 반영된 것이 현 국회 의석 수다. 촛불 이후 민심과 여러 요구를 담을 그릇이 아닌 것이다. 그러다보니 남북·북미정상회담이라는 세계사적 회담, 민족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회담조차도 선거를 앞두고 당리당략에 좌우되고 있다.
국회가 이런 모습을 보이니 차라리 국회를 해산하자고 한 것이었다. 조기 총선을 해서 국민 열망을 제대로 담을 국회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또 그러려면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현역 국회의원 300명이 싹 다 출마하지 말자고 한 것이었다.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초선의원으로서 하기 힘든 말인 것 같다
▶다선 의원들 입장에서는 ‘이 놈 봐라’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민주당 의원들은 다 비슷한 생각이다. 원래 국회는 싸우는 곳이긴 하다. 그러나 거기서 절대 넘으면 안되는 마지노선은 민족의 이익이다. 신경제지도를 만들어 대륙으로 뻗어나가야 한민족의 새 역사의 전기가 마련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반대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절대 우리가 넘어선 안될 선을 한국당이 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분노의 표현이다.

-요즘 국회가 사실상 멈춘 상태인데 지방선거를 앞둔 탓도 있는 듯하다. 최근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선거를 돕고 있는데 요즘 PK 지역에서 민주당에 대한 민심은 어떤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이 민주당 쪽으로 뒤집어졌다. 부산은 지금 16개 지역에서 군수·구청장 선거를 치른다. 지금은 민주당 소속 부산 지역 군수·구청장이 한 명도 없다. 이번에는 절반 정도도 가능해 보인다.
정당 지지율과 대통령 지지율이 부산에서도 예외 없이 반영되고 있다. 우리 예상보다 더 큰 변화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도·보수 표 결집을 이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민주당에 이번 지방선거·재보궐선거가 중요한 것이 이번 선거를 넘어 다음 총선과 대선까지 지지를 이끌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민주당으로 넘어온 민심을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오래 이끌어갈 수 있을까
▶그것이 지금 저를 비롯한 민주당 부산 의원들의 과제다. 하나 분명한 것은 부산 시민들이 역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모습의 국회의원들을 만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산 시민들은 국회의원이라고는 한국당 의원들밖에 안 만나보다가 5명의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만나게 됐다.
그동안 부산 국회의원들은 만나기도 어렵고 (시민들 입장에서) 앞에 서면 괜히 주눅들고 말 조심 해야 할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런데 민주당 국회의원 5명은 아니다. 부산 시민들에게 변화를 가질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주고 싶다. 앞으로 부산 민심을 계속 바꿔 나가고 밑바닥 정치 지형을 바꿔 나가는 것이 과제지만 토대는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現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북구강서구갑)
1971년 4월 20일 생(경상남도 의령)
동국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입법보좌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행정관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정책보좌관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
청와대 제2부속실 실장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당 북구강서갑지역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제 20대 국회 전반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제 20대 국회 전반기 예산결산 특별위원회 위원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백지수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기자 100jsb@mt.co.kr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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