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일표 "우리 경제 활력 불어넣는 '션샤인' 상임위 만들겠다

'쓴 소리'를 하는 '영국신사'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김하늬, 김민우 기자입력 : 2018.10.01 10:19
▲홍일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홍일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의 별명이다. 홍 위원장은 온화한 표정을 지으며 냉철한 판단을 내릴 때가 많다. 당내 대표적인 합리주의자로 불리는 홍 위원장은 판사 생활 14년간 몸에 벤 '법과 원칙'을 항상 강조한다. 그는 상임위원장을 맡은 각오로 '균형'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홍 위원장은 "야당과 여당의 첨예한 입장을 조율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회가 생산적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산자중기위는 실물경제를 총 망라하는 주제와 부처가 속한 상임위원회인 만큼 민생경제를 위한 입법 과제에 집중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특허청 등을 비롯해 관련 소관기관은 58개에 달한다.

방대한 규모만큼 담당하는 경제 주체도 포괄적이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 혁신벤처,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등을 다룬다. 여기에 에너지, 통상, 산업, 내수경제 등 대한민국 경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산자중기위 회의탁상에 올라온다.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국회 내 '미스터 션샤인'이 되고싶다는 홍 위원장을 직접 만났다.

- 산자중기위는 전통적으로 여야간 협치가 잘 되는 상임위로 유명하다.
▶지금 우리 경제는 사면초가 상태다. 엄중한 시기에 실물 경제를 관장하는 산자중기 위원장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절실한 것은 기업 투자와 고용을 늘리기 위한 산업정책의 틀을 혁신해야 하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최악의 위기에 놓인 우리경제에 돌파구를 만드는 것이다. 우선 할 일은 기업 투자와 소비를 옥죄고 있는 규제를 푸는 일이다. 우리경제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산자중기위는 규제개혁에 지속적인 노력하겠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부작용은 중소기업과 자영업 시장뿐만 아니라 우리경제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여기에 대한 정부정책의 변화와 지원 대책도 활발히 논의할 예정이다.

- 'MR.쓴소리', '온화한 원칙주의자', '영국신사' 별명은 '조정자'의 역할 덕분에 생겼다
▶합리성을 추구하다보면 상대방의 말이라도 인정을 해주고, 우리의 말도 지적하고 시정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러다보니 쓴소리를 했다는 얘기도 듣는다. 하지만 그런 인정을 바탕으로 나서서 조정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 것 같다. 그동안 쌓아온 신뢰가 바탕이 됐다고 생각한다. 특히 산자중기위는 실물경제를 주로 다루기 때문에 소속 정당을 떠나 국가경제와 국민을 위한 결론에 이르는 게 중요하다. 여야의 치열한 논쟁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역할을 통해 신속한 결론이 도출되도록 노력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소통을 통해 협치가 이뤄지도록 상임위를 운영하겠다.

- 여러 위원회를 두루 경험한 '정책통'으로 불린다.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해본다면
▶ 모든 정책에는 명암이 있다.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있으면 과감히 고치는 게 국정의 기본자세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16개월간 펴온 정책들은 그와 반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선 공약에 갇힌 정책의 경직성·획일성에다, ‘밀어붙이지 않으면 밀린다’는 조급성까지 더해져 불필요한 논란과 부작용을 키운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의 경우 자영업자들의 절규에도 두 자릿수 인상을 강행했고 재심의 해달라는 호소도 외면했다. 주 52시간 근무도 내년부터 단속·처벌이 시작되면 무슨 혼란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현장에서 절실함을 탄원하는 탄력근무제 확대는 마냥 미루고 있다. 대표적인 ‘돌진’ 사례인 탈(脫)원전 정책은 폭염 속에 허술한 전력수요 예측, 전기요금 누진제 반발, 태양광 환경오염 등 문제점만 잔뜩 노출하고 있다. 게다가 청와대와 여당 일각에선 ‘규제개혁=재벌개혁 후퇴’라는 근본주의적 발상이 여전하다. 경제지표 악화, 내수·자영업 위기는 당연한 귀결이다. 정치가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으로 우리의 막힌 곳을 뚫어야 한다.

- 청와대와 기재부, 소위 ‘김앤장’ 힘싸움이 포착됐다.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도 있다
▶좋은 정책을 만들기 위한 토론과 이견은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위기 상황이다. 고용ㆍ소비ㆍ투자 감소 속에 소득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 권한을 놓고 힘겨루기와 불협화음을 노출하는 것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시장에 혼란을 안겨줄 수 있다. 주도권 싸움은 그만하고 머리를 맞대고 현안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현실인식은 상당히 우려스럽다. 소득주도성장의 선의만 강조하며 이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경직된 정책 운용이 아니라 실물 경제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없애고 경제 지표를 개선시킬 수 있도록 실용적이고 유연하게 정책을 운용해야 한다.

-산자중기위 내 선결과제를 꼽는다면?
▶현재 우리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미래 신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우리 기업의 기(氣)를 살리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완화, 혁신적인 규제개혁 시스템, R&D(연구개발) 등 미래투자를 통해 우리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아울러 에너지 정책에 대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에너지는 경제, 산업, 복지, 안전의 근간이다. 불안하고 불가능하게 가서는 안 된다.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중장기적인 연구와 실증이 선행되어야 한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평가를 통해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고 올바른 대안을 마련하겠다. 민생법안처럼 처리가 시급하고 중요하지만 여야 간에 이견이 있는 쟁점법안에 대해서는 여야 간사 간에 우선적인 논의를 통해 원칙적인 측면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법안심사소위를 상설화해 위원들이 지속적으로 집중 논의하도록 유도하겠다. 우리 소관 법 중 상생법, 유통산업발전법 등은 법안 내용에 대한 찬반과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견이 많다. 의견을 수렴과정을 거쳐 심도 있게 법안을 논의해 나갈 필요가 있다.
▲홍일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 현재 가장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산자중기위 법안은 무엇인지
▶규제프리존법과 산업융합촉진법이 우리 위원회에서 힘겹게 통과됐다. 규제 혁신을 통해 신성장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해야한다는 뜻이 모인 덕분이다. 이제 또 미래자동차, 에너지신산업과, IoT, 바이오헬스 등 혁신성장 선도사업을 지원해 나갈 제4차산업혁명촉진기본법안, 융복합헬스케어기기산업진흥에관한법률, 수소경제활성화법안 등의 법안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해 나가기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할 법안이다.

- 판사에서 정치인이 됐다.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포부는
▶우리 지역에 위치한 국가산업단지인 주안산업단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산업단지로써 경제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는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산업 구조나 근로 환경이 낙후됐다. 이곳은 도심형 산업단지로서 수도권 내 훌륭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고 교통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앞으로 주안 산업단지 구조 고도화 및 근로 환경 개선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지역구 내 대학 연구소 등을 활용해 산학연 융합이 잘 이뤄질 수 있는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청년 창업과 벤처기업을 키워낼 수 있는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있다. 또 지역내 전통시장과 지하상가,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과 애로사항 해소에도 앞장서겠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PDF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