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 1.5도 특별보고서 의미와 전 지구적 차원의 공동 대응

[전의찬의 기후환경]

세종대학교 전의찬 교수입력 : 2018.10.01 15:42

2018년은 기록적인 해이다. 금년 여름 서울의 일 최고온도는 39.6도로 1907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111년 만에 최고값을 기록했다. 서울뿐인가?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일 최고기온 값을 갱신했다. 금년 여름 폭염일수는 35일로 평균인 9.8일의 3배가 넘었으며, 열대야일수는 29일로 5배 이상을 기록했다.


기록적인 날씨로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4520명으로 2011~2017년의 7년간 발생한 총 온열질환자 7927명의 57%를 기록했고, 사망자는 48명으로 평균인 12.5명의 4배에 가까웠다. 닭·오리 등 가축도 572만 마리가 폐사했다. 피해는 막심하지만 이번 폭염은 기후변화의 심각함과 그 피해의 엄중함을 국민에게 각인시킨 효과가 있었다. 국민과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한 것 같다.

10월1일부터 5일까지 인천 송도에서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48차 총회가 개최된다. 이번 총회에는 195개 회원국과 국제기구 관계자, IPCC 의장단 등 500여 명이 참석한다. 총회에서는 2015년 파리협정(Paris Agreement) 이후 기후변화 국제협상의 주요 근거로 활용될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의 요약본이 채택될 예정이다.

1.5도 특별보고서는, 2015년 파리협정이 채택될 당시 해수면 상승에 의한 피해를 우려한 군소도서국의 제안으로, 기존 목표였던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섭씨 2도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에 ‘섭씨 1.5도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의 추구’라는 내용을 포함시킨 데 따른 것이다.

특별보고서는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한 지구 평균기온의 상승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온실가스 배출 경로와 지구온난화 영향 등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을 담게 된다. ‘1.5도 특별보고서’에는 1.5도 상승이 자연과 인류에 미치는 영향, 지속가능발전 측면에서 1.5도 지구온난화에 상응하는 온실가스 감축 경로(방안), 목표 달성을 위한 기후변화 적응과 온실가스 감축 방안, 기후변화 위협에 대처하는 전 지구적 대응 이행과 강화 방안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담기게 된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650억 CO2톤(BAU)이고, 세계 각국의 자발적 감축기여(NDC)는 562억 CO2톤으로 BAU 대비 14% 감축에 그치는 셈이다. 그런데 ‘2도 상승 유지’를 위해서는 NDC 감축량에 152억 CO2톤(23%)의 추가 감축이 필요하며, ‘1.5도 상승 제한’에는 226억 CO2톤(35%)의 추가 감축이 필요하다. ‘1.5도 상승 제한’을 위해서는 BAU 배출량의 거의 절반(48%)을 감축해야 하는데, 이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 하는 강한 의문이 든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발표한 ‘에너지기술전망 2015’에 따르면, 2030년까지 중단기적으로는 에너지 효율 개선(49%), 신재생에너지 발전(17%), 메탄 비율 감축(15%),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10%), 석탄발전소 폐지(9%) 등을 통해 48억 CO2톤의 감축이 가능하다. 또 2050년까지의 장기 전략으로 에너지효율 개선 38%, 신재생에너지 30%, CCS 13%, 연료 전환 10%, 원자력 8% 등으로 400억 CO2톤 감축이 가능하다. 전반적으로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석탄화력 축소,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등 정책 방향과 일치하고 있다.

9월19일 개최된 ‘기후변화 탈라노아 대화’에서 민승기 포스텍 교수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상승 억제 목표를 1.5도로 낮출 경우 금년 폭염과 같은 극한 열 스트레스의 발생지역을 20% 낮출 수 있고 극한 강수빈도를 25% 낮출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인류가 특별한 조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BAU)의 거의 절반을 감축해야 하므로, 실현하기는 대단히 힘든 목표임이 분명하다.

IPCC는 그동안 기후변화에 대한 인류의 대응을 견인해왔다. IPCC 제1차 보고서는 UNFCCC 창립의 근거가 되었으며, 제5차 보고서는 ‘파리협정’에 의한 ‘신기후체제’시대를 열게 하였다. 이번 ‘1.5도 특별보고서’는 인류 생존을 위해 전 지구적 차원에서 달성해야 할 공동의 목표를 보여주고 있다. 공평한 책임분담과 협력을 통해 ‘공유지의 비극’을 막기 위한 집합행동이 필요한 절대 시점이 된 것이다. ‘1.5도 상승 제한’은 극단적인 결과를 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 기준이기 때문이다.

근래 녹색성장위원회에서 2030년 온실가스 감축량 중 실효성이 의문시되던 해외 감축분 11.3%를 산림흡수를 포함하여 4.5%를 축소하고 감축량을 국내 감축분으로 돌린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우리 국민도 세계 시민의 일원으로서 지구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참여해야 된다.


전의찬
세종대 환경에너지공간융합학과 교수
환경계획학과 박사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0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pyoungb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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