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귀근 고흥군수, "변화와 개혁으로 화합하는 ‘새로운 고흥’"

국토 최남단에 위치한 고흥군은 아름다운 다도해와 팔영산 국립공원, 작은 사슴을 닮은 소록도 등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자연경관을 갖추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우주산업 발전 가능성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나로우주센터가 이곳에 있다. 송 군수는 “고흥의 자연과 역사, 문화 그리고 ‘우주’라는 테마를 적극 활용해 ‘머무는’ 관광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되고 나서 고흥이 바뀌려면 먼저 공무원 조직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100일 동안 얼마나 진전이 있었나 

▶‘고흥! 새로운 미래를 날다’를 기치로 출범한 지 벌써 100일이 지났다. 민선 7기 출범 후 고흥이 새롭게 바뀌고 있다. 먼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전국 최초로 인구정책과를 신설해 인구정책, 청년일자리 창출, 귀촌 지원 등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군정 혁신단을 만들어 청렴도를 높이고 행정혁신을 추진하며,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군민 존중 인식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각종 행사 시 내빈 소개를 생략하고, 수시로 직원들과 대화하며 수평적 리더십을 통해 권위주의를 탈피하고 있다. 전 직원 친절교육과 친절왕 선발 등을 통해 공직자부터 변화해나가고 있다.
소통행정·현장행정 강화를 위해서는 원탁회의를 구성해 주요 정책 이나 현안사항 논의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갈등을 해결해나갈 방침이다. 또한 적재적소 인사를 원칙으로 능력을 갖춘 직원을 발굴하고, 여성·장애인 공무원을 승진에서 우대하는 등 공평하고 공정한 인사를 단행했다.

-고흥은 1차산업 비중이 61.7%다. 최근 미래농업을 위해 스마트팜 조성 사업계획을 밝혔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농식품부는 대통령 및 군수 공약사항으로 추진하는 스마트팜 혁신 밸리사업을 통해 2022년까지 전국에 4개 혁신밸리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8월 전북 김제와 경북 상주가 우선 선정됐으며 고흥군도 2019년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
스마트팜 산업은 노동력 고령화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에 4차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다. 청년인력을 양성하고 기술혁신을 집약해서 농업과 전·후방 산업의 동반성장을 도모하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농산업 클러스터사업이다. 실증연구, 빅데이터 분석, 전시·체험, 신품목 발굴 기능이 융복합된 ‘스마트 농업 테스트 베드’ 사업은 농업인·기업·연구기관 간에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흥은 미래 스마트팜 산업단지 조성에 최적지인 고흥만 간척지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 선도 농가의 스마트팜 운영 경험과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한다면 최단기간에 전국 최고의 성공모델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지역 선정을 앞두고 ‘미래 스마트팜 추진단’을 구성해 농가·연구소·대학교·기업체와 연계해 준비하고 있다.

-고흥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머무는’ 관광시대를 선언했는데 관광정책의 청사진은 무엇인가 

▶관광정책은 많은 외부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만큼 군민에게 이득이 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관광객이 고흥에서 보고, 먹고, 즐기고 가는 체류형 관광, 머무르는 관광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금산 김 역사박물관, 소록도 국가 테마공원, 금산 절이도 해전 유적지, 고흥만 방조제 등을 관광자원화할 계획이다. 또한 고흥의 관문인 동강에 농수축산물 팜스테이를 개설하고 애도~사양도 간 출렁다리를 건설하는 등 역사와 문화, 자연을 활용한 관광 인프라를 조성해나가겠다. 아울러 최근 관광 트렌드인 스토리와 테마가 있는 관광을 위해 고흥 출신의 천경자 화백, 김일 선수, 목일신 아동문화 작가 등 인물을 활용한 고흥만의 특별한 관광 상품도 개발해나갈 생각이다.
이 외에도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와 먹거리를 개발해 관광객을 끌어 들이고자 한다. 관광객들이 이처럼 고흥에 와서 먹고, 자고, 특산품도 많이 구매하게 되면 군민 소득도 늘고 그에 따라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지역경제가 선순환될 것으로 기대한다.

-나로우주센터를 비롯해 우주항공 관련시설이 많다. 우주항공산업 발전계획도 있는가 

▶고흥에는 국내 유일의 나로우주센터와 항공센터 등 우주항공 시설이 모여있어 지역 성장동력으로 우주항공산업을 특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추진중인 과학로켓센터 건립사업은 과학로켓 개발과 발사를 통해 우주센터 내 시설을 활용하고, 외부 연구인력 유입으로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는 사업(국비 10억원 확보)이다. 그중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 구축사업은 고흥만에 유·무인기 시험평가를 위한 비행성능시험장을 조성하는 것으로 이달 착공 예정이다.
드론특화지식산업센터 건립도 계획 중인데, 드론 관련 기업 입주공간과 사무실, 복지시설을 갖춘 다층형 건축물을 구축하는 것으로 202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국가 유·무인기 인증 통합 시스템과 무인기 개발성능 적합성 시험평가 기반 구축사업, 드론 생태계 구축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흥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고흥유자 6차산업화지구’로 지정돼 2017년부터 고흥유자 6차산업화지구 조성사업 추진단을 구성하고 3개년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1년여에 걸쳐 사업 추진단을 운영해 유자 생산농가 대상으로는 GAP교육 등 역량강화 교육을, 가공업체에는 6차산업화 안내 및 마케팅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흥유자 통합 브랜드인 ‘고유한’을 개발하고, 유자 홍보 동영상 제작과 신제품 개발로 고부가가치 창출과 지역 브랜드화에 앞장서고 있다. 내수·수출용 가공시설 설비를 최적화하고 둘렛길 조성, 체험관 건립 등 유자 체험관광을 위한 6차산업 공동 인프라 조성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사업적인 면에서 가시적인 효과를 보기 위해 유자 가공업체 매출액, 가공업체 HACCP 인증률, 유자 생산 매출액, 수출액, 6차산업 인증 사업자 수 등 10가지 사업성과 지표를 수립했다. 지역 유자산업 발전과 더불어 생산농가 소득증대 등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귀향 프로젝트’를 통해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현재 인구정책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했다. 인구정책 방향은 정책 수요자 중심으로 청년유턴, 아이행복, 귀향귀촌 이라는 3대 전략을 갖고 9개 분야 50대 과제를 지원할 것이다. 귀향 프로젝트는 이 가운데 하나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귀향을 원하는 향우들이 부모님이 계시고 조상의 삶과 영혼이 깃든 고향에 정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출신 청년 귀향인의 지역 정착을 지원할 ‘내 사랑 고흥 기금’ 100억원을 조성 중이며, 부모의 가업 승계를 희망하는 청년 농업인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귀촌을 원하는 도시민을 대상으로 교육·농지·빈집 정보, 정책 지원 등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와 1:1 멘토제를 운영하고 있다. 폐교 건물을 활용한 귀농·귀촌 학교를 조성해 귀향·귀촌인 체류형 보금자리 시설을 제공할 계획이다. 그 밖에도 창업·주거자금, 귀향 청년 정착장려금, 집들이 비용 지원 등 귀향인구 유치를 위한 단계별 지원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고령화율이 38.7%로 전국 1위다. 노인복지가 특히 중요할 것같은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2018년 9월 30일 기준으로 고흥군 전체 인구 6만 6,010명 중 65세 이상 인구가 2만 5,558명(38.7%)으로 고령화율 전국 1위다. 이에 따라 노인복지 정책이 중요한데 여기에도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요즘 젊은 층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고흥군도 노인복지에 ’워라밸‘을 도입했다.
어르신들에게 일자리와 여가의 균형을 통한 건강한 노후생활을 지원할 계획이다. 노인일자리 사업을 확대해 일하고자 하는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공급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노인일자리를 올해 1,790개에서 내년에 2,0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공약사항으로 내건 노인일자리전담센터 건립도 준비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여가생활에 대한 지원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민선 7기 노인복지 핵심 공약인 ‘전국 최고 수준의 건강복지타운’을 고흥 남부권역에 설치할 계획이다. 노인돌봄서비스 등 홀로 사는 노인에 대한 지원사업도 강화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기 쉬운 독거노인의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아직 여러 가지 한계가 많다. 중앙에서 법령뿐 아니라 모든 규정을 정해 지침을 내리고 있다. 특히 재정과 관련해 어려움이 크다. 고흥군 재정 자립도는 6.5%로 중앙의 지원이 없으면 공무원 인건비도 부족할 정도로 재정상태가 취약하다.
이렇게 재정적으로는 취약하지만, 앞으로 정책이나 행정을 펴나감에 있어 지방자치단체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개발하겠다. 고흥의 발전과 군민의 행복을 위한 시책을 펼치면서 동시에 지방자치도 활성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군이 발전하려면 무엇보다도 ‘군민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민 화합을 위해 어떻게 노력할 것인가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거창한 개발사업보다 군민의 의식개혁이 최우선이라고 본다. ‘군민 하나 되기 운동’을 벌인 것도 바로 그 때문 이다. 지방선거가 남긴 후유증으로 아직도 군민들이 반목과 갈등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해결될 사안은 물론 아니다. 목표 달성이 어렵더라도 다양한 세부계획을 마련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생각이다.
먼저 행정질서를 바로잡겠다(비정상의 정상화). 군수 측근 중심으 로 사적인 체계를 통해 군정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잘못된 관행은 바로잡고, 군-면-이장(주민)으로 이어지는 행정질서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주민 건의사항은 반드시 읍면을 통해서 군에 건의하고, 추진결과는 다시 읍면을 통해 건의자에게 통보해주는 방식이 정착되도록 할 것이다.
군청의 공정하고 깨끗한 인사질서 확립도 중요하다. ‘인사는 만사 다’라는 말이 있듯이 공무원의 사기 진작과 능력의 극대화를 위해 서는 공정한 인사가 첩경이다. 업무성과 중심의 합리적인 근무평정 시스템을 마련하고, 업무능력·전문성·적성을 고려한 전보인사를할 것이다. 비리·부패 공무원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으로 공직에서 배제할 것이다. 변화와 개혁으로 공무원의 의식이 바로잡히면 행동도 변할 것이다. 나아가 군민도 ‘하나 되기 운동’을 통해 화합하는 지역 공동체로 되살아날 것이라 전망한다.

-고흥 부군수, 광주시 행정부시장, 국가기록원장 등을 역임해 행정경험이 풍부하다. 앞으로 어떤 행정철학을 가지고 새로운 고흥을 만들 것인가 

민선 7기 고흥군이 나아갈 첫 번째 기조를 ‘변화’와 ‘개혁’으로 정했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행정만 뒤처져서는 발전이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4년간 군정을 운영하는데 있어 지난 33년간 공무원으로 일하며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원칙·균형·투명’ 3 가지를 행정철학으로 정했다.
원칙은 합리적 기준을 확립하는 기둥이며, 흔들리면 무너지는 것이다. 균형은 지역개발, 인사 등 여러 행정분야에서 가치의 기준이 될것이다. 그리고 모든 행정은 공개적으로 ‘투명’해야 한다. 숨기는 것이 없어야 주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철학과 기조를 군정 곳곳에 반영해 고흥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겠다.

송귀근 고흥군수
1957년 1월 20일 전남 고흥 출생
명지대학교 행정학 박사
제23회 행정고시 합격
고흥군 부군수
광주광역시 기획관리실장
행정안전부 조직정책관
광주광역시 행정부시장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