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깃발만 드는 보수, 내가 거름 되겠다

[칭찬합시다]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박종진, 백지수 기자입력 : 2019.02.01 11:32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더리더> 2019년 2월호 ‘칭찬합시다’의 주인공은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서울 중구 성동구을)이다. 이전 주인공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연수구 갑)에게 칭찬 릴레이를 부탁했더니 곧바로 지 의원을 꼽았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의정 활동에 임하고 신념을 지키려는 노력이 남다르다는 설명이다.

두 사람은 소속 정당은 다르지만 동갑내기 친구로서 국회 정무위원회 활동을 함께 하며 친분을 쌓았다. 지 의원은 “박 의원이 이성은 찬데 그렇게 조크를 잘한다”며 “이성은 찬데 마음은 따뜻한 박찬대 의원이 칭찬 해주니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찬대’라는 이름을 활용한 언어유희다.
지 의원은 1965년생으로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나와 스탠퍼드대에서 석사, 도쿄대에서 박사를 받은 건설, 도시설계 분야 전문가다. 연세대 연구교수를 거쳐 제18대 대선 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서울시당 선대위 부위원장을 맡았다. 2014년 지방선거에 서는 서울시 당선대위 정책위 부위원장으로서 활동했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했다.
당 대변인과 원내부대표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했으나 정국을 뒤집어놓은 탄핵사태의 폭풍 속에 결국 바른정당으로 소속을 옮겼다. 지 의원은 바른정당 출범 이후에도 당에 남아 보수 혁신을 외쳤으나 한계에 부딪혔다. 지 의원은 “한국당이 아닌 내가 사랑했던 ‘새누리당’이 사라져버렸던 아픔이 컸다”고 회상한다.
초선이지만 정책에 강한 지 의원은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을 맡는 등 대표적 정책통 이다. 특히 정무위에서는 한번 제기한 문제는 끝까지 파고들어 피감기관의 진땀을 빼게 하는 대표적 의원으로 꼽힌다.
지난해 GS건설 등의 하도급법 위반사항을 지적하면서 공정위 서울사무소 담당자가 “관련 규정을 숙지 못했다”고 답하게 만든 게 대표적이다. 마땅한 답을 찾지 못할정도로 잘못을 정확히 지적당하자 황당한 답변이 나와버린 셈이다. 국감 현장이 술렁였던 주요 장면으로 기록되며 머니투데이 더300의 국감 스코어보드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유한국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분위기가 달아오른 요즘 지 의원에게 보수혁신, 보수대통합의 과제는 더욱 깊은 고민을 안기고 있다. 국민들의 시각에서 치열하게 몸부림치며 바뀌고 쇄신하고 희생해야 할 때지만 그런 움직임이 안 보인다는 답답함이다.
지 의원은 “특정 정당이나 인물을 거론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도 “보수 전체에서 ‘깃발’을 들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씨앗이 되거나 거름이 되겠다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고 했다.
“보수는 보수와 싸워야 합니다. 저는 희생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거름 역할을 할 것입니다. 내년 총선, 3년 후 대선, 이런 정도가 아니라 수십 년을 내다보며 자신을 던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필요합니다.”
정치인 지상욱의 고민과 목표를 들어봤다.

-바른정당이 출범한 지 2년이 넘었고 합당한 바른미래당도 1주년을 맞는다
▶개혁보수 하려고 바른정당 만들었고 지금까지 제대로 똘똘 뭉쳐 해왔으면 보수는 아마 바른정당 중심으로 재편됐을 것이다. 호흡이 짧았다. 개혁보수 하자고 사죄하며 출발한 정당이 중간에 반기문 대통령 만들기에 참여한 사람들도 있었고 그 후 분파되며 많이 안타까웠다. 저는 아시다 시피 바른정당 출신 9명과 국민의당 합칠 때 끝까지 반대했던 사람이다.
마음은 같은데 방식이 다른 것은 서로 안아줘야 한다. 하지만 마음은 다른데 방식이 같은 것은 경계해야 한다. 바른미래당 출범도 그래서 반대 했다. 지금은 대놓고 보수라는 이야기를 하기 싫어하고 개혁보수와 미래적 진보라고도 한다. 우리는 짜장면을 파는가 냉면을 파는가. 어떤 때는 두 개를 섞어서 판다. 물론 지금도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있고 아직도 개혁보수 정신은 살아 있다고 보고 그런 점에서 그 뜻을 제대로 이끌어 가지 못해 국민들께 죄송하다. 그 정신은 계속 지켜나가겠다.

-일종의 화학적 결합 이런 게 여전히 난제인가
▶화학적 결합이 되려면 처음 창당정신, 국민에게 개혁적 보수와 정책적 중도, 그런 개혁보수를 만들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지키는 근간에서야 화학적 결합이 생기는 것이다. 약속을 뒤집는데 어떻게 화학적 결합이 되나. 누가 지도부가 되든 지도부는 사람문제고 정강정책을 지키느냐 안지키느냐, 대국민 약속을 지키느냐 마느냐에 따라야 한다. 특별재판부 설치문제, 한미동맹문제, 비핵화문제 등 주요 사안마다 나는 이 원칙에 따라 혈혈단신이지만 강력히 의견을 제시했다.

-이제 총선준비 체제로 들어갈 텐데 또 다시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보시는지
▶결국은 민심이다. 마음이 같았던 분들은 어떤 방식이건 마음을 합해 새로운 방식으로 머리를 맞대고 처절한 고민을 한 다음에 희생의 결단으로 한뜻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게 보수통합인지 보수재건인지는 국민께 여쭐 문제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보수의 매우 중요한 가치 중 하나가 ‘염치’다. 보수는 염치가 있어야 한다. 보수 정치하는 분들은 첫째, 깃발을 드는 분들도 있어야 하고 둘째, 내가 씨앗이 되겠다 하는 분들도 있어야 하고 셋째, 더 나아가 거름이 되겠다는 분들도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은 다 깃발론만 있다.
큰 전쟁 치러야 하는데 전장에 다 깃발만 들고 나가니 저쪽은 활 쏘고 창 날리고 칼로 베는데 대단히 안타깝다. 한국당만 말하는 게 아니라 장외, 재야보수 모두 포함해서 말하는 것이다.
저는 초선이고 그럴 자격 있는지 모르지만 필요하면, 국민들이 보수를 위해 다시 저를 희생하라고 한다면, 제가 거름이 될 생각도 있다.

-한국당 전당대회 덕에 보수정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는 높아졌다
▶관심이 쏠린다는 게 사실 양날의 검이다.
관심은 잘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지켜보기 위해 쏠리는 건데 거기서 삐끗하면 더 타격 이다. 그래서 처절한 희생 통한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고 거름 이야기도 이런 맥락에서 말씀드린다. 다들 자기 논리들은 강하 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는 실소가 나오는 논리가 많다.
한국당 차기 당 대표도 씨앗이나 거름이 될 수 있는 분이 되는 게 맞나
저는 꼭 그런 표현보다는 보수의 공감대 같은 게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게 한다면 다음 총선에서 보수가 승리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여권이 개헌선까지 차지할 수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다. 지금은 야당으로서 여당의 독주에 얼마만큼 나서서 목소리를 냈 고 영향을 미쳐왔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국회의원들이 중앙의 위급한 상황에 등 돌리고 자기 지역에만 안주하면 안 된다.

-문재인 정부 집권 3년 차를 평가하자면
▶결론적으로 좋은 점수를 드리긴 어렵다. 대통령께서 국회에서 취임식 할 때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고 말씀하셨는데 너무 놀랐다. 저의 가치와 일맥상통한다. 제가 정치하는 이유는 △힘 없고 돈 없어 억울하게 눈물 흘리는 사람 없어야 한다는 것 △법은 누구에게나 하나의 잣대로 엄정해야 한다는 것 △좀 더 형편이 나은 사람이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예의를 갖추고 살아야 한다는 것 △나라 위해 희생한 분들은 그 희생이 자랑스럽도록 해야 한다는 것, 이 네 가지다. 또 저는 정치가 삼민사상이라고 본다. 애민 보민 위민이다. 국민을 사랑하고 보호하고 위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정부에는 국민이 보이지 않는다. 이 정부는 촛불의 힘으로 정권을 획득했다는 선민의식에 사로잡혔다. 모든 걸 선과 악으로 구분한다. 자기들과 반대는 악으로 보며 오류에 빠진다. 국민은 없다. 이벤트 잘하는 탁현민 행정관 후임으로 개그콘서트 피디가 거론됐다는 뉴스를 보고 혀를 찼다. 내용은 없고 포장만 하려는 거다. 국민들 입장에서 생각안 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그런 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다. 누가 옆에서 그러는지 안타깝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의정활동 중 가장 애착 가는 법안은 어떤 것인가
▶불법 채권 추심업자에 추심위탁을 금지 시킨 법(신용정보이용 및 보호에 관한법률 개정안)이다. 불법채권추심을 하면 해당 업자뿐만 아니라 이를 위탁한 금융회사도 똑같이 처벌하도록 했다. 2017년 말 통과돼 시행 중이다.
아직 계류 중인 법안 중에는 독립유공자 피탈재산 회복 및 보상에 관한 특별법(2017년 발의)이 빨리 통과되길 바란다. 일제에 빼앗긴 독립유공 자의 재산을 다시 찾아서 후손에게 돌려주자는 법이다. 친일파 재산은 환수하자고 하면서 거꾸로 빼앗긴 독립유공자들의 재산을 돌려주지 않는 건 말이 안 된다. 특별히 반대하는 의원은 없고 지금 보훈처가 연구용 역을 맡긴 상태다.

-지역구를 위해 올 한 해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
▶도심 공동화 현상이 크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면 부모들이 강남으로 떠난다. 명문학교 유치가 필요한데 땅이 없다. 선진국은 빌딩에 학교를 유치하기도 한다. 운동장은 옥상에 두거나 외부 시설을 그때그때 필요한 경우에 쓴다. 대한민국 심장부 서울 중구와 성동구을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시설이 많다. 주차장 건립도 필요하다.
그런데 박원순 시장의 생각은 반대다. 걷는 도시를 만든다고 한다. 미래 도시는 속도다. 고가 철거한다고 도시가 나아지는 건 아니다. 일본 도쿄도 고가도로가 아직 있다. 서울로도 뉴욕 하이라인 따라 만들었는데 이
게 개념부터 다르다. 하이라인은 강 옆 깨끗한데 있고 서울로는 도심 공기 안 좋은 데 있다. 하이라인은 이미 폐쇄된 시설의 철거 여부를 놓고 주민들이 동참해 공중공원으로 만들자 해서 만든 거다. 서울로는 잘 쓰고 있는 것을 폐쇄하고 일방적으로 만들었다. 사업 추진 과정에 시민이 없는 것이다.

-정치인 지상욱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말씀해 달라
▶저는 기독교인이고 저희 집안은 5대째 신앙을 이어오고 있다. 초기 영락 교회를 일군 분들 가운데 저희 외가가 있다. 이런 정신을 이어받아 영국의 기독교 정치인 윌리엄 위버포스(19세기 초 영국의 하원의원)를 본받고 싶다. 당시 영국은 노예 제도가 문제였다. 영국 재정 3분의 1을 노예 매매산업으로 충당했다.
윌리엄 위버포스는 자신 역시 귀족이었지만 문제의식을 가졌다. ‘인간은 평등하다’고 생각했고 행동에 옮겼다. 본인 집의 노예부터 해방시키고 노예 해방운동에 나섰다. 같은 귀족으로부터 핍박받고 테러도 당했다.
그렇게 40여 년을 싸웠다. 결국 영국의 노예제는 폐지됐다.
저는 우리나라 보수가 거듭나는 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보수가 보수로부터 탄압받고 핍박받는 보수운동이 필요하다. 보수는 보수와 싸워
야 한다. 말씀드린 대로 거름의 역할을 하겠다. 윌리엄 위버포스는 40년 동안 자기를 던져 그 성과를 냈다. 1~2개월 후의 효과, 내년 총선, 3년 후 대선, 이런 게 아니라 40년이다. 훗날 영국 사람들은 윌리엄 위버포스의 노력 덕분에 대영제국의 기틀이 마련됐다고 평가한다. 우리에게도 이런 사람이 필요하다.

PROFILE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
● 1965년 서울 출생
● 연세대 토목공학과 졸업
● 도쿄대 건축공학 박사
● 제20대 국회 후반기 정무위원회 위원
● 제20대 국회의원(서울 중구 성동구을)
●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 역임
● 전 새누리당 원내부대표
● 전 새누리당 대변인
● 대한토목학회 한반도건설비전위원회 위원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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