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연구원을 총선 ‘전위대’로”… 김세연의 ‘한국당 혁신플랜’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여의도연구원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등 객관적 근거와 데이터로 당의 투쟁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무작정 정부와 여당의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라 이유 있는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김 원장의 우선적 목표는 당내부의 전반적 인식과 중도층 간에 괴리를 좁히는 일이다. 국민들에게 한국당이 변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도 단기 목표 중 하나다. 지난달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 원장을 만나 ‘한국당 혁신플랜’을 들어봤다.

Q: 황교안 대표와 이전에 인연이 있었나
황 대표가 법무부 장관을 할 때였는지 국무총리할 때인지 기억 안 나지만 바로 앞에서 마주친 적이 있다. 떨어져 있었으면 목례만 했을 텐데 바로 앞이라 악수 한 번 한 인연이 있다.(웃음)

Q: 왜 여의도연구원장을 맡아달라는 황교안 대표의 제안을 수락했나
황 대표가 취임사에서 시급한 과제로 연구원 개혁을 언급했다. 그런 상황에서 제안을 하셔서 내가 고민하고 노력하던 내용들을 풀어낼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당이 거듭나는 데 있어서 여러 실험적인 새로운 관점에 대한 접근을 해보라는 취지로 이해했고 충실히 해보려고 한다.

Q: 부원장에 만 29세의 박진호 김포갑 당협위원장을 임명했다. 이유가 있나
자유한국당이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한국당에 대한 인식을 보면 ‘꼰대 정장’으로 각인돼 있다. 상징적으로라도 당내 인적 구성을 그렇게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당내 활동도 나름 열심히 해 정당에 대해서도 잘 알고 청년층과 같이 호흡하고 있는 동세대의 시각을 연구원에 잘 반영시킬 적임자라고 봤다.

Q: 원장 취임 후 연구원을 어떻게 이끌어가고 있나
두 달 간의 실험을 하고 있다. 기존의 조직은 동면상태로 두고 프로젝트팀을 운영 중이다. 1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가동하고 있다. 5월말 평가를 통해 검증된 프로젝트는 정규 조직화 한다. 내년 총선까지 연구원은 전위대로 활동할 계획이다. 나중에 대선까지 치르고 2022년 즈음해서는 다시 미국의 헤리티지 재단급의 국제적 재단의 연구 재단으로 성장하도록 포맷을 새로 하고 있다.

Q: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과제가 있나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 전체로부터 골고루 지지를 받아야 한다. 한국당은 현재 특정세대에서는 지지를 받지만 다른 세대에서는 거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대변자가 되려면 당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Q: 어떤 식으로 당을 바꾸려 하나
저희는 이중고 내지는 이중전선을 맞이하고 있다. 하나는 20세기적 전선이다. 재정적으로 보면 포퓰리즘에 가까운 정책을 구사하는 집권여당을 상대해야 한다. 또 국가 공동체 운영을 두고는 양립이 어려운 체제를 가진 한반도 분단
현실 속 북한이라는 존재를 맞이하고 있다. 21세기적 전선은 사실 과제에 가깝다. 예를 들어 인구급감은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너무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점진적 인구감소는 수용해야 하는 추세는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인간 노동이 증발 또는 소멸해가는 시대에서 여기에 대한 실체적인 이해를 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안주해서는 안 된다. 20세기 대립구도와 21세기의 새로운 도전을 같이 맞이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준비를 더 빨리 갖출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가능하면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10~30대와 같이 밑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

Q: 장기적인 측면도 봐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당장 내년에 총선이 다가온다
당 전체가 바뀌려면 워낙 역사가 오래된 당이라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기본적으로 상황에 대한 인식이 중간층과 너무 괴리가 있다. 사용하는 어휘, 현상에 대한 관찰 이런 노력 자체가 부족하다고 본다. 우리 당의 전반적인 문제
다. 제한된 영역에서라도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드려야 한다. 실제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탈 꼰대 정당’의 과제만 완수하더라도 충분히 총선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Q: 36세의 젊은 나이에 여의도에 입성해 어느덧 중견이 됐다. 3선을 거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우리 사회 중간점과 당의 인식과 행태의 간극이 18대, 19대, 20대를 거쳐오면서 점점 벌어졌다. 그래서 정치 격변기를 불러왔고 극적인 반전으로 우린 지금 야당의 입장에 서 있다. 그것을 되돌려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안 된다.

Q: 간극이 벌어진 이유는 당이 우클릭을 한 건가, 국민들이 좌클릭한 건가
사회의 추세 변경이 있었겠지만 당의 좌표가 오른쪽으로 이동한 것도 있다. 보수정당은 사회중간점을 항상 안고 있어야 한다. 전략적 오류내지는 주류의 탐욕에 의해서 보수정당의 시대적 과제를 놓쳤다. 영국의 명예혁명과 같이 온
건하고 보수적인 개혁을 이뤄냈어야 하는데 관념과 아집과 탐욕에 젖어서 사회변화를 도외시하고 동지들을 탄압하는 식의 그릇된 권력의지가 작동되면서 당이 망가졌다고 생각한다.

Q: 태극기 부대는 어떻게 보고 있나
전제군주제가 아니라 민주공화정 시민으로서 기본적 인식과 자세를 갖추었는지 물어볼 때 개인 숭배집단으로 전락한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정상적 정치영역에서 벗어난 일부가 있다. 그러나 태극기부대 전체를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그 안에 워낙 다양한 분들이 계신다. 획일화해서 봐라봐서는 안 된다. 나라를 걱정해서 집회 나가는 분도 여러 분 계신다. 합리적 범위 안에서 뜻을 함께해주길 바란다. 아주 변종의 극단적인 노선을 취하고 있는 쪽은 당이 무한정 문호를 개방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Q: 극단적인 변종 노선에 대한애국당은 포함되는가
냉정한 관찰과 비판이 필요하다.

Q: 선거제도는 어떻게 개편해야 한다고 보나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하든 어떤 방식이든 다당제 체제를 촉진하는 방향의 선거제 개편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정부 형태를 이대로 두고는 극심한 혼란이 올 것이 너무나 명확하다. 권력구조만 바꾸는 원포인트 개헌
정도는 해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시할 수 있다. 대통령제와 의회 다당제를 섞으면 어떤 당도 다수당이 될 수 없다. 그래서는 건강한 민주주의가 될 수 없다. 비례성은 약할 수 있으나 양당제를 하더라도 그 당 안에서 노선경쟁을 할 수도 있다. 그게 지금까지의 미국 정치다.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
1972년 부산 출생
부산 금정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동일고무벨트 대표이사
18·19·20대 국회의원
새누리당 제1사무부총장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바른정당 사무총장
여의도연구원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