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본산’서 당선된 여영국 “민주노총, 국민과 손잡아야”

“우리 모두가 노동자… 전 국민 위한 진보정치”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이원광 기자 입력 : 2019.05.29 14:50
여영국 정의당 의원/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고(故) 노회찬 의원의 상주가 된 마음으로 선거에 임했다. 20대 총선에서 노 의원의 창원 성산 출마를 부추긴 당사자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보수 결집을 호소하는 모습에 선거 승리는 더욱 절실했다. 반드시 승리해 ‘탈상’하겠다는 각오였다. ‘504표 차 신승’. 당선 확정 소식에 눈물이 핑 돌았다. ‘4.3 보궐선거’에서 접전 끝에 당선된 여영국 정의당 의원.

여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에서 ‘전 국민을 위한 진보정치’를 약속했다. 특히 노 전 의원의 소통 역량에 주목했다. 과거 노 의원은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홍준표 방지법’이라고 칭했다. 설명이 불필요한 표현이다. 국민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 의원은 각종 개혁 입법도 쉽게 풀어내야 국민 지지를 받을 것으로 봤다.

‘친정’인 노동계에도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특히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대공장 노조들에게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등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노동자 연대가 늘어날수록 국민 응원이 뒤따라온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여 의원은 “우리 모두가 노동자”라고 강조했다. ‘전 국민을 위한 진보정치’의 근거다. 공장 생산직, 과도한 업무량에 노출되는 사무직, 영세 자영업자, ‘대기업 갑질’에 눈물 짓는 중소기업 등을 위한 정치가 그의 꿈이다.

다음은 여 의원과 일문일답.

Q: ‘4.3 창원·성산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하셨다. 소감을 부탁 드린다
아픈 선거였다. 노회찬 의원을 잘 보내드려야 한다는 창원시민의 마음이 더해진 것 같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먹고살기 힘들다”, “국회에서 여영국 정의당 의원 싸우지 마라”, “민생 정치 좀 하라”고 하셨다. 창원 경제를 살려야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는데 계속 주먹질이나 했다. 이에 대한 성산구민의 심판이 아니었나 싶다.

Q: 정치인 여영국에게 노회찬 전 의원의 의미는
노 의원은 1980년 후반 노동운동하면서 알고 지냈다. 그때는 워낙 결이 달랐다. 서로 비판적 입장이었다. 민주노동당 창당 후 2002년 첫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가 경남을 중심으로 한 노동자 실천단, 금속연맹의 창립활동가로 정치담당직을 수행했다. 1000명 가까이 모였다. 제가 초청강사로 노회찬 대표를 모셨다. 노동자의 정치 세력화 문제와 관련해 노 의원만큼 설명할 사람이 누가 있나. 그러면서 신뢰 관계를 쌓았다. 이후 2014년 도의원에 재선된 후 2015년 창원미래연구소를 창립할 때 또 초청강사로 노 의원을 모셨다. 그때 처음으로 술자리를 가졌다. ‘3차’까지 갔다. 그 자리에서 “창원 오시라” 한마디 한 게 불씨가 됐다.

Q: 계승해야 할 노회찬 의원의 현실정치 중 하나만 꼽는다면
‘어떻게 대중들에 쉽게 다가갈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복잡한 상황도 쉬운 말로 한다. 경남 무상급식 문제가 대표적이다. 당시 노 의원이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기자회견을 잡았다. 근데 본인이 하루 연기하자 하더라. 언론이 못 받고 대중에게도 별로라고. 그래서 ‘홍준표 방지법’으로 했다. 기교가 아니다. 진보정치의 여러 정책과 과제를 대중들에게 쉬운 언어로 전달하는 것은 그분의 깊은 철학에서 나오는 것이다. 선거제 개편이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도 노 의원이 계셨으면 더 쉬운 말로 하지 않으셨을까 싶다.

Q: 20대 후반기 국회 활동 계획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우선 창원 경제를 살리는 게 시급한 과제다. 올 연말까지 한국 GM의 비정규직 700명이 해고될 상황이고 두산중공업은 탈원전으로 희망 퇴직이 생겼다. 3000명 규모가 순환 휴직도 한다. 또 조선 불황으로 엔진 제작업체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한번에 활성화하지 못하더라도 어려움을 버티는 정책이 필요하다. 고용위기에 더해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받는 게 급선무다.
두 번째는 국회 활동이다. 교육위원회로 갔다. 창원의 국공립유치원 지원율이 17.4%로 전국 최하위다. 사립만 있는 셈이다. 그것을 50%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2~3년 내 해야 한다. 정책 방향과 예산이 수반돼야 한다. 교육위원회 활동을 통해 학부모, 학생, 도민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Q: 문재인 정부를 두고 PK(부산·경남) 지역 ‘민심 이반’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여론조사에서 드러나는 대통령·여당 지지율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조정해서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무력화시켰다. 또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추진하면서 노동자 반발을 사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등은 가장 밑바닥 층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조치다. 그런데 이것을 무위로 돌리는 여러 조치가 나온다.
효과는 떨어지고 불만은 불만대로 산다. 선한 정책이 지지받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특히 창원은 조선 산업이 밀집돼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각종 부자재, 엔진 업체들도 창원에 있다.

Q: 창원·성산은 민주노총의 본산으로 꼽힌다. 민주노총에 대한 역할과 한계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1987년부터 1990년 중반까지 대공장들이 사회적으로 임금과 근로조건 개선에 선도적 역할을 했다. 예를 들어 현대중공업이 임금 타결을 하면 전국적 기준이 되는 식이었다. 국내 내수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국민적 박수도 받았다. 이후 자본 측의 노동시장 분리정책으로 인해 정규직, 비정규직, 사내 하청 등으로 층층이 분리되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칙 격차는 더 벌어졌다. 그러면서 정규직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안 좋아졌다. 노동시장 분리정책에 민주노동진영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아픈 결과다.
그런 만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특히 대공장 노조들이 정규직 노동자보다 훨씬 못한 상황에 있는 같은 노동자의 문제를 함께 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가진 역량의 절반 이상을 이곳에 쏟아야 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 다수 노동자들과 다시 손을 잡아야 한다. 지금은 그런 게 단절됐지 않나. 단절된 만큼 국민들로부터 고립도 심한 것이다. 손을 더 많이 잡으면 국민 지지도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대변하고 싶은 ‘국민’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노동의 개념은 훨씬 더 넓다. 작업복 이미지를 넘어선다. 영세 상인들은 노동자 평균 수준보다 더 힘들게 산다. 넥타이를 매고 과도한 업무량에 노출되는 사람도 있다. 전통적 노동자뿐 아니라 영세업자, 사무실 노동자, 대기업에게서 갑질당하는 중소기업 사장, 그리고 이분들 가족까지. 모두 노동이라는 범주에 포함됐다. 제가 진보정치를 하면서 대변하고 싶은 분들이다.

Q: 정치인 여영국의 꿈을 알려달라
정의당에 국민들이 박수를 보내면서도 투표로는 잘 이어지지 않는다. 대한민국을 바꾸는 대안정당의 이미지가 각인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당을 키워야 한다. 지금은 6석이지만 21대 총선에서는 독자적 원내 교섭단체
를 이룰 정도로 당을 키워야 한다. 집권에도 도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부여된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
경남 사천 출생(1964년)
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
창원대학교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 조직국장
제 9대 경상남도의회 의원
제 10대 경상남도의회 의원
제 20대 국회의원(경남 창원시 성산구)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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