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현 민주당 의원, ‘말’보다 강한 ‘표현’…“‘싸우는 국감’ 시대 끝났다”

“정부 비판·대안 제시, 국회의원 ‘밥값’하는 길”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이원광 기자 입력 : 2019.11.08 08:54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백 마디 말’보다 강하다. 국정감사장에서 고용노동부에 전화를 거는가 하면 ‘초미니’ 경고 문구의 ‘납 범벅’ 페인트를 흔든다. 고용부 민원 전화가 ‘먹통’이라든가, 환경부가 어린이 건강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질의에 녹아든다. 차별화된 ‘콘텐츠’와 ‘표현’으로 국정감사 ‘다크호스’로 떠오른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천·의왕).

신 의원은 20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치밀한 준비를 통해 완성도를 높인 아이템으로 주목받았다. 영수증과 순번대기표에 쓰이는 ‘비스페놀A’ 문제가 대표적이다.

신 의원은 보좌진과 함께 영화관·은행·대형 마트 등을 찾아 영수증과 대기표를 수집했다. 국립환경과학원과 손잡고 비스페놀A 함량치를 밝히는 데에도 힘썼다. ‘7분 질의’를 위해 한 달 넘게 공을 들였다.

남다른 표현 방식은 장기간 방치됐던 문제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신 의원은 중앙대, 홍익대, 광운대, 동덕여대, 성신여대 등의 청소노동자 휴게시설 현장 사진을 차례로 공개하며 제2의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신 의원은 정책 질의에 집중한 데 대해서 “국회의원은 정부를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게 밥 값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국감도 국민 보시기에 만날 싸우는 것보다 재치 있게 하는 게 좋다”며 “(이런 방식이) 할 일을 못 하는 게 아니고, 일을 제대로 하게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복이 있다”며 인터뷰 내내 보좌진들을 추켜세웠다. 신 의원은 “저보다 보좌진이 너무 잘해줬다”며 “저는 입으로 얘기하고 발로 뛰는 것은 보좌진”이라고 말했다.

Q: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종료됐다. ‘베스트 질의’를 꼽아주신다면
환경 분야는 역시 ‘비스페놀A’ 문제다. 정부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했으나 제대로 된 조사가 없었다. 보좌진과 여의도를 직접 같이 다녔다. 우리가 직접 시료를 채취하면 그 과정에서 침이나 이물질이 묻을 수 있어서 시료 채취는 국립환경과학원 전문가가 직접 하게 했다.
영수증과 순번대기표에서 EU(유럽연합) 안전기준을 최대 60배 이상 초과하는 것으로 나왔다. 한 영화관은 순번대기표에선 (적정치 이상의 비스페놀A이) 나왔는데 영수증에선 안 나왔다. 할 수 있는데 안 한 것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국정감사장에서) 바로 공감하고 안전기준이 신설해야 된다고 얘기했다.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Q: 향후 대책이 있다면
환경부가 안전기준을 신설하면 된다. 영수증을 환경부 소관의 생활화학용품으로 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었다. 그렇다고 산업통산자원부 소관의 공산품으로 보기도 어렵다. 그래서 소관부처가 없는 영수증 127억 장이 전국에 돌아다닌 것이다. 순번대기표까지 합치면 200억 장 정도로 추정한다. 소관부처부터 정해야 하는데 환경부가 하는 게 맞다. 조 장관이 안전기준을 만들겠다고 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적극 행정을 하겠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가 안전기준을 만들 때까지 직접 챙길 것이다.

Q: 고용노동부가 민원 전화 수신에 소홀히 한다는 질의도 주목받았다. 국감장에서 직접 고용부에 전화를 걸기도 했다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정말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다. 국감 당일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고용부 여성고용정책과에 전화를 두 번 했는데 안 받더라. 기회를 세 번 주자는 의미로 국감하면서도 한 번 더 해본 것인데 또 안 받았다. 받으면 받는 대로 ‘3번째는 받네요’ 얘기하려고 했는데, 아쉬웠다. 그래서 (전화 잘 받은 부서에) 50만원의 인센티브뿐 아니라 (안 받은 부서에) 불이익도 있어야 한다고 제안한 것이다. 

Q: 이른바 ‘납 범벅 페인트’가 어린이 이용시설에 쓰이는 점을 지적하면서, 직접 페인트를 국감장에 가지고 오셨다. 누구 아이디어인가
비서관이 국감장 새벽에 철물점 뒤져서 사 왔다. 고생을 정말 많이 한다. 페인트통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는데, 저는 입으로 얘기하고 발로 뛰는 것은 보좌진들이 한다. 주로 건설자재, 철제빔, 목재, 선박에 쓰이는 페인트다. 영상을 통해서도 보여준 것처럼 어린이들이 손으로 잡고 노는 놀이시설에 그 페인트가 쓰인다. 벗겨지면서 아이들 입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그럼 적어도 놀이시설, 내장재 등 어린이가 만질 수 있는 시설물에는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을 대문짝만 하게 써놔야 하지 않나.

Q: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감사가 전반적으로 정책 국감으로 진행됐다는 평가다

상호 존중의 문화가 환노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같이 식사도 자주 하고 그러니까 서로 지켜야 할 선을 존중한다고 본다. 간혹 ‘빨간불’이 켜지기도 하나 조금 지켜보면 또 자제한다. 서로 주고 받으면 일이 더 커진다는 위기 의식과 공감대가 있었다고 본다.

Q: 일부 상임위에선 고성은 물론 욕설까지 나왔다. 각 상임위원장의 진행 역량과 스타일도 국민 관심사였다
김학용 환노위원장(자유한국당)은 정말 합리적 보수라고 생각한다. 윤활유 역할을 제대로 하셨다. 김 위원장이 있기 때문에 “조국스럽다”는 자극적인 이야기가 나와도 의원들이 참는 것이다. 참고 지켜보게 하는, 신뢰가 있다. 분위기가 너무 딱딱해지면 ‘아재 개그’로 풀어준다. 아주 중요한 장점이다. 이제 국감도 국민 보시기에 만날 싸우는 것보다 재치 있게 하는 게 좋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할 일을 못 하는 게 아니고, 일을 제대로 하게 한다.

Q: 의원님은 ‘대안 있는 정책’ 질의에 집중했다는 평가다. 법안이나 시행령 등 제도까지 연결하는 정책 질의다
국회의원은 정부를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게 밥값하는 것이다. 막연한 의혹 제기는 하지 말자고 했다. 확실하게 짚이는 것에 집중하면 대안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법을 고치는 문제는 법 개정을 하면 되고, 정부가 시행령으로 할 수 있는 것인데 미적거리면, 하게 하면 된다. 비스페놀A 안전기준 문제는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다. 

Q: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다. 분위기나 정책 등 개선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대통령이 바뀌어도 공급자 중심의 행정 편의주의는 잘 바뀌지 않는다. “왜 스스로 만든 규정을 안 지키는가”라고 수차례 질의한 이유다. 부처가 규정을 안 지키면서 국민들에게 과태료 처분하면 국민 공감을 얻겠는가. 저는 이것이 국회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을 국민 눈높이에서 지적해주고, 국민들이 이야기 못하는 부분을 이야기해야 한다. 이렇게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Q: 내년부터 근로자 50~299인 사업장에 주 52시간 근로제가 확대 적용된다. 보완책으로 지목되는 탄력근로제 확대 법안에도 국민 관심이 높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국회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법안을 처리하는 것이다. 주 52시간제의 보완수단 아닌가. 애초에 탄력근로제를 왜 발의하게 됐는가. 한국당 의원들이 대통령께서 탄력근로제 확대를 약속하고 왜 안 하냐고 하지 않았나. 그래서 그때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심의해서 결과 나오면 바로 입법하자고 했다. 경영계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1년을 얘기하고 노동계는 현행대로 3개월로 하자고 했는데 6개월에 합의했다. 그러면 당연히 (6개월 안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아직 법안 심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처벌 유예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국회에서 법을 개정해서 (근로자 50~299 사업장에 주52시간 근로제를) 내년 1월부터 시행하도록 했지만, 집행은 행정부의 몫이다. 행정부가 수용 가능한지 확인도 안 하고 기계적으로 집행해서 가두고 처벌하는 것이 능사인가. 이것은 국회 입법권을 침해하는 것도 아니라고 본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1953년 전라북도 익산 출생
속초고등학교
고려대 행정학 학사
김대중 대통령비서실 환경비서관
더불어민주당 환경특별위원회 위원장
20대 국회의원(경기 의왕시·과천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2016.08~2017.05)
20대 국회 후반기 환경노동위원회 위원(2018.09~)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PDF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