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지난 10년 간 부패한 보수…경제·외교 모두 실패”

넥스트 프레지던트 3편,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특별 대담(2)

대담: 홍찬선 더리더 편집인 김택환 전 경기대 교수 정리: 더리더 임윤희 홍세미 기자 기자입력 : 2016.12.06 14:08
편집자주‘위기의 대한민국호’입니다. 다음 대통령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전화위복’의 기적을 만들어 갈 주인공을 머니투데이 더리더에서 검증하겠습니다. 대통령 후보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분석을 보도해 유권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돕겠습니다. 대한민국 최초로 잡지, 방송, SNS 등 멀티미디어를 활용해 리더들을 연속 인터뷰합니다. /편집자
◇‘박근혜 게이트’…조기 대선이 최선 
◇재벌 1%가 독식하는 한국 경제…불평등 해소해야 
◇트럼프 정치 성향 ‘백지’, 발 빠른 대응 중요
◇통일, 한국 경제 새로운 돌파구…“김정은 만날 의사 있다”
▲넥스트 프레지던트 특별 대담 세번째 주인공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시청에서 열린 대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박정희 개발경제 패러다임은 그 딸의 시대에 사망선고 를 받았다.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정치 리더십마저 흔들리면서 ‘제2의 IMF 위기’가 오는것 아닌가 하는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데 

박: 기본적으로 우리사회 화두는 99대1의 사회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재벌 1%가 경제뿐만 아니라 관료 기구 언론 등 모든 사회를 지배했다고 생각한다. 모든 국가 자원의 독식이 일어났고 자본주의 실패까지 이어졌다고 본다.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노벨 경제학자 수 상자)의 <불평등의 대가>라는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경제의 활력, 성장 가능성을 삭감시키는 일이다. 우리 경제의 단면으로 30대 대기업과 부호를 미국 또는 일본과 비교해보면 거의 상속받은 기업들이다. 보수적인 일본도 30대 부호는 단 두 사람만 상속자고 나머지는 창업한지 20~30년 이내 기업들이다. 미국은 5년 사이에도 세계적인 기업이 쏟아져 나온다. 이 상태에서는 대한민국 경제를 일으킬 수 없다. 소득격차, 교육격차, 건강격차가 사회 이동의 격차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최악의 불평등국가다. 이런 부분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미래가 없다.

-홍: 청년수당이 서울시에서 시행하다 복지부 제동으로 대법 원에 계류 중에 있는데
박: 사실 청년수당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시는 큰 패러다임의 변화를 만들어 왔다.
‘우리 모두를 위한 경제’(WEconomics)라는 이름으로 브랜드화하여 서울시장 임기 동안 추진해왔다. 첫번째는 경제 민주화 정책이다. 대부분 정책수단이 중앙정부에 있지만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역량을 총동원했다. 또 하나는 노동존중도시 서울을 만들었다. 대한민국 국민 중 1800만명이 노동자인데 노동운동을 천시해오고 탄압해왔다. 
서울시 산하 기업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해 비정규직이나 정규직 모두 노동자를 주인으로 내세우게 했다. 그 다음 서울의 먹거리, ‘서울형 창조경제’를 만들었다. 제조업, R&D라든지, 관광, 문화, 예술 컨텐츠를 중심으로 하는 산업과 바이오산업 등을 선두에 두고 미래성장동력을 만들었다. 이런 정책들이 반대로 중앙정부에 확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시 차원에서 만든 실험들이 제대로 전국으로 퍼져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최근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한국인 최초로 ‘예테보리 지속가 능발전상’을 받았다. 시민들이 에너지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하는 ‘원전 하나 줄이기’, 서울시 행정정보 1만3000여건을 공 개해 비즈니스 창출로 이어진 ‘서울정보소통광장’ 등 공유경제에 대한 서울의 도전에 예테보리가 상을 준 것 같다. 전세계가 공유경제 바람속에 있다. 새로운 동향을 우리가 잘 따라가야 한다. 

-김: 미국에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우리 외교전략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박: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어찌 보면 상대적으로 백지라고 생각한다. 보통 미국의 대통령은 당에 따라 광범위한 싱크탱크의 지원으로 정책을 세우고 당선이 되는데 반해 트럼프는 그런 배경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적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발 빠른 대응이 있어야 한다. 지금 같은 국정 마비 상태에서는 과감한 행보가 있을 수 없다.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 남북의 위기, 특히 핵불안 해소에 대한 방안과 소극적 의미를 넘어 남북의 관계를 평화적인 체제로 만들어 갈 플랜을 빨리 만들어 제시해야 한다.
서울시만 하더라도 서울과 평양 간의 포괄적 협력 방안에 대해 발표했고 내용 또한 굉장히 구체적이다. ‘북방뉴딜’과 ‘트로이카론’을 펴고 있다. ‘북방뉴딜’은 한국의 경제가 또 한번 도약하기 위한 정책으로 연해주 하산 일대에 러시아의 땅, 한국의 자본과 기술, 중국과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해 새로운 공업과 산업단지를 개발하고, 러시아·중국·유럽·일본이라는 거대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시베리아 횡단철도에 한반도 종단철도를 연결하는 이런 사업이 50년 우리나라 먹거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기막힌 기회를 놓치고 있다. 과감한 결단이 필요 할 때다. 
▲넥스트 프레지던트 특별 대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좌측부터 홍찬선 머니투데이 상무, 박원순 서울시장, 김택환 전 경기대 교수

-홍: 재계에서 ‘아세안을 다시, 제대로 보자’는 분위기가 있다. 아세안경제공동체(AEC) 성립을 계기로 베트남이 아세안 10개국의 생산기지로 부상하고, 관련 시장도 커지는데 대한 협력과 확대 방안은 

박: 싱가포르를 방문해서 리콴유 팔로우쉽을 수행했었다. 2~3일 간 싱가포르의 국가 번영에 대하여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고, “인도에 뉴타운을 만드는데 한국 건설회사들이 참여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편 자존심이 상하는 말이었다. 우리는 건설부문만 참여하는데 싱가포르는 도시의 전반적인 구상을 다 해놓은 상태더라. 전세계의 50%가 도시에 살고 향후 60%가 도시에 살 것이라는 전망에 맞게 어마어마한 ‘도시화 플랜트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 아세안은 이런 것들을 잘 활용할 수 있다. 싱가포르가 이웃나라로 퍼져가는 인프라 허브 역할을 하고 있는데 우리도 이런 것 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미 관계라는 전통적인 혈맹의 가치를 공유하는 터전 위에 중국과 일본 그리고 아세안을 무대로 다자간 외교 관계를 통해 경제적 성장을 해야 한다. 산업화, 민주화에 성공했지만 이제는 제3의 경제적 사회적 혁명을 해야할 때다. 

-김: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김정은을 만날 의향은 있나 

박: 대한민국에서 북한과의 갈등이나 도발은 마이너스적인 요소다. 이런 측면에서도 남북한의 평화가 중요하고, 한국 경제가 새로운 돌파구를 위해서도 통일은 중요하다. 김정은을 못 만날 이유가 없다. 워낙 돌발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지만 북한도 변화가 상당히 있었다고 본다. 시장경제의 맹아 단계가 이뤄지고 있고, 고립만으로 스스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개방으로 끌어 낼 수 있는 여러 수단이 있다고 본다. 6자 회담이나, 직접 접촉을 통해서 돌파 가능한 문제라고 본다. 
지난 10년 동안 “보수정당이 부패는 좀 하지만 외교와 경제는 잘한다”는 평이 있었지만 지금 보면 외교, 경제 모두 실 패하지 않았나. 보다 솜씨 있고 똑똑하게 변화를 만들어내는 유능한 외교관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홍: 통일이 진짜 필요한 것이냐는 논란도 있는데 통일에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며, 언제쯤 가능하다고 보나 

박: 박 대통령이 ‘통일 대박’이라는 이야기는 했지만 신뢰관계를 회복하기는 커녕 남북관계는 경색되고 있다. 신뢰보다 불신을 만들어 놨다. 통일은 어느 하루아침에 오는 것은 아니다.
2004년에 3개월간 독일 전역을 돌면서 깨달음이 있었다. 동독 주민들이 통일이 될 때까지 서독의 TV를 시청할 수 있었다고 한다. 국민들 간에 최소한의 신뢰와 교류가 계속 됐던 것이다. 브란트 수상은 끊김없는 지속 가능한 정책을 유지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통일이나 남북한 정책을 정권에 전유물처럼 자기들 권력을 유지하거나 얻는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이것은 반민족적인 행위다. 지속 가능한 꾸준한 통일 정책이 필요하다.
▲넥스트 프레지던트 특별 대담 세번째 주인공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시청에서 열린 대담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 종종 사석이나 인터뷰에서 농담조로 ‘과로사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할 정도의 워커홀릭인데

박: 지도자는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웃음) 옛날에 농담으 로 했던 이야기가 알려져서 그렇다. 사람은 쉬면서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주6일 근무하다 5일 근무로 변경할 때 사회적인 논란이 많았다. 지금 멀쩡하지 않나. 독일 같은 경우에도 자기 성찰과 완성을 위해 ‘시간선택제’ 가 보편화돼 있다. 그만큼 노동 생산성이 증가한다. 우리나라는 노동시간은 긴데 성과는 낮다. 그럴 바엔 아예 노는 것이 낫다.

-홍: 시민단체의 상징으로 불리고 있다. 박 시장이 꿈꾸는 세상은 

박: 2011년 마드리드 정부는 시민참여 웹사이트 ‘마드리드 디사이드’(decide.madrid.es)를 열어 16세 이상의 시민이라면 누구든 정책을 제안할 수 있고 시장과 질의가 가능한 정치를 선보였다. 시민들이 스스로 정책 결정과 추진 실행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서울시를 시민들에 의해 주도되는 오픈된 플랫폼 시정을 지향하고 있다. 시민들이 참여하고 결정하는 오픈 거버넌스로 전환되고 우리 사회도 그런 사회로 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시대적 과제에 도전하고 창조적으로 해결해온 삶을 생각해왔다. 공공의 영역이든 기업의 영역이든 비영리단체든 도전과 혁신으로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리더십이 필요한 것이라고 본다.

-홍: 새로운 시대를 위해 국민들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박: 지금 충분히 지혜롭게 움직이고 있다. 11월26일 전국에서 190만명이 모였는데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평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훌륭한 국민이 있는데 세계최고국가를 못 만드는 건 정치인들이 바보라는 증거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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