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현정 NK경제인연합회 회장,“탈북민들은 통일 후 가교역할”

남한 생활 정착 위한 취업·창업 등 경제적 지원 절실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입력 : 2017.11.08 10:47

▲노현정 NK경제인연합회 회장
최근 탈북민 부부가 재입북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거액의 브로커 비용을 들여 죽음의 고비를 넘어 넘어온 자유의 땅 대한민국에서 왜 그들은 다시 입북의 길을 택해야만 했나. 브로커 비용을 갚고 남한에서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경제활동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헬조선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남한에서 안정적인 취업은 쉽지 않다. 또한 소위 화이트컬러의 직종보다는 노동직에 종사할 확률이 높다.

평생을 북한 체제에서 살던 사람이 남한에 와서 취업과 사회 정착을 하는 게 쉬운 문제는 아니다. 통일부는 이런 재입북 인원 집계를 26명 정도로 밝히고,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보다 잘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탈북민들이 자립해 우리 사회에 편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언급한바 있다.
재입북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 아무도 이 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탈북민이 중심이 되어 만든 기관으로 탈북 경제인들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NK경제인연합회가 유일무이했다.
NK경제인연합회는 탈북민들이 실질적으로 남한에서 자립하고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앞장서고 있다. 노현정 회장이 바로 탈북민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그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노현정 회장을 만나 그들이 우리 사회에 편입할 수 있는 지원의 구체적인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물었다.


-NK경제인연합회 소개 부탁드린다
▶“대한민국으로 온 탈북민의 수는 3만여 명에 이르고 있다. 정착을 위한 시간은 또 다른 시련의 연속이다. 낯선 문화와 출신의 편견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탈북민의 대부분이 중년 이후에 입국한 사람들이다보니 높은 취업 관문으로 부득이하게 창업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창업에 대한 고견을 구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가 부족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인식 부족과 선택 업종에서의 경험, 정보 취약 등 사실상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이 전무후무하다.
그렇기 때문에 1년 안에 문을 닫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심각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지금의 NK경제인연합회가 만들어졌다. 탈북 경제인들을 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주로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나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을 비롯한 경제 부분의 유관기관 및 국내 유망한 기업과 연계를 맺고 탈북 경제인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기반 구축 마련과 대내외 협력 사업을 확대하여 탈북 경제인들의 자립과 성장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인들 교육과 컨설팅 실태 조사도 하고 있다. 탈북 경제인들이 얼마를 가지고 창업을 시작하고, 어떤 업종이고, 분포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대한민국에 입국한지 얼마 만에 시작하는지 등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탈북민들이 창업을 한다고 해도 전혀 조사가 안 되어 있었다. 몇 개 업체가 돌아가고 있는지 이 사람들이 자영업을 해서 쉽게 무너지는 업종이 무언지, 자영업에 뛰어들 때 관련 경력은 있는지 무작정 하는지 등에 대한 조사가 없었다. 그런 실질적인 파악을 하고 있다.
더불어 탈북 경제인들의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첫 번째로 전화 상담을 충분히 한 후 과연 어떤 것이 애로사항인가를 파악해서 사전 준비를 충분히 해서 나가게 한다. 전문 창업 컨설팅을 경영 경제학 박사들 위주로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노 회장 역시 탈북민인데 북한에서는 어떤 일을 했나
▶“북한에서는 무역업에 20년간 종사했다. 북한 내에서 해외에 판매할 물건을 구축하는 팀이었다. 북한의 무역은 약초나 고사리에 많이 의존을 하고 있고 광석이나 이런 것도 중국 쪽으로 많이 나가고 있다. 무역업을 하다 보니 해외에 나갔다 오는 사람들에게 외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세계적인 정세나 이런 부분에 눈을 뜨게 돼 북한에 희망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 탈북을 결심했다. 북한에서는 무역 거래를 하는 사람들은 돈을 많이 만지기 때문에 수시로 검열이 들어온다. 아무리 깨끗하게 한다고 해도 죽이자면 얼마든 죽일 수 있다. 늘 불안 속에 살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처음에 나올 때는 한국까지 올 생각은 없었다. 중국에 나와서 살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동생이 먼저 한국으로 와서 같이 오게 되었다.”


-북에서 온지 얼마나 됐나
▶“2007년에 왔다. 43살에 넘어와 올해로 10년 되었다. 남한에 와서 결혼도 했다.”


-남편은 어떻게 만났나
▶“일을 하다가 만난 인연이다.”


-남과 북의 문화 차이가 클 것 같은데
▶“남한 사람들은 냉정하고 정이 없다. 북한 사람은 인정이 많다. 그리고 남한이 남존여비 사상이 훨씬 더 뿌리내리고 있는 것 같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여기 와서 보니 숨이 콱콱 막힌다. 사람들은 개방적인데 남자들의 사고방식이 고구려식도 아니고 여자일 남자일 따로 있고, 남자는 주말에 하루종일 누워서 티비 보고 여자는 돈도 벌고 부엌일도 하고 이런 모습에 너무 놀랐다. 북한은 때에 따라 남자들이 밥도 하고 다 한다. 김치를 담글 때에는 강에 나가서 배추를 씻고 모든 준비부터 다 주도적으로 한다. 보통 그렇다.
북한의 문화 자체가 여자한테 관대하다. 같은 죄를 짓더라도 여자는 1년이면 남자는 10년의 형량이 구형된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들 보다 여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생활전선에 뛰고 있다.”


-남한에 와서 NK경제인연합회장까지의 스토리가 궁금하다
▶“처음에 와서는 기술을 배우고자 미용학원과 요리학원에 다녔다. 학원을 마치면 저녁 6시부터 식당에서 설거지를 했다. 북한에 있을 때부터 허리가 아팠는데 여기 와서 늦게까지 일하다보니 통증이 심해지더라. 육체노동을 견디기 힘들 정도였다.
북한은 여기 사람들처럼 하루 12시간 노동을 할 일이 없다. 죄를 짓고 감옥에 간다면 모르지만 평소에 힘들게 벌 일이 없다. 그러다 보니 북한에서 40년 산 인생보다 여기서의 육체노동이 훨씬 더 힘들었다. 몸이 적응을 못하고 계속 앓아누워 있었다.
그러다 지인이 간판 현수막 광고 간판 업체를 소개해줘서 관련 영업을 시작했다. 영업을 하면서 디자인 하는 분과 연이 닿아 지금의 남편이 되었고 회사를 차리게 되었다. 서울 군자동에 사업장을 내고 간판업을 했다. 2010년이다.
북한에서는 무역업을 하며 영업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는 전혀 방법을 모르겠더라. 안 가본 건물이 없이 꾸준히 전단지를 돌리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북한에서 관련 경력도 있었고 하는 분야에서 잘한다고 자부하던 나도 이렇게 힘든데 다른 탈북자들은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나처럼 사람도 상대해본 사람도 많지 않을 텐데 과연 고지식하게 산 사람들의 남한 생활은 어떨까. 지금의 NK경제인연합회는 이 생각에서 출발했다.
그때는 남한에 온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과연 탈북민을 컨트롤할 센터가 있는지를 찾아다녔다. 탈북민들을 실질적으로 도와주고 그들의 자립을 위해 경제활동을 지원해주는 기관이 절실하게 필요했지만 직접 할 생각은 못하고 같이 할 사람들을 찾았지만 사람이 없었다. 그럼 나라도 하자고 1년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정말 제대로 된 사람 못 만나고 내가 떠안게 되었다. 우리(탈북민)를 이끌어나갈 컨트롤 타워를 만들었다.”

▲회의를 하고 있는 노현정 NK경제인연합회 회장

-정부의 지원은 받고 있나
▶“NK경제인연합회를 설립하고서는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이끌어가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사비로 시작했다. 남편이 결혼 전부터 모았던 돈을 전부 끌어다 쓰고 빚까지 얻어가면서 연명하고 있다가 2016년부터 정부에서 소액 예산을 받기 시작했다. 탈북민들이 통일부에 허가를 낸 단체가 70여 개 있지만 거의 다 무너지고 생존한 게 10개 정도 된다. 이들 모두 정부에서 사업비를 전혀 못 받고 유일하게 우리 기관만 예산을 받고 있다.
탈북민 역사상 처음으로 정부에 1년에 2억 원의 예산을 받고 있다. 작년에는 7억 원으로 상향 조정이 예상되었으나 국회에서 허가를 안 해주어 좌절됐다.”


-탈북민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무엇인가
▶“탈북민들은 남한으로 들어오기까지 브로커 비용이 빚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생계가 막막할 수밖에 없다. 10년 전에는 1인당 브로커 비용이 400만 원 이상이었고, 지금은 2,000만 원 정도다.
다문화가정 같은 경우는 대부분 취업이나 국제결혼으로 오기 때문에 일자리가 있거나 식구들이 생기게 된다. 안정된 생활을 시작하는데 반해 탈북민들은 보통 독신으로 홀로 와서 일을 해서 브로커 비용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탈북자라는 편견이 엄청나다. 나는 운이 좋은 케이스였다. 남한에는 사기꾼이 많아 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기본적으로 있고, 남한 사람들은 북에서 온 사람은 스파이일 수도 있다는 이런 편견이 있어 서로 결합이 안 된다. 기댈 곳이 하나 없다. 탈북민에 대한 지원은 다문화에서도 빠져 있고 장애인에서도 빠져 있고, 남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제외되어 있다.
정부를 비롯해서 어느 누구도 탈북민의 삶에 관심이 없다. 정치권에서 돌아보지 않으면 대한민국에선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래서 여기(남한)로 왔다가 다시 지옥의 땅(북한)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탈북 경제인 기업의 실태는
▶“한국인들이 자영업을 해서 10명 중에 7명이 무너지고 3명이 살아난다면 탈북민은 1명이 살아난다고 하면 맞을 것이다. 살아난 사람들도 하루살이 식이다. 이 사람들이 무너지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지탱해보려고 대출을 더 받고 깡도 하며 발악을 하는데 그러다보니 임대 아파트까지 내놔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다 할 수 없이 외국으로 가는 현상까지 나오고 있다. 캐나다 영국, 호주 등으로 가서 자살하는 사람들도 있다. 통계조차 없다.
다시 지옥의 땅으로 돌아간 사람은 300명이 넘었다고 한다. 알려진 것만 그렇다.
탈북민 자영업자는 약 1,200개 정도로 예상하고 직접 조사한 것은 500개 정도 된다. 망하기도 하고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고, 외부로 알려지면 북한 가족이 피해를 입을까 대부분 자기를 알리지 않고 있다.
업태로는 음식점이 많고 화물 운송도 많다. 다 개인사업자들이다. 그 다음이 유통인데 수산물이나 해산물을 중국에서 들여와서 팔기도 한다.”


-자영업을 하면서 어려워하는 것은
▶“세금을 제일 어려워한다. 북한은 세금이 없다. 개념이 여기는 숟가락 하나 사도 세금이고 법인이면 몇 달에 한 번씩은 세금을 낸다. 매입, 매출 이런 개념이나 순이익 이런 것에 대한 개념을 전혀 모른다. 매출이 무언지도 모른다. 물류 운송을 5년간 하고 사업자등록증이 있는 사업자가 매출이 뭐냐고 묻기도 한다. 무작정 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북한의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주민 사정에 대해 이야기 해달라
▶“‘대화로 풀고, 평화통일을 한다’ 그런 전쟁 없는 통일 이런 거는 사실 불가능하다고 본다.
한둘 때문에 북한 주민이 모두 고통받고 있다. 북한에 있어 봐서 알지만 평화통일이란 하늘을 보고 바다라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최고 권력을 누리는 김정은을 보고 그 자리를 내놓으라고 하면 내놓겠나. 죽어도 안 내놓는다. 대화와 평화통일이라는 것은 우둔한 생각이다. 세상에 어떤 일도 희생 없이는 결과도 없는 법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나
▶“우리도 미국처럼 나가야 한다. 북한을 무서워하는데 북한은 크게 보이는 고무풍선이다. 아무것도 아니다. 바늘 하나로 찌르면 꺼질 것이다. 트럼프의 대응을 보고 욕하는데 난 잘하고 있다고 본다. 세게 나가야 한다. 비행기로 폭탄 하나만 떨어뜨리면 아마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을 죽일 것이다. 북한 군대나 국민들 모두 마음이 돌아섰다. 1994년 김일성 때 고난의 행군을 하면서부터 저놈들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
만약 고무풍선처럼 무너지는 것을 보면 남한에서 분명 ‘이런 것을 우리가 수십 년을 왜 끌어왔나’ 하고 절망할 것이다. 북한은 전쟁할 기운도 없다.”


-북한 주민들은 통일을 원하나
▶“북한 주민들은 고통 속에서 통일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생각하며 죽고 싶어도 좋은 세상 보고 죽겠다고 기다리고 있다.”


-국민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탈북민도 이방인이 아닌 같은 동포고 내 국민이다. 절대 편견을 가지지 말고 친구로 이웃으로 맞아주면 좋겠다. 너무 외롭고 힘든 상황을 겪은 사람들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조차 안아주지 않으면 누가 보듬어 주겠나. 따뜻하게 봐줬으면 좋겠다.
탈북민들은 통일 후 북한에 올라가 남북한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할 사람들이다. 꼭 탈북민들을 돌아봐 달라. 권리를 위한 컨트롤 타워도 없고, 법도 없고 예산도 없다. 이렇게 이방인 취급을 하면 통일 후 뭐라고 이야기하나. 진정 나라를 생각하고 미래를 생각한다면, 그런 뜻을 품은 사람들이 있다면, 탈북민들을 홀대하면 안 된다. 사익을 떠나서 통일의 주역, 창구가 될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부터 작은 통일을 이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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